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을구경가실래요?[문화전반]

글 입력 2015.10.3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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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가을구경가실래요?[문화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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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진짜 가을이 왔습니다. 낙엽은 수북이 땅을 뒹굴고, 시도 때도 없이 바람은 세차게 얼굴을 스칩니다. 추위에 옷깃을 여미고, 따듯한 카페 라떼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만약 ‘가을을 그림으로 그려라’는 미션이 주어졌다면 어떤 그림을 그리실 건가요? 저는 노을 지는 저녁, 단풍으로 물든 키 큰 나무들이 양 쪽에 열 지어 서있는 한 적한 산책길이나 황금빛으로 물든 시골이 떠오릅니다. 이런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겠지요.
 
예술은 ‘세계를 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상은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작품의 수만큼 색안경의 수가 있고 감상자는 원하는 것을 골라 끼고 작품이 제시하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미술사전 Wikiart 검색창에 ‘autumn’을 검색하니 631개의 작품이 나왔습니다. 631개의 안경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기 위해 한참을 쓰고 벗고 반복해, 마침내 안경 3개를 소개합니다.
 

색을 입은 가을, 함께 감상하러 가실래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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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g road. Sunny autumn day],Isaac Levitan, 1897,캔버스에 유채, 11X18.7cm,개인소장
 


"러시아 풍경화의 손꼽히는 거장 이삭 레비탄Isaac Levitan은 이른바 '무드 풍경화(mood landscape painting)'장르를 확립한 화가로 유명하다. 무드 풍경화란 우리가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언젠가 어디서 본듯한 풍경을 그린 그림을 말하는 용어다. 레비탄은 그림을 그릴때 이국적이거나 가식적인 주제들을 결코 추구하지 않았다. 조국 러시아 자연의 소박한, 그러나 지극히 시적인 모티프에 집중했다."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쏟아져 내리는 오후 3시 쯤, 가로수가 심어진 어느 길 같습니다. ‘어디서 본듯한 풍경’을 그려 ‘편안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무드 풍경화’장르의 선두주자, 이삭레비탄. 그의 의도대로 저는 그림 속에서 한가로이 가을 볕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보는 순간 그 감정과 내 마음이 연결되면서, 온 몸으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레비탄의 그림이 주는 시각적 편안함은 심리적 편안함으로 연결됩니다. 추위에 오들 오들 떨고 계시다면 레비탄이 인도하는 햇살좋은 가을 길을 거닐어 보는게 어떠실지요? 
가을은, 따듯한 계절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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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umn effect at argenteuil],Claude Monet, 1873, 캔버스에 유채, 75X56cm, 코톨드 미술관



"대표적인 인상파화가인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가을 인상>은 인상파 회화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는 계절마다 변화하는 물빛고 하늘 빛, 주변의 나무와 풍경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순간에 나타난 대기의 움직임과 기운에 주목하였고, 그림의 주제보다는 변화하는 자연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무게를 두었다. 대상 고유의 색채를 부정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빛나는 자연을 충실한 화폭에 옮겼다. 황금색과 파란색의 대비를 통해 햇빛좋은 가을날의 정경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네의 그림을 두고 어느 작가가 ‘유토피아’라 칭했듯, 그의 그림은 우리가 언젠가는 꿈꾸었을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선사해줍니다. 우리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잠시라도 한적한 호숫가에 앉아 아무런 걱정 없이 잔잔한 수면에 비치는 풍경을 바라보는 사치는 부릴 수있지 않겠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과 모여 뱃놀이라도 하고싶어지네요. 모네가 인도하는 가을은 참으로 여유롭습니다. 
가을은, 한적한 계절입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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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ke George, Autumn], Georgia O'Keeffe,1927
 


"선명한 색으로 그리되 엷은 톤의 물감으로 원근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상에 강약을 부여했다. 그녀의 그림은 생물형태적 형상에 아름다움을 부여하여 신비스럽고 때로는 상징적이기도 하다.  그녀의 그림은 자연에 대한 탐미를 담고 있었다. 율동적인 윤곽에 색은 선명하되 엷은 톤의 물감으로 원근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상에 강약을 부여했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고 빛에 따라 그린 인상파와 비교해도 아주 정교하지 않아 보이는 그림입니다.  나무들 윤곽을 보면 색종이를 오려붙인 듯, 과장해서 말하면, 투박해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주 평평하지만 리듬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붉은 색과 노란 색, 그리고 일부는 검은 색인 오키프의 색에서 생생한 강렬함이 느껴집니다. 푸르스름한 강물 색과 대조되어 산세가 더욱이 불타고 있습니다. 가을에 절정에 다다른 붉은 천지. 아름답습니다! 
가을은, 강렬한 계절입니다.
 
 



이제까지 제 눈에 가장 인상깊은 세가지 안경으로 가을을 보셨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안경은 무엇인가요?

문득, 안경끼고 싶은 날, 

다시 만나요.





참고자료

[이세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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