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처음 생각해내기 어려운 것, 알렉산더 지라드 展

글 입력 2018.01.15 01:3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Review]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처음 생각해내기 어려운 것
알렉산더 지라드 展


"패턴들 사이에 빠지다."


이번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는
전시 '알렉산더 지라드 展' 입니다.

(전시장 내 사진촬영이 불가합니다.
전시장 전경은 주최 측에서 제공해주신 사진입니다.)

*

Alexander Girard on the La Chaise lounge chair.jpg
 

  알렉산더 지라드는 20세기 디자인을 선도했던 디자이너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그의 작품을 보아도 옛 디자인, 촌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전시는 그러한 그의 디자인들을 옮겨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최근 봤던 전시들과는 다른 섹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시대별 섹션에 익숙했지만 본 전시는 시대별인 동시에 그가 다방면의 디자인을 해왔기 때문에 분야에 있어서도 나눠져 있고, 그가 작업했던 장소별로도 분할되어 있습니다. 건축부터 가구 디자인, 패턴, 텍스타일 디자인, 밀러 하우스, 항공기, 알렉산더 지라드 본인의 수집품 등 여러 섹션을 마주하며 그의 디자인 세계에 깊게 파고 들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장 전경-1.jpg
 

  가장 눈에 들어와 오랜 시간 머물렀던 섹션은 바로 그가 만들어낸 패턴 섹션이었습니다. 20세기 텍스타일을 선도해왔다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들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패턴 디자인'을 볼 때마다 항상 생각이 드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히 단순하다.',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조합이 아닐까하는 생각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떠한 것을 창조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진실이지 않을까싶습니다.

  현재 인테리어 마감재 디자인을 하고 있는 친언니와 동행한 본 전시에서 실크스크린의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 섹션을 지나갔습니다. 이따금 언니와 어느 장소에 가서 독특한 텍스쳐의 벽지를 보면 언니는 어떤 소재, 어떤 나무, 어떤 스크레치 방식인지를 탐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제가 보기에는 일반 벽지와 어떻게 다른가싶은 생각이 들지만서도 말이죠.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디자인'이라는 것은 사소한 차이에서 비롯된 창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는 간단한 뒤틀림이지만 그것을 시도한 사람이 단 한 사람이기에 그것을 창조했으며, 그를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의 작품 중에 하트 안에 '사랑해'를 여러 국가의 언어로 적은 디자인이나 문자들을 사용한 디자인을 보면서 그 문자들을 사용하고 있는 모두가 시도해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그것을 그가 시도했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jpg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


  위의 디자인처럼 하트 속에 들어간 'LOVE'란 글자를 어떻게 조합해내느냐,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단어에 변화를 줌으로써 새로운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그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색감을 파고들면서 그의 아기자기하면서 매력적인 패턴들을 보는 것은 상당히 기분좋은 자극이었습니다.


전시장 전경-4.jpg
 

  그는 '밀러 하우스'를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 내에는 '밀러 하우스'의 가장 특징적인 공간인 거실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거실은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곳, 이야기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의로 공간을 파내었습니다. 평편한 거실 중앙에 파여들어간 공간에서 우리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는 디자인이 우리의 생활 속에 파고들어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본 전시는 많은 그의 디자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주로 그의 디자인들이 한 공간에 모여 전시되어 있기에 조금은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한 디자인에 집중하려고 하면 다른 작품들에게 시선이 뺏기게 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
- Alexander Girard, A Designer's Universe -


일자

2017.12.22(금) ~ 2018.03.04(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1/29, 2/26)
크리스마스, 설연휴 정상운영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4.png
 
고혜원2.jpg
 

[고혜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