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사회의 씁쓸한 면죄부, 연극 모범생들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마음속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연극
글 입력 2015.07.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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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공부'와 '입시'는 지긋지긋하게도 많은 의미를 지닌다.
공부 잘하는 엄마친구아들, 교과서 위주로 예습복습 철저히 해서 서울대에 갔다는 선배, 방에 불이 꺼질 새가 없어서 오히려 부모님이 공부 그만 하라고 말렸다는 아이...수많은 성공신화들이 우리 주변을 돌아다녔고,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대로, 못하는 아이는 못하는 대로 괴로워했던 시기였다.
<모범생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다닌다는 명문 외고의 네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성공에 매달리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연극을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랬다.
시놉시스 마지막 줄은 쓰지 말지! 
현재의 결혼식장과 과거의 학교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로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팜플렛에 툭 던져놓은 대형스포 덕분에 시작과 결말이 뒤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무대와 형식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중간 중간 뮤지컬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이 섞여 있었는데, 경쟁하듯이 자신을 과시하는 장면, 시간에 쫒기며 시험을 치는 장면, 인물을 궁지에 몰아가며 정신없이 몰아치는 장면 등이 적절하게 분배되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연기를 보완해주었다. 또 장면의 전환때 등장인물들은 조명을 반쯤 끈 어두운 옷을 갈아입는데, 소품 몇개만으로 순식간에 다른 분위기를 내는 것도 신기했다.  

무엇보다도, 서로 엮이는 네 명의 주인공들은 <모범생들>의 가장 큰 힘이다. 절박한 이인자 , 기회주의자, 태생부터 완벽한 모범생, 의리파 건달까지, 겹치는 것 없는 인물들은 매력적이다. 다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대사 탓인지, 등장인물들 설정이 그런 탓인지 가끔 대사가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무려 세번이나 같은 대사가 나왔는데도 결국 알아듣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대사 전달력에 조금만 더 신경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극의 가장 마지막, 집안 빵빵하고 공부 잘하던 민영은 결국 가장 크게 성공한다. 친구를 밟고 성공했지만 태셍에서 딸린 명준과 수환은 여전히 더 큰 성공에 매달리고 있다. 바르게 살고자 했던 종태는 결국 카센터 사장이 된다. 
보이지 않는 신분의 벽은 너무나 높고, 돈과 명예 아래 자존심과 양심은 저만치 밀려난다. 
종태가 말하던 "너희 정말 그대로다"라는 말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뜨끔하게 만든다.

극장을 나서면서도 연극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마음속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연극이었다. 



<모범생들>

일자 : 2015.05.08 (금) ~ 2015.08.02 (일)

시간 : 화,수,목,금 8시
토 3시, 7시
일,공휴일 2시, 6시
월 쉼

장소 :대학로 자유극장 (구. PMC자유극장)
티켓가격 : 전석 35,000
예매처 : 인터파크, YES24 티켓
주최 : (유)이다문화산업전문회사
투자 : ㈜에스엠콘텐츠인베스트먼트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 한국벤처투자㈜
제작 : ㈜이다엔터테인먼트

문의 : 02-762-0010
관련 홈페이지 (인터파크예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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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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