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보고 느낄 것이 많았던 < 첼리스트 조영창 리사이틀 >
글 입력 2015.10.1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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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기다렸던 공연,조영창 선생님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소나타 전곡을 이틀 간 나눠서 연주하셨는데,나는 마지막 날인 7일의 공연을 보고왔다.친구들의 선생님이기도 하시고,학교 교수님이셔서 사실 연주를 볼 기회는 많았던 것 같은데,어쩌다보니 이제야 처음 연주를 듣게 된 것이다.요즘 실내악 레슨이나 소나타 반주를 맞추면서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연주자 간의 호흡이 좋은 기준은 무엇일까?''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일까?'였는데,감사하게도 첼리스트 조영창 선생님의이번 연주가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내가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느낀 점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한다면,'듣고 느낄 것이 많았던 연주'였다고 할 것이다.팔이 안좋으셔서 연주할 때 많은 불편함과 고통이 수반되었을텐데도,그럼에도 불구하고!많은 것을 볼 수 있었던 연주였다.평소의 소탈한 모습과 호탕한 웃음이 연주에서도 드러나는 듯 했고,그 속에서 첼로가 갖고있는 다양한 음색을아주 섬세하게 하나하나 짚어주셨다.비브라토부터 활털이 현에 닿는 갯수까지,철저하고 치밀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어쩌면 거장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고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첼로 곡의 신약성서라고 불리는 베토벤 소나타의 의의를 잘 드러내주신 것 같고.첼로 몸통의 각도를 그렇게 많이 움직이는 연주자는 처음 봤는데,그만큼 다양한 소리와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과의 호흡도 아주 따뜻하고 좋았다.자칫해서 집중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호흡은 금방 무너지기 마련인데,두 거장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 듯이 계속 같은 음악을 하고 있었다.늘 서로 같은 온도를 갖고 있는 두 연주자를 보면서,그들이 연습하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의견을 나누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소나타 연주를 들을 때,내가 생각한 소리만큼 연주자들의 호흡이 좋지 않아듣기 불편할 때가 조금 있었는데이번 연주에서는 그런 걱정 따위는 할 틈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곡이 끝날 때마다 볼 수 있었던두 거장의 포옹이 인상적이었다.포옹이 비로소 연주자들과 청중들이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느낌이랄까....(?)딱딱하게 형식에 갇혀 인사하는 것 보다,무대위에서의 서로를 격려하며 아껴주는 듯한 느낌이어서 좋았다.역시 좋은 연주를 많이 듣고 봐야고민거리도 많아지고 해답을 찾기도 한다는 것을다시금 깨닫게 된 연주였다.[이준화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