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페스티벌의 시즌이 돌아왔다.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다. 조금씩 두꺼워지던 옷들을 벗어두고 싶어지는 계절, 어김없이 페스티벌 시즌이 돌아왔다. 5월의 한강부터 8월의 전주 들판까지, 대형 야외무대부터 취향 짙은 소규모 큐레이션까지, 어떤 음악과 함께 이번 계절을 보낼지 미리 그려볼 시간이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2026.05.22 (금) - 05.24 (일) / 서울 · 올림픽공원
18년째 이어지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이 올해도 올림픽공원으로 돌아온다.
이름은 '재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로 진화해 왔다. 재즈의 살아있는 전설 허비 행콕(Herbie Hancock), 팝과 소울, R&B를 종횡무진하는 자넬 모네(Janelle Monáe)를 비롯해 혁오, 실리카겔, 에픽하이, 백예린까지 총 60팀이 3일간 무대를 채운다.
22일(금)에는 자넬 모네, 아투로 산도발(Arturo Sandoval), 세븐틴의 DxS 도겸X승관, 씨엔블루, 장범준 등이 무대에 오른다. 23일(토)에는 에픽하이, 백예린, NCT 태용&해찬, 존 바티스트(Jon Batiste), FKJ 등이 이름을 올렸고, 마지막 날인 24일(일)에는 허비 행콕, 혁오, 실리카겔, 오브 몬스터즈 앤 맨(Of Monsters and Men)이 대미를 장식한다.
PEAK FESTIVAL 2026
2026.05.23 (토) - 05.24 (일) / 서울 · 난지한강공원
2022년 출범한 PEAK FESTIVAL은 어느새 초여름 한강 풍경을 대표하는 페스티벌 중 하나가 됐다. 난지한강공원을 배경으로 스탠딩 존과 피크닉 존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구성은 이 페스티벌만의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올해도 라인업 공개 전 블라인드 티켓이 빠르게 매진되며 기대감을 입증했다.
23일(토)에는 넬(NELL), SPYAIR, 쏜애플, 이디오테잎, QWER, 솔루션스, 극동아시아타이거즈, 정우, 김승주, 레트로리론 등이 무대에 오른다. 24일(일)에는 자우림, 10CM, FT아일랜드, 기현, 로맨틱펀치, 바이바이배드맨, 리도어, ONEWE, 신인류 등이 출연한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
2026.05.30 (토) - 05.31 (일) / 서울 · 문화비축기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뷰민라'가 가장 큰 변화를 선택했다. 매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던 페스티벌이 처음 문화비축기지로 무대를 옮긴 것이다.
산업 시설을 재생한 공간 특성을 살려 기존 피크닉 중심 관람 대신 스탠딩 공간을 대폭 확대했고, 새롭게 마련된 'FLOOD in the Cave'에서는 동굴 같은 실내 공간에서 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단순한 기념을 넘어, 새로운 20년을 향한 방향 전환처럼 읽히는 변화다.
30일(토) 헤드라이너로는 LUCY와 N.Flying이, 31일(일)에는 AKMU(악뮤)가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 밖에도 소란, 장기하, 카더가든, 너드커넥션, 원필, 옥상달빛, 까치산, 페퍼톤스, 터치드 등 '뷰민라다운' 이름들이 이틀을 채운다.
