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7/9) 붉은 매미 @대학로 나온씨어터

글 입력 2017.06.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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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아침의 고요함을 우렁찬 울음으로 깨우는 소리가 머지 않아 들릴 것이리라. 우리가 흔히 보고 마주치는 매미 울음과 매미 허물을 보고 어느 시인은 한 편의 시를 남겼다.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매미 허물은


일본의 대표 시인 '바쇼'의 한 줄 시 하이쿠다. 원문 그대로 옮기면 '소리로 모두 일어버렸구나 매미의 허물'이라고 한다. 5년에서 길면 1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땅 속에서 보내다 울음으로 짧은 생을 보내는 매미. 시인은 그것을 텅 빈 매미 허물과 연결시킨다. 울음은 존재를 채우면서 동시에 비우는 힘이 있으며, 정화의 과정과 같아서 순수에 가까워진다.

태어난 이래 깜깜한 땅속에서 고독의 시간을 보낸 매미는 밝은 세상을 향해 목청껏 울어댄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사람들에게, 온 세상에 부르짖는 듯 하다. 땅 위로 올라와 살아가는 단 7일 동안, 오로지 관계를 맺는데에 온 시간을 보내고 죽는 매미는 마치 늘 어딘가를 떠돌며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인간과 닮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모두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으나 드러내지 않고 있던, 인간 세상의 지독한 고독함과 외로움을 보여주는 이번 연극<붉은 매미>.





붉은 매미
-고독한 소년, 고립된 소녀-


극단 죽죽_붉은 매미 포스터.jpg

 



<시놉시스>


2017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


이 극은 세 개의 독립된 장으로 되어 있으며 또한 서로 연결 된다.
세 개의 장 모두 인물들은 자신의 입장과 논리를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설득하려고 말을 쏟아낸다.

1장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아파트 단지, 신도시지만 계층 차이가 있다.
일반 단지에 사는 중년의 '남자'는 늦게 귀가하는 딸을 마중 나가기 위해
맞은편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려는데 그곳에 사는 '사내' 가 길을 막아선다.
일반 단지 주민들은 그곳을 지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아직 공사 중인 길로 다니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적의가 대화나 공손한 태도라는 포장 속에서 결투처럼 벌어진다.
길을 지나가겠다는 공공의 권리 주장과 더 이상은 자신들 아파트 단지의 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사유재산 권리 주장이 충돌 한다.
이런 와중에 중년 남자의 딸이 길을 돌아서 오다가 다리를 다친다.
다친 딸을 둔 채로 계속해서 사내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언쟁하는 남자와 치료를 위해 이웃 간호사를 부르는 사내,
딸의 눈에는 아버지가 못나 보이기만 하고 그러한 환경과 시스템, 논박뿐인 논리, 애정 없는 기성세대 틈에서 피를 흘리고 서있다.

2장
(어쩌면 1장의 중년 남자의 아들인) 십대 '동생'은 배가 아파서 응급실로 온
(어쩌면 1장에 등장한 딸) '누나'를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동생은 무기력하게 집에서 누워 지내며 게임에 빠져있는데 여기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누나의 치료를 기다리며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누군가에게 터놓고 싶지만
병원이라는 조직체와 그 곳에 속한 간호사는 자신을 더욱 위축 시킨다.
또한 이십대 초반의 누나가 알게 된 부유한 '여인'이 부모를 대신해 상류 병원에
데려오고 퇴원 후에 그 여인의 집에서 살겠다는 누나의 계획 때문에
그는 모종의 적의와 저 깊은 분노와 혼돈으로 불안하다.
동생은 누나의 그러한 떠남을 만류하며 두 사람의 권유와 논쟁은 불이 붙고
자신들의 숨겨진 무의식이나 욕망들이 묻어나온다.


