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0)윤정희 : 유기적 레이어[조각,갤러리도스]

글 입력 2015.03.0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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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전
-유기적 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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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의 덩어리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최주연)


윤정희의 작업은 가느다란 동선(copper wire)으로 고리(loop)를 만들어 계속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도구 없이 온전히 작가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 동선은 구리로 이루어진 전선이지만 기존의 쓰임새에서 벗어나 오브제의 미묘한 움직임을 표현하고 작가 특유의 예민한 듯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로 선택된다. 형태의 변형이 비교적 자유로운 유기적인 특성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형태유지가 잘 되는 모순적인 재료의 특징으로 인해 그녀가 의도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조형물이 탄생한다. 레이어(Layer)가 층층이 겹쳐지면서 작가의 손끝에 의해 탄생한 덩어리들은 증식되면서 차가운 금속선에서 점차 포근한 생명력을 얻게 된다.


작가는 결과가 아닌 과정(process)의 관점에서 모든 사물을 바라보고 이해한다. 따라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모하는 과정이 사물의 본질에 내포되어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고정되지 않고 언제나 변화할 여지가 있다는 관점은 윤정희의 작업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도출된다. 그러기에 새롭게 태어난 덩어리들이 감상자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좀처럼 형상을 만들기 어려운 것 같은 얇은 동선으로 유기적으로 엮어진 오브제들은 감상자가 가진 내면의 심상을 건드리며 다양한 반응을 가져다준다. 마치 살아 움직이며 끊임없이 증식하는 원시적인 생명체같이 보이기도 하고 무언가로부터 발아되어 나오는 씨앗이나 열매의 형상이 연상되기도 한다. 작가가 결과물에 대해서 얻고자 하는 생명력에 대한 고민은 오브제들이 어떤 곳에 어떻게 놓일지에 대한 부분으로 이어진다. 조형적으로 어떻게 설치가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감상자의 해석을 달라질 수 있으며 작가는 최종적으로 바닥에 그냥 놓아두는 가장 자연스러운 설치방법을 선택하고 생명의 숨을 마저 불어넣는다.


윤정희는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변화 안에서도 새로운 결합규칙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시도를 병행한다. 결과적으로 작가의 작품은 조형적으로 크게 두 가지의 형태로 나뉜다. 오브제의 정 가운데를 중심으로 층층이 쌓여진 형태들과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 결합되고 확장해나가는 작은 형태들로 이루어진다.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형태를 찾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동선들의 레이어를 겹겹이 쌓고 이어나가기를 반복한다. 어떤 방식으로 덧붙여 나갈 것인지 혹은 한 피스의 크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하나의 개체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자유로운 형상의 개체가 되기도 한다. 작가가 동선을 어떻게 조형적으로 변형시키는가에 따라 그녀만의 창조물이 탄생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오브제들을 친근하게‘덩어리’라고 일컫는다. 작가는 과장되고 그로테스크한 형태보다는 섬세하고 자연스러움 안에서의 미묘한 변형을 추구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하는 섬세한 동선은 다른 어떤 재료보다 윤정희의 작업 성향을 잘 대변해준다.


생명감조차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동선들에 작가는 손끝으로 숨을 불어넣는다. 윤정희가 보여주는 특유의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행위는 감상자에게 작품과 교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몸짓이 된다. 그녀가 보여주는 반투명한 조형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또 새롭게 변화할 것이다. 포근한 생명력을 얻은 덩어리들은 보는 이에게 동선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잊게 할 만큼 내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원시적인 체온을 느끼게 해준다. 동선이란 재료의 다양한 변용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예술이 가진 무궁무진한 생명력을 다시금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윤정희전
-유기적 레이어-

일자 : 2015.03.04(수) ~ 2015.03.10(화)


시간 : 월요일 오후 12시 ~ 오후 18시, 화 ~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6시


장소 : 갤러리 도스


티켓가격 : 무료


주최 : 갤러리 도스





문의 : 02-737-4678


관련홈페이지(갤러리도스)





<상세정보>


​윤정희


2008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섬유예술전공 졸업

2001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장식미술과 졸업


개인전

2015 유기적 레이어, 갤러리도스, 서울

2012 씨앗으로부터, 송은아트큐브, 서울

2011 되어가다, 한전아트센터갤러리, 서울

2009 불완전함의 연속, 토포하우스, 서울


주요 그룹전

2014 공예트렌드페어, 코엑스, 서울

It's now or never, 갤러리이앙, 서울

2013 신화와 전설, 아람미술관, 경기

It's now, 갤러리이앙, 서울

2011 아시아섬유미술전, 마라대학교 미술관, 샤알람, 말레이시아

2010 A&C 아트페어, 서울미술관, 서울, 한국

아시아섬유미술전, 청화대학교 미술관, 베이징, 중국

2009 대한민국 선정작가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서울, 한국

2008 아시아섬유미술전, Bentara Budaya,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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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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