ASIAN POP FESTIVAL 2026
2026.05.30 (토) - 05.31 (일) / 인천 · 파라다이스시티
한국 인디 음악 씬의 대표 기획 공연 'Asian Pop Stage'에서 출발한 페스티벌이다. 2017년부터 Cero, Phum Viphurit, Ichiko Aoba, YONLAPA 등 아시아 각국의 아티스트를 국내에 소개해 온 흐름이 올해 더 큰 규모의 페스티벌로 확장됐다. 파라다이스 문화재단과 APF 컴퍼니가 함께 만드는 이번 행사는 컬처 파크, 파라다이스 스튜디오, 클럽 크로마, 라이브 뮤직 라운지 루빅 등 파라다이스시티 곳곳을 무대로 활용하며, 지리적·문화적 다양성을 음악으로 연결하겠다는 기획 의도가 라인업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30일(토)에는 김뜻돌, 김창완밴드, Thee Marloes, 리도어, 봉제인간, 세이수미, 이날치, 전진희, YONLAPA, Quruli, KID FRESINO (Band Set), Taeko Onuki, Hakushi Hasegawa, Hi-Fi Un!corn, Otoboke Beaver, 심아일랜드 등이 무대에 오른다. 31일(일)에는 선우정아, 크라잉넛, Sunset Rollercoaster, Deerhoof, Sunny Day Service, Homecomings, Ichiko Aoba, Ginger Root (Solo Set), 아도이, STUTS, 파란노을, 노이즈가든, 브로콜리너마저 등이 이어받는다.
양일 모두 자정을 넘기는 CHROMA MIDNIGHT DJ 세트까지 준비돼 있어 밤 깊게 이어지는 흐름도 특징이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6
2026.06.12 (금) - 06.14 (일) / 강원도 · 철원군 고석정 일대
DMZ와 맞닿은 철원에서 열리는 피스트레인이 올해로 7회를 맞는다.
이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노 헤드라이너' 정책으로, 특정 이름에 무게를 싣기보다 8개국 30팀을 동등한 위치에 세운다. 올해 슬로건은 '인간활동(人間活動)' "잘 살아있음이 곧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닉 유스(Sonic Youth)의 서스턴 무어(Thurston Moore)가 이끄는 Thurston Moore Group, 일본 밴드 tricot, Mildlife, 페퍼톤스, 신인류, 인순이, 전자양, 차승우와 사촌들 등 국내외 다양한 뮤지션들이 이름을 올렸다. 개막 전야인 12일 저녁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피스트레인 올스타즈'가 열리고, 마지막 날 오전에는 노동당사 옆 뜰에서 한정 인원을 대상으로 한 스페셜 스테이지도 진행된다.
2026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2026.06.20 (토) - 06.21 (일) / 서울 ·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을 활용하는 마지막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사 일정 조율 끝에 어렵게 성사된 만큼, 익숙한 잔디 위 풍경을 다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올해는 처음으로 전 연령 관람 방식으로 운영되어, 아이 손을 잡고 찾는 가족 단위 관객들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20일(토)에는 잔나비, 실리카겔, 씨엔블루, 정승환, 소수빈, 리도어, 원위, 몬스타엑스 기현, 쏜애플, 극동아시아타이거즈, 공원, 데카당, 윤지영이 출연한다. 21일(일)에는 십센치, 홍이삭, 권진아, 데이먼스 이어, 윤마치, 토카이, 몬스타엑스, 산다라박, 이창섭, 데이브레이크, 소란, 키비츠, 하입프린세스, 아이덴티티, 하츠웨이브, AxMxP가 무대에 오른다.
야외 88잔디마당과 실내 라이브 아레나를 한 장의 티켓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페스티벌만의 매력이다.
SOUNDBERRY FESTA' 26
2026.07.18 (토) - 07.19 (일) / 일산 · KINTEX
2014년 시작해 10년을 넘긴 사운드베리 페스타는 여름 실내형 페스티벌의 대표주자다. 여름 뙤약볕을 피해 실내에서 쾌적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지난해 양일간 3만 명을 동원하며 여름 실내형 페스티벌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올해는 온몸으로 체감하는 음악 이라는 포부를 가지고 시청각을 넘어 공간과 현장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몰입을 순간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2차 라인업까지 공개된 상태로, 한로로, 멜로망스, 씨엔블루, 극동아시아타이거즈, 하츠웨이브(hrtz.wav), 오월오일, 최유리, 캔트비블루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추가 라인업은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ONE UNIVERSE FESTIVAL 2026
2026.07.25 (토) - 07.26 (일) / 장소 추후 공개
카 컬처 브랜드 Peaches.가 주최하는 ONE UNIVERSE FESTIVAL이 올해도 열린다.
