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화로 보는 심리학⑤-Over and Out , 「샤이닝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3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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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영화로 보는 심리학⑤-Over and Out , 「샤이닝 」[시각예술]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A Clockwork Orange)」 리뷰 시 이드(원초아)와 슈퍼에고(초자아), 그리고 에고(자아)에 대해 언급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드는 충동이나 본능을, 슈퍼에고는 이상을, 그리고 에고는 슈퍼에고를 위한 이드의 통제를 의미한다. (*) 시험기간인 한 학생이 자고 싶다는 충동을 제어하지 않고 잠만 잔다면 만족스러운 시험 결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시험 결과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신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이드와 에고, 슈퍼에고의 균형은 건강한 정신을 위해 필수적이다.

 오늘 다룰 영화는 「샤이닝(The Shining)」(1980)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또 하나의 수작으로 알려진 이 영화는 소설가 지망생인 잭이 폐업을 앞둔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하면서 시작된다. 빈 호텔에서 잭은 점점 미쳐가고, 이에 부인 웬디와 아들 대니는 점점 위협을 느낀다. 미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영화를 해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은 미쳐가는 잭의 모습에 주목하여 이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참고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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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이 취직한 호텔은 높은 산에 위치한 오버룩(overlook) 호텔이다. 이곳은 눈보라가 치면 몇 달 동안 격리되기 십상이다. 고립당하기 쉬우며, 산 속에 숨어 있다는 호텔의 성질은 우리의 무의식, 혹은 이드의 세계와 닮아있다. 호텔의 이름인 overlook은 ‘간과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로, 이 역시 간과하기 쉬운 무의식과 유사하다. 즉, 호텔은 무의식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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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잭은 소설을 완성하려 한다. 이 목표를 잭의 슈퍼에고라고 하겠다. 하루 종일 타자기와 씨름하지만 글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짜증을 내고, 사실 그렇게 써댔던 글은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라는 글귀로 가득 차있었을 뿐이다. 그는 왜 이야기를 쓰지 못하는가? 그 이유를 이드의 방해와 연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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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대니가 어릴 적 잭은 실수로 대니의 어깨를 탈골시켰다. 이후에 대니는 ‘토니’라는 상상의 친구와 ‘샤이닝’이라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이로 인해 대니는 종종 기절을 하거나, 이상한 일을 당하는데 잭은 이에 대해 대니와 웬디를 죽이는 꿈을 꾸거나, 실수였다는 것을 강조하는 등 무의식적으로나마 죄의식을 느낀다. 아내 웬디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니의 목 졸린 흔적을 발견하고, 잭을 의심하는 등 무의식적으로 잭에 대해 아들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을 품는다.

 호텔에 가기 전후로 기절하거나 이상한 일이 생기는 등 대니의 증상이 심해지자 잭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죄의식은 심화된다. 이러한 무의식의 강화는 소설의 완성이라는 잭의 슈퍼에고 달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잭을 방해하는 대상은 자신을 의심하는 아내와 죄의식의 원흉인 대니로 자신을 제외한 가족인 것이다. 이에 그는 그래디라는 환상을 만들어내어 가족들을 제거하려는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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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이 범한 결정적인 실수는 또 다시 outlook을 시전한 것이 아닐까. 그는 그가 지닌 죄의식을 못 본 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들여다봤어야 한다. 무의식 속에 내재한 죄책감을 억누르고 글에 집착함에 따라, 정신은 균형을 잃고 이러한 불균형은 친족을 살해하려는 비정상적인 결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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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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