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Korea Fantasy 공연 감상 후기!
2015 광복 70주년 Korea Fantasy
글 입력 2015.08.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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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Korea Fantasy REVIEW >클래식 공연은 굉장히 오랜만에 보게 되는지라 굉장히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공연 며칠 전부터 연주될 곡들을 자기 전에 들어보기도 했다. 공연 날에는 함께 가기로 한 친구와 “클래식이니까!” 옷도 (나름) 단정하게 입고, 저녁 메뉴로 간장게장이 굉장히 끌렸는데 “클래식이니까!” 파스타를 사먹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공연은 내 기대대로 너무 멋졌다! 광복 기념 음악회라 그런지 공연장에 사람도 많았고, 공연 첫 곡을 국민참여합창단이 부르는 애국가로 시작했다. 애국가가 시작되자 누가 먼저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전 관객이 일어나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요즘 매스컴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사실들-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던가, 한국은 행복하게 살기 힘들다는 얘기들- 이 많이 조명되면서 요즘 세상은 점점 ‘애국심’을 갖기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관객들이 모두 자신의 국가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모습은 우리나라가 국민 하나하나의 애국심으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베토벤의 교향곡과 한국 환상곡공연을 다 보고난 뒤 특히 기억에 남는 곡은 두 곡이다. 바로 베토벤 교향곡 9번과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이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기독교 신자라면 거의 대부분은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일 것 같다. 긴장감을 주며 시작되는 4악장 도입부부터,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합창과 솔리스트들의 노래까지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였다. 베토벤이 이 곡을 완성한 시기는 1824년이다. 한 음악이 작곡된 지 거의 20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늘날도 자주 연주되고, 200년 후의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베토벤의 곡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공연 프로그램 책자에서 안익태의 곡이 애국가 말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었다. 나도 안익태 하면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지 이 사람이 어떤 다른 음악 활동을 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또한 나는 우리나라 서양 음악의 역사는 광복 후에나 시작된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대한 제국 시기와 일제 강점기에는 전통적인 민요만 불렀을 것 같은, 왠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야자 시간에 심심해서 우연히 듣게 된 라디오에서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을 틀어줘서, 저 시기에도 우리나라 음악인이 서양 음악을 작곡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은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역사를 음악으로 표현해준다. 음악 구성이 상당히 극적이라 곡이 표현하는 역사적 시점을 관객들로 하여금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피콜로의 독주 부분이다. 피콜로란 악기를 잘 모르는데도 굉장히 고난이도의 연주가 요구되는 것처럼 보였다.- 논란마지막으로 조금 논란이 되는 사실을 얘기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안익태 작곡가가 친일 논란이 있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집에 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공연 역시 약간 논란이 있던 공연이었다. 수원시향이 논란이 있는 작곡가의 기념 공연에 참여하는 것부터 해서.. 나는 그날 사람이 많아서 보지 못했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니 공연장 앞에서 시위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어렵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안익태란 인물은 논란이 되는 사건이 몇 가지 있었던 듯 하지만 분명히 항일 운동도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한국 음악사에 남긴 업적은 엄청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인 애국가의 작곡가이지 않는가.평소에 내가 너무 오글거린다고 생각해서 매우 싫어하며, 절대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두 가지 있다. ‘일상’과 ‘힐링’이다. 그런데 공연을 보고 나서 내 ‘일상’이 ‘힐링’받는 기분이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내 스스로 생각하고도 놀랐다. 앞쪽 좌석에서 관람해서 악기 연주하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던 점도 정말 좋았던 공연이었다.[이슬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