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발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포인트 슈즈'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1.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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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무용수들이 공연할 때 신는, 발끝으로 서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특수한 슈즈를 ‘포인트 슈즈’ (pointe shoes) 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토슈즈 (toe shoes) 로도 알려져 있다. 발레리나들은 이것을 신고 무대 위에서 중력에 거스르며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동작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포인트 슈즈를 신은 채로 발끝으로 서는 것이 별로 고난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포인트 슈즈를 착용하기 위해서는 발목, 발등과 발가락에 굉장한 힘이 있어야 하며, 그 힘이 생긴다 해도 체중의 무게 때문에 발에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발등을 앞으로 곧게 드러내어 발끝으로 서는 동작은 ‘푸앵트’ (sur les pointe)라고 하는데, 푸앵트를 하는 동시에 곧은 다리 라인을 유지해야 하며 전신의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무릎과 허벅지, 복부의 근력도 잘 단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발끝으로 서는 것도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한데 서 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테크닉이 동원되는 춤까지 춰야 하니, 실제로 발레리나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견뎌내면서 무대 위에서 한 마리 백조처럼 우아한 몸짓을 선사하는 것을 보며, 포인트 슈즈에 로망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기록에 따르면, 포인트 슈즈의 역사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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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 14세>
 
프랑스의 ‘태양왕’ 이라고 불리는 루이 14세는 엄청난 발레 애호가였다. 그는 발레를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이 발레를 직접 출 정도로 발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으며, 실력도 매우 뛰어났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당시에만 해도 발레는 여자가 아닌 남자들을 위한 예술이었기 때문에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보다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던 중 루이 14세가 1681년에 왕립무용학교 (Academie Royale de Danse) 를 설립하면서, 여성 무용수들의 수는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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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카마르고>
 
그 당시에 발레 슈즈는 뒤쪽에 굽이 달려 있는 형태였다. 한편, 파리 오페라 발레의 무용수 마리 카마르고 (Marie Camargo) 는 복잡한 점프와 테크닉을 소화하고자 굽이 없는 슈즈를 처음으로 신고 춤을 추었다. 기존의 슈즈를 좀 더 가볍게 하여 더욱 자유로운 표현을 하고자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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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탈리오니>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로 굽이 달린 슈즈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후 1820년 발끝으로 서는 기교가 처음으로 선보여졌고, 이 사실에 관한 기록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의 포인트 슈즈는 천으로 만든 슬리퍼 정도에 불과했으므로, 발끝으로 서는 것 외에 다양한 동작을 소화하는 것은 어려웠고, 보편화되지 않았다. 한편, 이탈리아의 발레 무용수인 마리 탈리오니 (Marie Taglioni) 가 1832년에 ‘라 실피드’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작품) 에서 포인트 슈즈를 신고 춤을 춘 것이 계기가 되어 포인트 슈즈가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많은 무용수들이 이것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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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리나 레냐니>
 
19세기 후반이 되어 포인트 슈즈는 춤추기에 적합한 형태로의 변화를 거치게 된다. 피에리나 레냐니 (Pierina Legnani)가 앞부분에 견고한 소재를 덧댄 포인트 슈즈를 착용한 것이다. 덕분에 발레리나들은 전보다 수월하게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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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파블로바>

20세기 초반, 러시아의 무용수 안나 파블로바(Anna Pavlova)는 포인트 슈즈의 형태를 더욱 발전시켰다.
특수한 발 모양 때문에 춤 추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그녀는 좀 더 수월하게 서기 위해 기존의 포인트 슈즈에 가죽을 덧대어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고, 이렇게 변형된 포인트 슈즈는 오늘날 발레리나들이 신는 포인트 슈즈와 거의 비슷한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포인트 슈즈는 어떤 구조를 갖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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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슈즈를 보면 발가락을 덮는 앞부분이 매우 견고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여러 겹의 종이를 아교로 고정시킨 것이다. 또한 발끝으로 섰을 때 발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끝부분이 3cm 정도 평평하게 되어 있다. 바닥 부분에는 가죽이 고정되어 있으며, 신발을 발에 단단히 고정시키도록 묶기 위한 두 개의 끈이 양쪽에 달려 있다. 슈즈의 겉 부분은 연분홍색의 공단으로 싸여져 있다.
 
 
 
 
 
포인트 슈즈가 전에 비해 훨씬 무용수들의 발에 맞게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발레리나들은 여전히 끊임 없는 연습으로 인해 발은 물론 온몸 구석구석에 부상을 많이 당한다. 발톱이 빠지고 발가락이 짓뭉개지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관객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려움을 견뎌내는 무용수들의 열정과 노력은 아무나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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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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