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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파란색을 떠올리면, 청량함과 우울함이 함께 연상된다. 신기하게도 이 두 감정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파란색은 내 감정의 일부이기에 소중하지만, 때때로 비교 속에서 결핍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 감정마저 나의 일부지'하며 아픈 손가락처럼 애증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짙은 파란색이 서서히 옅어지는 과정이거나, 반대로 흐릿한 파란색이 점점 선명해지며 의미 있는 변화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청량함과 짙은 파란색 사이를 오가며 찬란하게 활동하고 있는 밴드 캔트비블루(Can’t Be Blue)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들의 이름에는 ‘우울하지 않은 행복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사는 다소 슬픈 마음을 담고 있지만 템포와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다. 이런 반전은 그들의 음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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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5일, 무신사 개러지에서 캔트비블루의 단독 콘서트 Drowning이 열렸다. Muddypuppyclub이 주관한 이번 공연은 밴드만의 독창적인 ‘파란색’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공연을 보기 전, 더욱 즐기기 위해 미리 곡들을 들어보며 어떤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했다.

 

캔트비블루의 음악은 단순히 청량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치 미소년의 감성을 배경으로 종이접기 같은 섬세한 사랑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들의 사운드는 음악에 맞춰 계속 변화하며 색채감 있고, 가사에서는 은유적이고 서사적인 요소가 돋보인다. 단순해 보이지만 치밀하게 구성된 음악 덕분에 ‘파란색’을 사운드로 구현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공연의 시작은 Sick of You로 열렸다. 시작과 동시에 공연장은 그들만의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R&B 기반의 그루브한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청량한 멜로디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서정적인 가사로 사랑 후 고요한 감정을 담은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음원과는 다른 라이브 버전으로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또한, JPOP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밴드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일본 아티스트 바운디(Voundy)의 곡을 커버하기도 했다. 이어서 ‘영원’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며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의 Always를 부르며 감성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단순히 그들의 음악을 듣는 시간을 넘어, 그들이 영감을 받은 음악 세계를 함께 공유하는 특별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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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마다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이 존재한다. 캔트비블루만의 훈훈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어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무대 위에서 그들은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음악과 관객에 집중하며 강한 음악적 에너지를 뿜어냈다.

 

우울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은, 누구보다 깨끗하고도 진한 아름다운 파란색을 선사했다.

 

음악이 주제가 될 때도 있지만, 음악이 주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캔트비블루는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사랑은 때로는 후회스럽고,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음악을 통해 전달하는 소중한 마음을 보면, 사랑이란 해볼 만한, 아름답고 귀한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랑이 전부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들은 음악을 통해 깊은 감정을 전달했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소년들이 들려주는 큰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캔트비블루는 다양한 색깔의 파란빛을 보여줄 것이다.

 

때로는 청량하게, 때로는 깊고 어둡게, 또 때로는 맑고 진한 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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