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에 케이팝 죽돌이라고 불릴 만큼 케이팝을 사랑했다. 열혈 ARMY로써 열심히 덕질을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에서 20살이 되고 나서, 대학교 낭만을 이뤄보고 싶어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것이 내 음악 취향을 바꾸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 케이팝, 외적인 음악을 듣고 좋아하던 소녀는 이제, 소리의 풍성함을 좇는 어른이 되었다. 이렇게 밴드부 낭만을 이루다 보니 내 귀는 점차 밴드 사운드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밴드 세션들이 만들어내는 그 풍성한 사운드를 사랑하게 되었다.
귀를 찌를듯한 소리지만 다채로움을 더해주는 일렉 기타, 묵직하게 음악의 무게를 잡아주는 드럼, 멜로디로 박자를 구현해내는 베이스와, 어떠한 소리도 되어줄 수 있는 키보드까지. 이제 더 이상은 밴드가 아닌 음악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질 것만 같다.
이제 밴드 사운드로 빠진지 어느덧 3년차가 되어가는데, 플레이리스트에 담겨져있는 음악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싶어 이번 글을 준비했다.
웅장하고, 전진하고 싶을 때 듣는 음악
불시 - 터치드
이 노래는 웅장을 단어로 표현한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강력하게 들려오는 피아노 멜로디, 후렴구에 나오는 보컬 윤민의 강력한 힘. 조화가 어우러져 ‘웅장’이라는 단어를 표현한 것 같다.
이 노래를 페스티벌에서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윤민이 리프트를 타고 위에서 고음을 내지르는데, 정말 그 공연장에 군림한 여왕 같았다. 그만큼 이 음악이 주는 힘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아직도 그 기억을 가지고 이 노래를 듣는다.
맘에 스친 말
이 종이 위에다
타오르는 불시 불시를 적어

못 죽는기사와 비단 요람 - 루시
이 노래를 듣는다면, 당장 뛰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귀를 찌르는 일렉기타의 소리와 달리는 듯한 박자가 마치 만화주인공 속 히어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무언가에 위축되고 작아진다면, 이 노래를 듣고 다시 앞으로 전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가사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보면 더 이해가 잘될 것이다. 멜로디도 정말 애니메이션 OST 같은데, 가사와 함께 듣다 보면 어느샌가 한 만화의 주인공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만 가
나의 모습처럼 난
흑연과 강철의 괴물이니까
외로운 괴로운 발걸음은
넌 없어도 되니까
없어야 하니까
시원한 여름을 노래한 것만 같은, 청순하고 밝은 음악
축배 - 유다빈밴드
축배라는 노래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곡이다. 처음에는 아무 관심 없이 듣고 있다가 기타 리프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찾아봤던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내가 바다를 달리고 있는듯한 느낌도 받게 되고, 대학교 캠퍼스를 달리면서 누비는 그런 풋풋한 청춘이 생각나는 노래이기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유다빈밴드의 항해를 매우 좋아하는데, 그런 비슷한 청순하면서도 밝은 노래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대학교 하이틴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손꼽아 세어보아도
새파랗게 칠한 하루를
붙잡지 않아도
내일은 우리를 속이지 않아

우주의 여름 - 라쿠나
라쿠나라는 밴드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Far Away라는 곡이지만, 너무 유명해서 좀 다른 곡을 소개해 보고 싶어 이 노래를 들고 왔다.
라쿠나가 노래하는 여름이 너무 취향이라 이 노래에 꽂혔다. 세션이 군대를 가서 아직은 현장 사운드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라쿠나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우연히 발견한, 콘서트를 가본 팬의 댓글을 보고 정말 공감했다. 바로 “라쿠나가 노래하는 여름을 듣다 보면 너무 몽환적이라서 다른 세계에 와있는 것 같다”라는 내용이었다. 우주의 여름 뿐만 아니라, 다른 노래들을 듣다 보면 라쿠나가 만들어내는 세계관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중에서도 이 노래가 가장 몽환적이고, 좋아서 이 노래를 가져와 봤다.
우리는 이 땅에
어울리지 않는 거야
별빛 너머로부터
너와 난 도망쳐 다닌 거야

파도혁명 - 음율
음율은 피차일반이라는 노래로 유명해진 밴드이다. 나도 그래서 음율이라는 밴드를 알고 있었는데, 밴드 선곡 회의를 하던 도중, 우연히 친구들이 낸 노래 중에 파도혁명이라는 곡을 발견했다.
일단 제목부터 “이건 완전히 내 취향이겠다”라고 생각하고, 바로 조용히 내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그러고 들어보니, 이게 웬걸. 완전히 내 취향인 노래를 찾았잖아? 가 되어버렸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파도가 예쁘게 치는 바다에 내가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이 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란을 일으켜
눈부신 널 보여줘
이 바다를 집어삼키자 아-
원래는 주제 4개를 준비했는데 쓰다보니 재잘재잘 길어진 것 같다. 나머지 두개의 주제는 다음 편에서 공개해보도록 하겠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남들이 모르는, 나만 알고 있던 플레이리스트를 집중해서 소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