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학벌 사회 속 무폭력의 폭력, 백색 느와르 연극 [모범생들]

학벌주의를 다룬 타 학원물과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글 입력 2015.07.0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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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고-서성한이-중경외시... 근의 공식을 모르는 학생은 있어도 저 정도의 대학 '서열'을 모르는 고등학생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학벌주의는 급속한 경제발전만이 유일한 모토였던 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유일한 계층 이동수단이 부와 학벌이 되었고, 이것이 학벌주의로 이어진 것이다. 이를 타파하려는 노력들이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단군 이래 최악의 취업률'이라고 불리는 이 세대에서 학벌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다.

 연극 [모범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특목고 고3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들을 통해 비뚫어진 교육 현실과 비인간적 경쟁사회를 담담하지만 충격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이들의 욕망이 과연 그들 스스로의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는 정당하게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2007년에 초연된 작품이고, 어언 8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학벌주의는 더욱 심해졌다. 

 
2015모범생들_상세페이지(기본).jpg
 


 특이한 점은 이 연극에서 표방하고 있는 '백색 느와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느와르'라는 장르를 들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이병헌의 '달콤한 유혹'이나 조인성의 '비열한 거리', 혹은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 등의 영화이다. 어두운 밤거리에 머리를 짧게 자른 남자 주인공이 각목을 들고 서성거리다가 패거리와 만나 검붉은 피를 철철 흘리며 싸우고, 배경으로는 끈적하고 슬픈 재즈 선율이 흐른다. 하지만 '백색 느와르'를 표방하는 [모범생들]에는 조직 폭력배도, 총격전도, 피도 없다. 가시적이고 육체적인 폭력이 아닌 '무폭력의 폭력'이 존재한다. 앞뒤 가리지 않는 욕망 속에서 주인공들은 자의인지 타의인지도 모르는 무채색의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학벌주의는 사실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흔히 말하는 '학원물'이라고 불리는 드라마나 영화는 예쁘고 잘생긴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와 함께, 조연으로 꼭 공부를 잘하지만 성적에만 눈이 먼,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서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캐릭터가 나온다. 아예 영화 '고사'같은 경우는 성적에만 온 신경이 쏟아진 현실에서 비극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 연극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현실 비판이라는 무거운, 흔히 쓰인 소재를 가지고 얼마나 맛있게 조리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진중한 주제 속에서도 유머러스한 부분을 잃지 않고 전개될 극과 함께, 떠오르는 10명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매력적인 네 캐릭터의 합이 이끄는 흥미진진한 시간을 기대해본다. 



연극 정보


공   연  명ㅣ연극 모범생들

공 연 기 간ㅣ2015년 5월 8일(금) ~ 2015년 8월 2일(일)
공 연 시 간ㅣ화,수,목,금 8시/토 3시, 7시/일,공휴일 2시, 6시/월 쉼
공 연 장 소ㅣ대학로 자유극장 (구. PMC자유극장)

공 연 가 격ㅣ전석 35,000원
등 람 등 급ㅣ14세 이상 관람가

작    가ㅣ지이선
연    출ㅣ김태형

출       연ㅣ최대훈, 김슬기, 강정우, 김지휘, 박성훈
양승리, 오인하, 강기둥, 문성일, 강영석

예   매  처ㅣ인터파크, YES24 티켓

주       최ㅣ(유)이다문화산업전문회사
투       자ㅣ㈜에스엠콘텐츠인베스트먼트
후       원ㅣ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 한국벤처투자㈜
제       작ㅣ㈜이다엔터테인먼트
문       의ㅣ㈜이다엔터테인먼트 02-762-0010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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