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I like it! 좋아하는 거 있어요? [문화 전반]

아이유가 말하는 좋아하는 것
글 입력 2017.04.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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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유가 얼마 전 컴백을 했죠? 선 공개했었던 밤편지와 사랑이 잘(With 오혁)이 수록된 정규4집 [Palette]을 들고 2년 만에 나타났습니다. 모든 음악 차트를 점령한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노래가 나온 후로부터 매일 [Palette] 앨범 전체를 반복 재생해서 듣고 있답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며,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곡은 타이틀곡 Palette입니다. 아직 들어보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들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들어는 보았지만 아이유가 무슨 이야기를 담아 냈는지 가사를 들여다 보지 않으셨다면 지금 함께 들여다 봅시다.





이상하게도 요즘엔
그냥 쉬운 게 좋아
하긴 그래도 여전히
코린 음악은 좋더라
Hot Pink보다
진한 보라색을 더 좋아해
또 뭐더라 단추 있는
Pajamas, Lipstick
좀 짓궂은 장난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좋아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 단발이 좋아
하긴 그래도
좋은 날 부를 땐 참 예뻤더라
오 왜 그럴까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해
그림보다 빼곡히 채운
Palette,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미워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권지용 랩 부분)
어려서 모든 게 어려워
잔소리에, '매' 서러워
꾸중만 듣던 철부지, '애'
겨우 스무고개 넘어
기쁨도 잠시 어머?!
아프니까 웬 청춘이래

지은아 오빠는 말이야
지금 막 서른인데,
나는 절대로 아니야
근데 막 어른이 돼
아직도 한참 멀었는데
너보다 다섯 살 밖에 안 먹었는데
스물 위, 서른 아래.
'고맘때' Right there
애도 어른도 아닌 나이 때
그저 '나'일 때
가장 찬란하게 빛이 나
어둠이 드리워질 때도 겁내지 마
너무 아름다워서 꽃잎 활짝 펴서
언제나 사랑받는 아이. YOU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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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나요? 그냥 뭐 좋아하는 거 말하고, 별 애기가 없다구요? 네, 맞습니다. 아이유는 이 곡을 통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고 있답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이라며 자신을 알아가고 있음을 노래에 담아낸 것입니다. 25살의 그녀는 여전히 코린 음악이 좋긴 하지만 쉬운 게 좋다고 합니다. 또 단추 있는 파지마, 립스틱, 진한 보라색, 단발과 팔레트,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아이유는 이러한 것들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감과 동시에 이 음악을 듣는 우리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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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아이유의 25살의 앨범인 이번 [Palette]을 이야기하면서 그녀의 23살의 앨범 [CHAT_SHIRE]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앨범은 수록곡 ZeZe의 가사와 관련된 논란과 뮤직비디오, 화보 등에 전체적으로 얽힌 로리타 논란을 겪었습니다. 저는 물론 아이유가 로리타와 같은 부분을 담아내려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중들이 비판을 하고 거부감을 느낀 만큼 표현의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나 의문을 품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다룰 주제와는 다른 이야기 이므로 잠시 뒤로 하고, [CHAT_SHIRE] 앨범의 타이틀 곡 스물셋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봅시다.





I'm twenty three
난 수수께끼 (Question)
뭐게요 맞혀봐요

I'm twenty three
틀리지 말기 Because
난 몹시 예민해요
맞춰봐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

얄미운 스물셋
아직 한참 멀었다 얘
덜 자란 척해도
대충 속아줘요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아 알겠어요 난 사랑이 하고 싶어
아니 돈이나 많이 벌래
맞춰봐

어느 쪽이게?
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여우인 척, 하는 곰인 척, 하는 여우 아니면
아예 다른 거

어느 쪽이게?
뭐든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Check it out

겁나는 게 없어요
엉망으로 굴어도
사람들은 내게 매일 친절해요

인사하는 저 여자
모퉁이를 돌고도 아직 웃고 있을까
늘 불안해요

(휴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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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가요? 이번 곡 Palette와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아마 이때의 아이유는 참 복잡한 심정의 시기였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수수께끼’라고 칭하며 속마음과는 다른 표정을 짓는 일은 간단하다며 맞춰보라지만 사실은 자신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또 색안경에 비춰지는 일은 익숙하다 말하지만, 인사하고 지나간 저 여자가 모퉁이를 돌고도 웃고 있을지 불안해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헷갈려 하며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그녀의 스물셋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한 이상한 나라의 챗셔 고양이처럼요.


  아이유는 앨범을 내지 않았던 약 2년의 시간 동안 줄곧 콘서트를 해왔습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노래로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주는 팬들과 많이 만나고 소통해온 것입니다. 이렇게 23살의 곡과 25살의 곡을 비교함으로써 뚜렷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성장은 그 2년의 시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장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낸 것이지요. 곡에 피쳐링을 한 권지용의 말처럼 그저 ‘나’일 때 가장 찬란하게 빛이 난 것입니다. 이번 곡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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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유를 보니 나이가 든다고 서둘러 어른이 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나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이력서에 써서 내는 ‘장점, 취미, 특기’와 같이 경직된 것들 말고 아이유처럼 ‘단추 있는 파자마’나 ‘반듯이 자른 단발’과 같은 것들을 찾아내는 거 어떨까요? 찾다 보면 진정한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음, 필자인 저는 연보라색과 고양이를 참 좋아해요. 또 새벽 2시와 3시 사이에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독자분들은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작고 사소한 것도 좋아요. 오늘 하루가 다 가기 전에 아이유의 Palette를 들으며 고민해 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세요.







이미지 출처: 아이유 Palette, 스물셋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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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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