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記

#01
글 입력 2017.01.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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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 그리고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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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흰 백 : 1. 희다 2. 깨끗하다
3. 분명하다(分明--), 명백하다(明白--) 4. 진솔하다


 일러스트레이터 '白, 하양'. 그리고 뒤따르는 하얀 강아지의 모습. 본명도 중요하지만, 특히나 예명이나 별명은 한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정체성을 상징하고 타인의 기억에 자신을 새기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학창시절을 지나 2015년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로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바로 나의 두 번째 이름을 정하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부여받는 본명에 어떤 소망이나, 포부를 담듯이.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 스스로 지어주는 이름인 만큼 꽤나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 정하게 된 白, 하양이라는 이름과 하얀 강아지. 강아지를 내 2의 이미지로 사용한 건 다른 이유보다 94 개띠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그리고 실제로도 성격이 犬 같기도 하다. 나쁜 의미보단 좋은 의미로.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는 친화력이나 잘 웃는 얼굴 그리고 조금 작은 키. 개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자 뒤따라 오는 백구니 황구니 색이 떠올랐다. 다양한 색 중에서도 나와 가장 비슷한 흰 색을 골랐고, 白이라는 이름까지 정하게 되었다. 하얀 색. 깨끗해서 그만큼 빛나고 반대로 물들거나 상하기도 쉬운 색. 그림을 그릴 때면 늘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까를 고민한다. 매번 새로운 도화지에 무언가를 그려넣듯이. 그 이야기는 대부분 나에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속임보다는 솔직함이 묻어난다. 하얀 만큼 감정에 쉽게 물들기도 한다. 그래서 자주 흔들리고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그 색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서야 흰 색으로 돌아간다.





記 기록할 기 : 1. 기록하다(記錄--) 2. 적다, 쓰다
3. 외우다, 암송하다(暗誦--) 4. 기억하다(記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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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하는 일은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하였다. 어쩌면 누구나 그 시기엔 자의든 타의든 '일기'를 적었을 것이다. 순수하게 하루 기록의 의미도 있지만 방학숙제나 매일 선생님의 검사 때문에 의무적으로 적기도 하는 그런 기록들. 자의로 적은 일기도, 타의로 적은 일기도 모이면 꽤 많은 양이 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 들춰보면 내가 잊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다. 나또한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매일 일기를 적었고 그걸 그림으로 표현하는 때도 많았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글로 기록하는 일은 뜸했지만. 대신 그림으로 그걸 대신했다. 그러다 대학생이 되면서 그림을 그리는 나의 이유를 찾다보니 기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단순히 보기 좋고 예쁜 그림도 좋지만 그보다도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 좋았다. 보여지기 위한 그림을 그릴 때보다도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그림으로 기록할 때 뿌듯함을 느끼면서 점차 명확하게 내 그림의 방향과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15년도부터 그런 그림들을 모아 '白記'라고 명칭했다.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 내가 본 사물, 음식 아니면 보고 온 연극, 영화 등등. 다만 '白記'의 남다른 점이라면. 일기는 기록하고 혼자만 보는 이야기라면. 나의 기록은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소통의 매개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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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 하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1년, 무작정 기록하고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록들이 두서 없이 중구난방으로 아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건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갈무리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 기록들은 나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나만 느끼고 만족하는 걸로 끝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후반부터는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 점차 더욱 더 '白, 하양' 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인 나의 색이 더욱 더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白記'를 들춰보기 전에 하양, 그리고 기록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이제부터 이어질 이야기들은 하양이라는 한 사람이 보여주고 싶은 기록들이다. 그 기록들은 예쁘기도 하고 혹은 음울하기도 하다. 다만 단순히 이렇다, 하고 넘어가기보단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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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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