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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우리는 마음속 어딘가에 꺼내기 어려운 돌을 품고 살아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지만, 그 웃음 뒤에는 말하지 못한 피로와 외로움이 숨어 있다.

    

이토록 힘든 세상 속에서 어쨌든 살아가야 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을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지치고 버거운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도 작고 따뜻한 것들을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

 

나부터 해보자면 오늘 아침 7시 30분, 출근길의 골목을 지나고 있는데 누군가의 집에서 나는 알람 소리를 들었다. 따르릉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들으니 누군가의 아침 시작되겠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들을 땐 신경만 건드리던 소리가 막상 또 밖에서 들으니 귀엽게 들리기도 해서 좋았다.

 

그리고 골목골목에서 나오는 모두에게 동질감이 들어 괜스레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친 뒤 씩씩하게 걸어가니 맑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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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작고 소중한 행복들을 찾는다.

 

행복을 거창하게 쫓기보다 지금 내 선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찾아 큰 꽃다발처럼 만든다. 가을 아침의 맑은 공기, 유리잔 사이로 들어오는 빛 속 작은 무지개, 길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들꽃들, 옥상에서 들리는 반가운 풀벌레 소리. 그런 곳에다 마음을 둔다.

 

물론 세상이 늘 따뜻하지만은 않다. 우울은 끝없이 전염된다. 이야기해봤자 타인에게 우울을 쏟아낼 뿐이라 감정을 가진 존재로서,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힘든 상황에서도 위로가 되는 것들이 있다. 나와 비슷하게 힘들었던 사람들 서로 힘듦을 나눠 말하고 위로하는 순간들 근데 그 사이에는 감정 교류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내 우울을 쏟아낸다는 건, 그 사람에게도 우울의 무게를 나누는 일이다. 그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내 힘듦을 털어놓지 않는다.

 

그건 비밀이 많다기 보다, 오히려 따뜻한 배려다. 감정을 들어주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쓴다. 우리는 인공지능처럼 바로 답을 줄 수 없기에, 말을 어떻게 전해야 상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지, 그 고민과 진심이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정한 사람들을 동경하고 그런 점을 존경한다.

 

그들의 말은 가볍지 않고, 조용히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든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에게 몇 시간 동안 나의 힘듦을 쏟아내는 건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발산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서로의 삶을 지켜봐 온 친구에게 건네는 한마디는 다르다. 그건 신뢰의 언어이자, 마음이 닿는 대화다. 그 안에는 진짜 위로가 있고, 함께 이겨낼 힘이 있다.

 

그럼에도 결국 나를 구할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가 대신 내 삶을 살아줄 수도, 내 상처를 온전히 치유해 줄 수도 없기 때문에.

 

하지만 타인에게 다정함을 배워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다정해질 수는 있다. 스스로를 미워하기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곳에 마음을 내려두며 매일 조금씩 시선을 채워가는 게 그게 나를 우울에서 꺼내는 가장 현실적이고 단단한 방식이었다.

 

다정함은 단순히 착한 성격이 아니다. 세상을 비관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의지’다. 다정한 사람은 자기 안의 상처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 상처를 타인에게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 그들의 내면에는 단단한 뿌리가 있는 것 같다.

 

그 뿌리에서 자라난 다정함은 또 타인에게 스며들고,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변화해 갈 거라는 한 움큼의 희망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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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모두가 아무리 살기가 힘들어도 우울과 비관에 물들기보다, 조금은 다정한 곳에 시선을 두고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가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다정한 시선들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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