[Opinion] 나의 에디터 여정기 [문화 전반]

4개월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글 입력 2024.02.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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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개월간 애정을 담아온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의 막바지가 되었다. 한없이 사사로울 수 있는 나의 자유로운 글을 1주 1회 기고하면서 느낀 것들 몇 가지를 에디터 활동의 마지막 글을 핑계 삼아 남겨보고자 한다.

 

1) 문화는 거대하고, 소재는 어느 곳에나 있다. - 에디터 활동의 중반부부터는 거의 매주 소재의 고갈을 경험했다.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글을 쓰자니 내키지 않았고, 조금 특별한 소재를 찾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소재를 찾기 위해 아트인사이트 사이트도 많이 돌아보았고, 매일 끼던 에어팟을 빼고 세상을 걸어보기도 했다. 세상을 둘러보니 나의 사사로운 짜증도 문화였고, 내 개인적 경험 또한 문화였으며 자주 먹는 김밥 한 줄도 당연히 문화였다.

 

이로써 느낀 점은 ‘문화는 거대하다’이다. 이전 내가 알았던 문화는 빙산의 물 한 방울도 되지 못했다. 문화는 사람인데, 사람에 집중하지 못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문화에 대한 견식이 넓어지니 점점 ‘사람’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는 내가 놓쳐왔던 소재들이 참으로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문화를 사랑하고, 사람에 집중할 줄 아는 식견을 가지려 세상의 이곳저곳을 살피는 중이다.

 

2) 일단 쓸 용기가 필요하다. - 쓰고 싶은 주제를 어느 정도 정했음에도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난항을 겪을 때가 많다. 심지어는 주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한 적도 많다. 이럴 땐 당장 연필을 잡든 키보드를 두드리든 일단 쓰는 것이 최선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뭘 쓰냐고? 그냥 아무 단어라도 끄적이다 보면 뭐라도 써진다. 여기서 글은 시작되는 거다.

 

쓰다 보면 갈피는 잡힌다. 일단 쓴다는 행위로 생각을 정리한다. 쓰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하고 싶었던 깊은 곳에 숨겨 온 이야기가 저절로 나오기 시작한다. 쓰다가 글의 방향이 완전히 전복되거나 수정할 거리가 산더미라도, 이 또한 쓰는 과정의 일부이다. 아예 쓰지 못하면 고칠 것도 없다. 무슨 일이든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듯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용기가 필요하다. 뭐라도 쓸 용기, 이것이 글쓰기의 절반이다.

 

3) 내 생각을 정돈해 표출하는 행위의 힘은 대단하다. - 매주 1건의 글을 에디터의 사명을 가지고 작성해야 하기에 매일 생각하는 것을 끊을 수 없다. 무의식으로 넘어갈 뻔한 수천 가지의 생각도 소재의 후보이기에 이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생각이든 붙잡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간절히 붙잡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대부분의 글은 내 생각을 필요로 한다. 특히, 형식도 주제도 정해지지 않은 에디터로서의 글쓰기는 벌거벗은 나를 보여주는 행위처럼 느껴진다. 어떤 주제에서든 나에게 비롯되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글의 분량이 글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에 최대한 명확하게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하는데, 이런 이유로 글쓰기는 결국 나를 드러내는 행위인 것처럼 느끼게 된다.

 

공개적인 곳에 나를 명확히 드러내야 하니 끊임없이 표출하고 정돈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나는 나를 더 알아간다.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부터 나의 취향 심지어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서서히 인지하게 된다. 이렇게 내 생각을 정돈해 표출하는 글쓰기는 자꾸만 ‘나’를 염두에 두게끔 하고, ‘나’를 알아가는 강력한 행위임을 배워간다.

 

이렇게 약 4개월간의 에디터 활동을 통해 표면적으론 내 피땀 눈물이 담긴 글들이 남았고 내면적으로는 많은 성찰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누구에겐 평범하고 아마추어 같은 아무개의 글일 수 있겠으나, 나에겐 희로애락이 담긴 소중한 경험의 산물이다.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힘을 경험했고, 이 행위 자체에 감동할 수 있던 활동을 마무리하며 내가 배워 온 것들을 남겨보았다. 앞으로도 나는 이 마음을 져버리지 않고 꾸준히 써보고 익히며 진정한 내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보고자 한다. 덧붙여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준 아트인사이트의 구성원 모두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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