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평화의 음악회 리뷰
부제: 한-체코 수교 25주년 기념 음악회 시리즈 완결
9월 7일 월요일, 오후 8시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주한체코대사관과 서울오라토리오에서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과 서울 오라토리오 후원회가 후원한 ‘우정과 평화의 음악회’가 열렸다. 마에스트로 최영철 감독의 지휘로 서울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와 목포시립 합창단,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이 함께하고 소프라노 신지화, 메조소프라노/알토 문혜경, 베이스 염경묵이 멋진 공연을 펼쳤다.
프로그램 구성, 한국과 체코를 동시에 만나다
전체적으로 매우 멋진 공연이었다. 한국과 체코의 문화가 담긴 프로그램 구성과 예술의 전당의 음향시설, 관객들까지 모두 함께 멋진 공연을 만들었다. 첫째로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공연에서는 체코의 대표적 음악가라 할 수 있는 드보르작, 스메타나와 우리나라 민요인 경복궁타령, 농부가를 함께 편성했다. 한국과 체코의 수교를 기념하는 음악회의 취지와 아주 잘 맞는 선곡이었다. 첫 곡 카니발을 연주한 오케스트라가 전체적 연주의 힘찬 출발을 알리고 달에게 부치는 노래,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노래, 테 데움 세 곡을 통해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음악시간 수행평가로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스메타나의 Moldau(몰다우, 교향시 ‘나의 조국’ 중 제2악장)는 아름다운 체코의 풍광을 노래하는 듯한 선율과 ‘황홀하다’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목관악기들의 주고받음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 악기의 소리는 뭘까 계속 오케스트라 중간을 기웃거리게 되는 힘이 있었다. 목관악기는 나무로 만들어지고, 리드를 통해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뜻한다. 플롯은 지금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지지만 발성 원리가 금관악기의 것과는 다르며 과거에는 마우스피스 부분이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목관악기로 분류한다. 플롯과 오보에, 파고트, 바순 등의 목관악기들이 숨을 고르며 주고받는 부분은 정말 노래하는 것처럼 들렸다.
(공연이 모두 끝난 뒤 퇴장할 때 찍은 사진입니다)
환상적인 음향시설, 역시 예술의 전당
두 번째로 좋았던 것은 오케스트라를 잘 살려주는 예술의 전당의 음향시설이었다. 최근 아마추어의 공연부터 프로 공연까지, 꽤 많은 클래식 공연을 보러 다녔었는데 이번 공연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단연 최고였다고 꼽을 수 있다. 충분한 울림과 명확한 소리 전달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앞서 말한 목관악기의 소리를 명확히 잡아주었던 것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성악가들의 노래가 들려야하는 부분에서는 사운드가 조금 작은 듯 한 느낌이 들었고, 합창단에서 남녀 솔리스트가 잡고 부른 마이크 소리도 조금 더 컸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양 성악 스타일로 국악을 부르다보니 가사전달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소리 크기도 작은 편이어서 가사를 듣기가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밸런스는 매우 멋졌다.
열정 가득한 관객, 에티켓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좋은 면도 있었고, 함께 개선해나갈 부분도 있었다. 대개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데, 테 데움을 연주할 때에 곡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여 박수를 쳤던 작은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좋았던 점은 관객들이 매우 열정적이었다는 부분이다. 곡이 끝난 뒤에는 박수가 끊이지 않았고, 앵콜 곡이 시작하기까지도 박수가 이어졌으며 마지막에 한국 민요를 부를 때에는 같이 박수를 치면서 흥을 즐기기도 하였다. 흡사 빈 필하모닉의 신년 연주회에서 앵콜곡인 라데츠키 행진곡을 보는 기분이었다. 열정이 가득한 관객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핸드폰을 진동으로 설정하거나 꺼두지 않아서 공연 도중에 핸드폰이 울리는 사고가 3번 정도 있었다. 공연장의 분위기를 확 깨버리는 핸드폰 벨소리는 정말 적절치 못했다. 사진을 찍는 관객들을 저지하기 위해서 공연장 내부의 직원들은 한 시간 반 정도의 공연 내내 관객 한 명 한 명을 저지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다. 물론 필자도 사진을 정말 찍고 싶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그것도 여러 번 직원들이 경고를 주는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적인 관객도 좋지만, 더 예의를 갖출 수 있는 관객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앵콜은 정말 즉흥적인 것 같았다. 한 번 더 합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던 지휘자님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합창단원들의 열정이 관객들의 흥까지 모두 돋우었다. 모두가 조금 긴장을 풀고 즐길 수 있었던 한국 민요와 체코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었던 드보르작, 스메타나의 곡들까지. 공연장에서는 외국인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음악은 국가를 초월한다. 그렇기에 가장 매력적인 공연예술이기도 하다. 한국과 체코 간의 우정과 평화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30주년, 40주년, 100주년 기념 공연까지 기대가 된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