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라하 카메라타 오케스트라 (Prague Camerata Orchestra)

연주자들만큼이나 관객들에게도 과제가 필요합니다!
글 입력 2015.12.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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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체코 음악가, 바이올리니스트 파벨 슈포르츨의 공연에 이어
이번엔 12월 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체코의 챔버 오케스트라인 프라하 카메라타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왔다.


포스터 최종.jpg
 


프로그램


A.Vivaldi _ Concerto for strings in C Major, RV 114
1. Allegro
2. Adagio
3. Ciaccona (Allegro Ma Non Troppo)

Bach_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BWV1052
1. Allegro
2. Adagio
3. Allegro

 
Intermission


Mozart_ Laudate Dominum / 모차르트 _ 주님을 찬미하라(soprano)

E.Grieg_ Solveig’s Song / 그리그_ 솔베이지의 노래 (soprano)

A.L Dvorak_ Serenade For Strings In E major, Op.22
1. Moderato
2. Tempo Di Valse
3. Scherzo
4. Larghetto
5. Allegro Vivace



 이 날의 프로그램은 이와 같이 구성되어 있었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가 프라하 카메라타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고, 2부에서는 리릭 소프라노 강은실이 함께 했다.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그분들이 현을 키기 시작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현악기로만 구성된 챔버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프라하 카메라타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그 큰 예술의전당 콘서트 홀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기대하고 갔던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연주되는 순간, 피아니스트의 이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가 어떤 피아니스트인지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vol.1을 본 사람이라면 이 협주곡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협주곡이 연주되는 도입부부터 참 멋있는 선율이다 란 생각이 연주 내내 들었기 때문에 이 곡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 내에선 남자주인공인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함은 물론 본인이 직접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른 지휘자는 없고, 악장이 지휘자의 역할까지 하며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와의 눈빛 교환을 통해 곡을 이끌어 갔다. 클래식 전공자가 아닌 필자는 이 곡이 어떤 기술을 요하고, 얼마나 어려운 곡인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피아노 전공자인 본부장님의 말을 잠깐 빌린다면(ㅎㅎ), 바흐 시대에 페달이 있는 피아노가 없었기 때문에 음을 연결해서 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주자가 곡을 연주했을 때, 음을 연결해서 치지 않고 한 음 한 음 띄어서 치셨다고. 그게 얼마나 어려운 기법인지는 피아노를 잘 모르는 필자는 감히 다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의 연주와 프라하 카메라타의 연주가 꽤나 듣기 좋았던 것만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연주자가 곡을 연주하기 이전, 저마다 각자 작곡가와 그 작곡가의 곡을 해석을 달리 할 것이다. 아마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는 바흐 시대를 그리고 바흐의 곡을 그대로 공연장에 가지고 오고 싶었으리라 추측해본다. 좋은 연주였음에도 아쉬웠던 건 관객들이었다. 악장과 악장 사이 박수를 치지 않는 건 공연을 들을 때의 아주 기본적인 매너이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유기적 관계가 있고, 다음 악장은 이전 악장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맥을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 연주자들이 다음 악장으로 가기 이전 잠시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그도 연주의 한 일부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수소리는 연주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집중을 흐리게 한다 하여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관행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를 알지 못하는 관객들이 꽤나 있었는지, 이 관행이 잘 지켜지지 못했다. 클래식 공연 그리고 이를 보는 나를 포함한 우리 관객들이 나아가야 할 길이 꽤나 멀었구나 란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미하일.png
  
프라하 카메라타.png
 

 종종 누군가에게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의아해하는 주변 지인들을 만나곤 했다. 그들에게는 졸리거나, 따분하거나 혹은 대중음악(K-pop)이나 Pop만큼 화려한 볼거리가 없는 음악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내가 듣기에는 좀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음악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왜 그럴까? 우리는 이미 학창시절 '음악'이라는 과목에서 클래식 음악을 접해오곤 했는데. 클래식 음악이라 인지하지 못했을 뿐,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어쩌면 '그렇게 접해서인지도 모르겠다'라 추측해본다.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알지도 못했고, 하기 싫은, 공부하기 싫은 형태로 클래식 음악을 외우고 시험 보아왔기 때문에 더더욱 꺼리고 싶은 음악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나 혹은 오케스트라 연주자 단원 분이 관객들에게 다소 불편한 태도를 갖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공연을 보는 관객들 또한 연주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주지 못한 것의 결과이겠거니 하니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세한 문화예술을 알리기에 앞서, 그들이 인식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 혹은 선입견과 같은 것들을 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정말 중요하겠다 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해설음악회'와 같은 형태의 음악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 치면 안 된다고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알지 못하면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적어도 내가 듣고 있는 공연에서의 기본 에티켓은 어떤 것인지, 어떤 구조로 곡이 구성되어 있는지 인식한다면 그 음악을 조금이나마 친숙하게 느끼게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어떤 '관심' 이나 '흥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지점을 부여하는 것이 많은 공연예술계, 나아가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과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사소한 지점으로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게 된 한 사람이었기에 더욱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그 음악을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개개인마다 풀어 나아가야 할 과제가 필요할 것이다. 한 방향의 노력이 아닌, 상호간의 노력. 그것이 문화예술을 좀 더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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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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