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in 국립극장 별오름 _ 현대인들이 봐야할 연극

글 입력 2015.03.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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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in 국립극장 별오름 _ 현대인들이 봐야할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포스터.jpg

지난 8일 일요일,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하는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를 보고왔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 정신이 없다보니 리뷰가 많이 늦어졌네요

그래도 그때의 느낌을 살려서 써보려고 합니다.


80분이라는 생각보다는 적은 시간 동안

공연되는 시에나, 안녕 시에나를 보고 나온 뒤

저에게 떠오른 세가지 단어가 있었습니다.

몰입 . 무서움 . 난해함

그 느낌들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풀어가보려 합니다.


먼저 시에나, 안녕 시에나는 예상했던대로

몰입도가 아주 높은 공연이었습니다.

무대는 단촐했지만 연극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춘 무대였구요,

특히 집 밖의 복도부분이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되어있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매우 훌륭했습니다.

특히 어린 시에나 역할을 한 소녀분이 해야하는 연기가

(소녀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연기를 잘 해주었고 다른 3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다 내용적으로 들어가보자면

프리뷰때 언급했던 것 처럼 내용 테마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부터 왜곡된 언어

그 언어를 바로 잡기 위한 기억속으로의 여행" 입니다

그래서 이 연극에서는 '언어'와 '괴물'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이 말일 것입니다.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은 당신 마음속 괴물의 먹이가 된다

이 대사의 표현력은 정말이지 뛰어납니다.

한마디로 정의 하기 힘든 상황과 말을 정리해 주었기 때문이죠.

이 말의 의미는 시에나의 상처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연극 속 주인공인, 어른이 된 시에나는 항상 바빠서

정신이 없었던 환경운동가인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언제나 엄마 아빠의 일과 사랑때문에

자신이 뒷전이 되었고, 그래서 소외감을 느끼며 자라온 아이입니다.

아이는 어린나이에 그것을 감당하기 힘든 소외감을 느끼지만

그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 힘든 마음들을 분출하지 못한채

품어온 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되었지만

역시나 분출하지 못한, 정의내리지 못한 괴로움은

자기 자신을 깎아 내려갈뿐 해결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시에나는 그 괴로움을 '괴물'이라고 칭합니다.


그 괴물이 자기 자신안에 있지만 않았더라면

벌써 이미, 죽이고도 남았을 시에나는

기억속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자신의 괴물을 정의내리게 됩니다.

그 괴물을 정의내리는 데에는 어린 시에나가 도와주고,

그 괴물의 이름은 바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이었습니다.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은 당신의 마음 속 괴물의 먹이가 된다.

이 말은 이 연극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대사이자

소외감과 외로움, 또는 그 다른 어떤 감정들을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사실들을

간과한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 스타일의, 다시 말하자면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공연은 아니었지만 매우 인상깊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겠네요)


공연을 보고나서 공포감이 들었다고 말한 이유는

연극의 전체적 분위기와 음향효과, 그리고 대사들이었습니다.

특히 제 공포감에 큰 기여를 하신.

시에나의 엄마와 아빠역할을 연기하신 두 분은

첫 등장때는 밀랍인형인 줄 착각했었습니다.

그만큼 워커홀릭의 딱딱한, 부부의 역할을 잘 표현하시더군요.


마지막으로 들었던 느낌 '난해함'에 대해서는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연극의 구성이 '기억속으로의 여행'

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데,

그것을 잊고 공연을 본 나머지

그 어린 소녀가 어린 시에나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이것이 결국 시에나와 그 소녀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 듯 합니다.


KakaoTalk_20150311_184718674.jpg


리뷰를 쓰며 돌이켜 보니 오히려 연극을 본 직후보다는

그를 곱씹어보는 지금의 순간이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듯 합니다

극작가가 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특히나 이 연극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긴장되는 연극

서사적인 대사들이 이유 없이 마음에 콕 박히는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에 대한 리뷰를 여기서 마칩니다. :)

(이번 글은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합니다!)

[김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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