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 속 공공디자인 ⑶노란 보도블럭의 의미 [문화 전반]

공공디자인이 본래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글 입력 2015.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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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public design)

말 그대로 공공을 위한, 공익을 위한 디자인이다.
건축물, 도로, 공원, 버스,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쓰이는 여러 장치나 장비를
편리하고 쾌적하고 아름답게 이용하기 위해 공공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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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jpg


얼마 전 길을 걷다 노란 보도블록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빛, 붉은빛의 보도블록과 달리 일정한 규칙과 특정한 무늬를 지닌 노란 보도블록.
시각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점자블록이라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그들을 위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1, 점자블록은 왜 노란색일까?

전체 시각장애인 중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완전 맹인을 제외하고는 0.04 미만의 시각으로 어느 정도 빛을 인지할 수 있다. 노란색은 모든 색깔 중 명시성이 가장 높으며, 확산성(색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 또한 가장 높아 사람들의 주목도를 높인다. 때문에 눈에 잘 띄도록 검정색과 교차 배치해 차도, 표지판, 경고판과 같은 위험·주의 표시에 이용된다.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점자블록의 색상은 노란색을 원칙으로 하되, 바닥재 색상이 황색계열일 경우에는 흰색 또는 녹색으로 할 수 있다.



2, 점자블록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점자블록은 크게 위치표시용과 방향표시용 2가지로 나뉜다. 

점형 블록 – 위치표시용 블록이다. 보행 분기점, 대기점, 시발점, 종료지점 등 보행자의 위치를 표시하며, 위험물이나 위험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점형 블록의 형태는 가로30cm*세로30cm 안에 36개의 원뿔절단형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선형 블록 – 방향표시용 블록이다. 보행 분기점, 대기점, 시발점에서 목적 방향으로 일정한 거리까지 설치하여 보행자가 정확한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끝나는 지점은 점형 블록으로 마감하여 더 이상 길이 이어지지 않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선형 블록의 형태는 가로30cm*세로30cm 안에 4개의 원뿔절단형직선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점자블록.jpg
 

시각장애인이 보다 주체적이고 원활하게 보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치된 점자 블록. 
그러나 우리나라의 열악한 보도 환경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블록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거리에 설치된 불법점거물이나 장애물이 점자블록을 막고 있는가하면 구색으로 설치해 놓은 잘못된 점자블록 때문에 사고를 당하는 일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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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인근 상점과 손님들로 점자블록이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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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는 규격에 맞지 않는 은색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대전시의 경우 장애유무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편리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유니버설디자인 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구간에 검은색 대리석을 활용해 보행안전구역을 만들었다. 도시 디자인 경관을 위해 노란색 점자블록 대신 검은색 대리석을 사용했지만 저시력 장애인들은 어두운색을 웅덩이로 인식하는 등 불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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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 유니버설디자인거리에는 노란색 보도블록 대신 검은색 대리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곳곳에서 공공디자인이 본래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물론 공공디자인을 통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든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점자블록도 마찬가지이다. 디자인에 앞서 시각장애인의 보행편의라는 기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의 참의미는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시각장애인유도블록 두산백과
점자블록 한국시각장애인편의증진센터
시각장애인 잡는 유니버설디자인거리 에이블 뉴스
불법 점자블록 깔린 지하철 6호선 녹사평 에이블뉴스


[황수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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