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 있던 Lp 턴테이블을 저번주 내 작은 자취방으로 옮겼다. 어떤 Lp를 새로 구매할까 생각하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의 Lp를 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고심해 고른 앨범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2020년 7월 발매된 8집 folklore.
folklore
설화 (folklore)라는 뜻을 담은 앨범명과 같이 수록곡들은 대체적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곡은 cardigan, august 그리고 betty이다.
이 세 곡을 유독 애정하는 데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연관되어있는 스토리텔링향 곡이라는 점. 세 곡은 소년 James, 그 소년과 사랑을 나눈 소녀 Betty, 그리고 James를 짝사랑한 소녀 A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등장인물의 이름은 테일러의 가장 친한 친구인 라이언 레이놀즈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세 자녀의 이름인 이네즈, 제임스, 베티에서 따왔다.)
cardigan : 소녀 A에 빠져 Betty를 떠나버린 소년 James의 이야기 (Betty의 시점)
august : A와 만났던 8월의 여름을 지나 Betty를 잊지 못한 James가 A를 두고가는 이야기(A의 시점)
betty : 시간이 흘러 Betty의 파티에 찾아와 용서를 구하는 James의 이야기(James의 시점)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이 세 곡을 차례대로 들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첫번째 곡, cardigan을 들어보자.
And when I felt like I was an old cardigan
Under someone's bed
You put me on and said I was your favorite
제목과 같이 Betty는 과거의 James와 자신의 사랑이 남긴 흔적들을 ‘침대에 널브러진 가디건’에 비유한다. 자신이 누군가의 침대에 내팽겨진 오래된 가디건처럼 느껴졌고, 그 가디건을 걸치며 소년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이라 말한다.
But I can see us lost in the memory
August slipped away into a moment in time
'Cause it was never mine
And I can see us twisted in bedsheets
August sipped away like a bottle of wine
'Cause you were never mine
'Cause you were never mine
Never mine
소녀 A에게 James와 나눈 8월의 사랑은 그저 한낱 여름밤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처럼 순식간에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그 여름의 결말을 어쩌면 소녀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름의 단 하루조차 자신의 것인 날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한번도 자신의 것이였던 적이 없기에 잃을 수 조차 없었고, 덧없는 희망을 믿었지만 결국은 소년의 마음 역시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었던 소녀의 단념이 절절하게 닿으며 마음이 아려온다.
If you kiss me, will it be just like I dreamed it?
Will it patch your broken wings?
I'm only seventeen, I don't know anything
But I know I miss you
마지막 betty에선 “I’m only seventeen, I don't know anything / But I know I miss you"라는 가사로 그의 미숙함과 솔직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James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던 자신을 보여주며, 후회와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테일러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가 겪는, 살면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을 배우는 상황에 대해 그린 곡이라고 밝혔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일을 망쳐버리기도 하는 장면들을 17살의 입장에서 말이다.
betty에서 James는 “난 17살이고, 어렸기 때문에 아무것도 몰랐어”라고 말하지만 cardigan에서 betty는 “난 어렸지만 모든 것을 알았지” 라고 말하는 점도 대조해서 들으면 좋을듯하다.
그래서 그들은
과연 그들의 마지막은 어떻게 되었을까? 복잡하고 엇갈린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 folklore에 담긴 3부작 로맨스는 열린 결말로 남는다. 얼핏 들으면 그냥 단순한 10대의 하이틴 곡이라며 가볍게 들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이 시리즈는 각자의 감정과 사랑의 초상을 투영하고 조우하게 한다.
folklore 3부작의 서사는 결국 사랑이란 단순히 완벽한 순간만이 아니라, 실수와 성장 속에서 더 깊어지는 감정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우리의 사랑을 대조해보며 다시 한 번 찬찬히 읊어 듣는 것을 권하고 싶다.
“The song is about a lost romance and why young love is often fixed so permanently within our memories”
이 노래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 우리의 기억이 풋사랑에 오랫동안 멈추어버리는지 그 이유에 대한 노래입니다.
- Talor Swift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