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랑] 04 : 제주
바람을 바람으로 치유하는 곳
글 입력 2018.10.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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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랑
04
jeju
제주의 특산물은 바람이라 했던가.
바다는 예뻤지만 바닷바람에 눈이 시린 것이다.
발자국 하나에 인공눈물 한 방울
발자국 하나에 짜증 한 더미
거센 바람에 달아나는 3월 향기가 서러웠다.
바람을 상대로 한참을 걸으니 의자 하나 놓여있었다.
쉬어가라기에는 너무 생뚱맞은 곳.
사진찍기에는 바람이 쏟아지는 곳.
파도에 이끌려 앉은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앉아보니 바람맞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것이다.
발소리에 묻혔던 바람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아,
이래서 제주 제주 하는구나.
이래서 바람 바람 하는구나.
10월에 3월 바람을 추억하는 것은
서울 바람 맞다보니
다시 제주 바람이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김예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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