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영화 <갓 헬프 더 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정식 영화 개봉은 2월 12일이지만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겨 미리 관람하고 왔어요.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던지라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극장으로 향했답니다. <갓 헬프 더 걸>은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스킨스의 조연으로 유명한 한나 머레이가 나오기도 하고, 작년 뉴포트비치 영화제에서 음악영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벌써부터 '제2의 비긴 어게인'이라는 수식어를 꿰찬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크게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해봤는데요. 하나는 '음악의 힘'이었고 다른 하나는 '꿈 앞에서의 선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음악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갓 헬프 더 걸>은 보면서 과연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가에 대해 관객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듭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뮤지컬 영화같기도 하고, 불안한 청춘들의 성장 영화 같기도 하고. 장르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게 이 영화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끔 해주는 것 같아요. 노래를 좋아하는 세 친구가 모여 밴드를 구성해나가는 어찌보면 뻔한 청춘영화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음악을 이용함으로써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주는 영향도 주목할 만한 점인데요. 정신병이 있는 이브가 유일하게 자유롭고 행복한 순간은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하고 또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순간인 것을 보면서 음악이 가진 힘이 무엇일까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꿈. 대학 졸업반이라서 그런지 저는 영화를 보면서 불안한 청춘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들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 그 꿈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요. 꿈 앞에서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른 선택을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각각 현실적으로 그려주어서 좋았습니다. 마냥 동화같고, 꿈같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뒷통수맞은 느낌이 들었달까요.
사실 모두가, 아주 소박한 것이라도 각자의 꿈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걸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꿈을 향해 훌쩍 떠나는 사람도 있고, 마음 한켠에 꿈을 꿈인채로 남겨둔 채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도 있고, 꿈에 대한 아쉬움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아직은 어린 이십 대 중반의 나이이지만, 대학을 졸업하면서 인생의 첫번째 전환점에 선 친구들이 많다보니 주변 친구들도 이제는 대충 이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통해 나는 꿈 앞에서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약간의 로맨스, 소소한 우정, 자유를 향한 갈망, 꿈에 대한 희망, 그리고 스토리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음악.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흥행 여부가 참 기대되네요. 과연 <비긴 어게인>만큼 흥행할지도 주목해볼 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