붉은 매미 10.JPG
 

3장 
며칠 동안 출장을 다녀온 '남편' (어쩌면 1장에 부유한 아파트의 사내) 은
'아내' (어쩌면 2장에 언급되고 잠깐 등장한 여인) 가 그 며칠간 집을 나온 사실을 추궁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 함께 한다.
아내는 젊은 여자 (어쩌면 1장의 딸이자, 2장의 누나) 와 청년과 함께
아파트 공원에서 만난 사이이며 세상과 사람 사이의 관계맺음이 미숙한 공통점 때문에
며칠간을 청년이 일하는 이곳에서 먹고 마시며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며 보내고 있다.
자신의 원치 않은 삶과 실망스런 세상 때문에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아내의 결심은
남편의 세상에 대한 야망과 맹목적인 도리, 사랑이 아닌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한 출산개념과 강렬하게 충돌한다.
서로를 자극하고, 조롱하는 동안 부부 생활과 무언가 뒤틀리고 빼앗긴 현대의 삶이 드러난다.
그 즈음 화장실에 들어간 젊은 여자는 아이를 낳고 나서...





<기획의도>

극단 竹竹의 <붉은 매미>는 사건 자체의 재연이 목표가 아니라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환경, 세대의 틈바구니에 끼인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억눌린 현실, 감추고 있는 감정들을 통해 현대 인간의 잘려나간 정신 단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인간은 늘 어딘가를 떠돌며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어 하지만 세상과 관계 맺기는 늘 요원함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 속해 있는 이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세대를 막론한 부재감에 관한 이야기
언어 중심의 연극성을 다시금 불러오다


극단 竹竹의 <붉은 매미>는 연극의 힘을 되짚어보고 연극성의 고유한 특성 확대를 통해 진정성 있는 무대와 그를 통한 문화 향유와 세상 읽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공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대본, 텍스트를 강화하여 연극 분야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배우가 말하는 대사, 즉 언어를 중심으로 한 연극성을 다시금 불러오게 하고자 한다.






<연출가 소개>

김낙형.jpg
 출처:연극in


연출가 김낙형

극단 76에서 시작된 그의 연극 활동은 혜화동 1번지 3기 동인, 극단 竹竹(죽죽)의 창단까지 쉼 없이 이어져왔다. 대담한 해체와 표현은 평론가들과 관객들로 하여금 그를 주목하게 만들 었으며, 최근 이뤄진 다양한 극작, 연출 작품들은 그가 실험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일상의 드라 마와 현대적 삶의 면면을 세심하게 살피는 데에도 역량을 가졌음을 보여 준다.

<지상의 모든 밤들>, <나의 교실> 과 더불어 <맥베드>의 카이로국제연극제 대상까지 한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우수함과 열정을 인정받았다. 이후 <밤의 연극>, <토란-극>, <붉은 매미> 등 현대극에 대한 계속되는 노력으로 여전히 자신과 극단의 세계를 확장하는 중이다.





<연출노트>

붉은 매미 5.JPG
 

뉴스나 흔한 가십기사의 내용을 가져와 극을 창작한 작품인데 그 동시대성은 느껴지게하되 그 사건의 내용을 줄거리나 주제로 삼지 않고 그 이면의 따져볼 수 없는 시스템과 논리, 그리고 그것으로 살아가는 인간들과 사회의 허상과 황폐함을 다루고자 한다.

인물들은 각자 부조리한 상황 속에 걸려든 매미처럼 고독, 불안, 부재감 등의 신경증적인 태도 를 보이며 상대한테 혹은 자신한테 억눌린 분노를 언쟁과 조롱 등의 대화 형식으로 연기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언어 중심의 연극성을 시도해 본다.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이 낮처럼 훤한 신도시의 곳곳에서 잠시 머물렀다 떠나야 하는 장소에서 너무 멀리 나온 사람들처럼 안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무대는 그러한 도시의 장소를 미니멀하게 옮겨 와서 순발력 있게 변화되면서 동시에 현대의 밝음 속에 생명 없음과 막연함을 위한 장으로 볼거리와 연극공간을 구현해낸다.





붉은 매미
-고독한 소년, 고립된 소녀-


● 공연명 : 연극 <붉은 매미>

● 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

● 기간 : 2017.06.29 (목) ~ 07.09 (일)

● 공연시간 : 평일 20:00 / 토요일 15:00, 19:00 / 일요일 15:00 (월요일 공연없음)

● 관람료 : 전석 30,000원

● 관람연령 : 17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10분


예매





● 제작 : 극단 竹竹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공연문의 : 컬쳐루트 010-2809-8123





<상세설명>

웹상세_붉은매미_700.jpg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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