지난해 찰리 XCX와 찰리 푸스를 동시에 섭외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올해 역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공개된 헤드라이너는 The xx와 Turnstile로, The xx는 2009년 데뷔 앨범을 통해 인디 음악계에 미니멀리즘 사운드의 흐름을 만들어낸 영국 3인조 밴드다. 올해 코첼라, 후지록, 프리마베라 사운드 등 세계 주요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번 공연은 8년 만의 한국 무대다.
25일(토) 헤드라이너와 추가 라인업, 정확한 개최 장소는 추후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6.07.31 (금) - 08.02 (일) / 인천 · 송도달빛축제공원
국내 최장수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는 이제 '록'이라는 이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장르의 경계를 꾸준히 넓혀온 덕분이다. 올해 역시 3일권 얼리버드 티켓이 오픈 직후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라인업 가운데 해외 이름들이 특히 눈에 띈다. 트립합이라는 장르를 사실상 정립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결성 40주년 기념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처음 한국 무대를 밟는 픽시즈(Pixies), 그리고 사이키델릭 그루브와 이국적인 사운드로 전 세계를 매료시켜 온 크루앙빈(Khruangbin)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픽시즈의 'Loud-Quiet-Loud'로 대표되는 전개 방식은 너바나, 라디오헤드 등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남겼고, 'Where Is My Mind?' 같은 대표곡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된다. 국내 라인업도 탄탄하다. 혁오, 실리카겔, 장필순, 심아일랜드, 세이수미, 봉제인간, 극동아시아타이거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약 7년 만에 펜타포트로 돌아오는 술탄오브더디스코의 복귀 역시 반갑다.
2026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JUMF)
2026.08.14 (금) - 08.16 (일) / 전주 · 전주대학교 축구장
전주MBC가 주최하는 호남 최대 규모의 야외 음악 페스티벌로, 올해 11회를 맞는다. 'Ultimate'라는 이름처럼 록, 힙합, 인디, 발라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장르 구성이 특징이고, 무대 앞을 가득 채우는 물대포와 자원봉사자들의 물총 세례, 워터터널까지 더해지며 한여름 야외 페스티벌 특유의 해방감을 만들어낸다.
라인업 없이 오픈된 블라인드 티켓이 당일 매진됐을 만큼 관객 신뢰도 역시 높다. 1차 라인업은 5월 19일 정오에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공개와 동시에 얼리버드 티켓 예매도 시작된다.
주요 공연은 전주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2026.09.05 (토) - 09.06 (일) / 인천 · 파라다이스시티
홍대 라이브 공연장 롤링홀이 주최하는 페스티벌이다. 지난해 롤링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처음 열렸고, 올해 두 번째 개최를 맞는다. 플래닛 스테이지, 캠프 스테이지, 브리즈 스테이지, 크로마 스테이지, 버스킹 스테이지까지 총 5개 실내외 스테이지에서 약 70팀이 양일간 공연을 펼친다.
5일(토)에는 YB, UVERworld, 씨엔블루, 장범준, 쏜애플, 어반자카파, 적재, 원위, 디어클라우드, 솔루션스, 심아일랜드 등이 무대에 오른다. 6일(일)에는 김준수(XIA), 체리필터, 국카스텐, ZUTOMAYO(즛토마요), 페퍼톤스, 데이먼스 이어, 김나영, 심규선, 드래곤포니, 네모필라(NEMOPHILA), 박혜원 등이 함께한다.
특히 일본 밴드 ZUTOMAYO의 국내 페스티벌 첫 출연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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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마다 분위기는 모두 다르다.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느긋하게 음악을 듣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실내의 시원한 공기 속에서 사운드에만 몰입하고 싶은 날도 있다. 평화의 메시지 앞에서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있고, 아시아 각국의 밴드들이 한 무대 위에서 교차하는 순간을 보고 싶을 때도 있다.
다가올 계절은 어느 때보다 취향의 선택지가 넓다. 어떤 무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2026년의 역시 전혀 다른 얼굴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