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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누군가를 더 잘 알고 싶을 때 찾아볼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팬의 마음도 그렇다. 더 깊게 알고 싶을 때 다양한 작품이 있다면 우리를 더 강렬하게 이끈다.

 

한로로의 음악을 들을 때면 늘 여리지만 단단한 새싹의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우리의 숨겨진 마음들을 당돌하게 노래해주는 모습이 만화 속 캐릭터 같다.

 

소개 할 <자몽살구클럽>은 올해 8월에 발매한 <자몽살구클럽> 앨범과 같은 세계관을 가진 한로로의 소설이다. 음악과 연결 된 소설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팬으로 다가가려는 나에게 매우 매력적이고 신선함이었고, 문제집과 해설지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앨범을 들을 때마다 시각적인 장면이 스쳤기에, 소설 속에 앨범의 어떤 감정선이 숨어 있을지, 더 밀도 있는 서사가 있을지 기대 되었다. 한로로를 더 좋아하고, 음악을 더 이해하기 위해 <자몽 살구 클럽> 속으로 직접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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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도입부는 한로로의 앨범의 첫 곡 〈내일에서 온 티켓〉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 음악을 들으며 떠올랐던 장면이 글 속에서 재현되는 순간, 잘 된 영화화를 보듯 설렘이 커졌다. 마치 음악과 소설이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서사를 완성해가는 느낌이었다.

 

 
무엇 때문에 죽고 싶어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 p.16
 

 

이 책은 ‘살아가는 이유’를 찾으려는 '자몽 살구 클럽' 동아리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 서로를 통해 그 이유를 발견해가는 이야기다.

 

소설 속 아이들의 담담한 시선은 오히려 큰 울림을 주고, 타오르게 꿈을 꾸고 소망하는 모습은 누구보다 아름답다. 차곡차곡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간다.

 

이 작품의 큰 매력은 비유 가득한 표현들이 조용히 찌르며 남기는 잔상이다. 읽고 난 후에도 오래 머무르는 문장이 많았는데, 그중 기억에 남은 문장들을 소개하고 싶다.

 

 
나는 우리를 닮은 씨앗들이 어른들에게 걸리지 않고 여름 공기를 마실 수 있기를 속으로 바랐다.”
 
“오늘까지의 기억을 양분 삼아 묵묵히 자라난다면 보현 언니는 얼마나 멋진 감독이 되어 있을까.”
 
“설렘이 큰 나머지 여름의 깡패짓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런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녀들이 살아갈 이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결국 서로의 존재라는 것.

 

꿈을 꾸기 위해,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고 지키기 위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절실한 마음이 네 명의 인물 사이에서 잔잔하게 흐른다.

 

현실과 고군분투하며 찬란하게 버티는 아이들을 보고 난 뒤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우리는 더욱 살아야 한다.

 

가혹한 세상 속에서 흔들리고 지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함께 행복을 만나고 싶은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내려 발버둥 치는 일은, 초라한 몸부림이 아니라 간절하고 찬란한 행동이다.

 

내가 살아가는 것은 누군가의 바람이자 소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역시, 모르는 사이에 자몽 살구 클럽에 함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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