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7) 되돌리기展 - 오형숙 [회화,갤러리일호]

글 입력 2015.03.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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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되돌리기-Revert


지구의 피부는 
죽어가는 사막의 낙타
금이 가고 메말라 있다
열기 속에 밤이 온다
암흑이여, 오라
뜨겁던 태양은 점점 식어가고
거친 바람, 잿빛 구름과 어둠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더 이상 지구는 시 속에 존재 하지 않는다
세상 속을, 우주 속을 표류한다
숲은 회색 구름으로 덮여가고
강은 검은 신음을 토해낸다
죽은 이들만이 머문다


인간의 욕심으로 쌓아 올린
아, 위태로운 문명의 바벨탑이여
늘어난 카세트 테입처럼 엉킨 세상
되돌려 보아야 한다


정글의 식물들은 수액을 채우고
나무 위의 표범은 사냥을 떠나는
초원의 히스 향기 풍기는 곳
어미는 아기를 품어 젖을 먹이고
아비는 숲으로 사냥을 나간다


다시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하늘에서 투명한 비가 내리고 
우윳빛 안개가 대지를 감싼다
바다는 차갑고 땅은 따듯하며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시원할 것이다


되돌아보아야 하는 이유
미래를 살기 위함이다




작업노트

나는 작업 전 에스키스도 하지 않고, 화면에 데생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창작의 결과는 나 자신도 예측할 수 없다.
마띠에르를 느낄 수 있도록 바탕에 미리 질료를 이용해서 작업한 후에 화면에 우연적인 붓질을 하고, 어떤 부분은 닦아내거나 문지른다. 그리고 그 위에 물감을 흘리거나 뿌리기도 한다. 
여기 재현할 모델도, 재현해야 할 스토리도 없다. 재현을 포기하고 무엇을 그릴 것인가? 
'감각' 이다. 그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우연적 물감의 흐름이 빚어낸 순수 형상, 번지다 서로 만난 색채의 효과, 나는 감각의 체험 속으로 들어간다. 형태와 색채의 유희가 만들어 내는 것은 때로는 아름답기보다는 기괴하다. 재현에서 해방된 선과 색, 비가시적인 것의 가시화, 비의미적이고 비재현적인 선, 공간, 흔적, 얼룩들이 화면에 전체에 가득 찬다. 어느 순간 지워진 부분에 사막이 나타나기도 하고, 덧칠해진 어두운 공간에는 우주가 나타나기도 하며, 물감이 흐른 자국 위로 초원을 달리는 사자나 사슴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혼돈 속에서 베이스에 꼴라쥬나 드로잉으로 깔려있던 이미지들은 사라지고 새 이미지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의식 속에 있던 판에 박힌 어떤 이미지들이 모두 무효화 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사건이다. 결국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
끝없이 새로운 것을 '생성'해내는 예술!
사회가 제시하는 '질서', 그 동일한 삶을 탈피하고자 나는 오늘도 작업을 한다.





REVERT展

2015. 03. 25 ~ 04. 07

갤러리 일호

02-6014-6677


[김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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