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올림픽

가장 최고의 예술은 휴머니즘일테니
글 입력 2024.08.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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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의 일이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동료들이 내게 묻는다. 혹은, 내가 동료에게 묻는다. "어제 올림픽 보셨어요?" 그러면 나는, 혹은 동료들은 말한다. "네, 어제 그 경기 진짜 대박이던데요?" 약간 당황스럽지만, 어쩐지 직장 내 나의 이미지가 '올림픽을 모두 챙겨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음, 솔직히 '다' 보진 않지만, 대부분의 경기를 모두 챙겨본다. 실시간으로도 보고, 리플레이 영상으로도 본다.

 

맞다. 나는 올림픽을 열정적으로 좋아한다.

 

올림픽을 왜 챙겨보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너무 재밌다. 이 '재밌다' 라는 표현에는 참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양 국가 간 팽팽한 경기로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긴장감, 아름다운 연기로 집중하게 되는 순간들, 극적인 반전으로 감동의 눈물을 선사하는 이야기 등이 모두 재밌다. 무엇보다도, 내가 올림픽에 나가는 것도 아닌데도 선수들의 표정과 땀방울에 몰입하게 되고, 경기가 끝난 후 여러 감정 속에서도 압박감이 사라진 듯한 얼굴을 보며 나만의 해방감을 느끼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오래된 올림픽에 대한 기억이라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박태환 선수의 물살 가르기, 장미란 선수의 '지구를 들어올렸다'는 비유의 바벨 들어올리기, 이용대 선수의 셔틀콕과 함께한 윙크 등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지독하게 싫어했지만, 올림픽을 보며 느꼈던 선수들의 열정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경기 관람만큼은 매우 좋아했다. 그 뒤로 하계 올림픽뿐만 아니라 동계 올림픽도 열심히 찾아보게 되는 취미가 생겼다.

 

항상 올림픽 시즌이면, 그리고 메달을 딴 경기가 송출되고 나면, 선수들의 비하인드가 들려온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은 선수들의 젊음과 청춘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리고 그 선수는 뇌리에 또렷하게 남아서 계속해서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청춘에 내 청춘을 함께 하며, 다시 한 번 열정을 불태워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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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땀방울 흘려가며 자신의 목표를 향한다. 경기를 하고 나면, 국적과 종목을 뛰어넘는 존중의 박수갈래를 서로 나눈다. 선수와 관중이, 선수와 선수가, 선수와 감독이, 등등. 겨루되 화합하는 것이 올림픽의 근원이며 휴머니즘일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아테네 올림픽의 개회식을 봤다. 어릴 때라 기억은 전혀 나지 않지만, 고대 올림픽 장면을 연출하는 무대가 인상깊었다. 저 시절부터, 개인이 살아서는 절대 세지 못할 시간동안 화합이라는 가치가 이어져 내려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저 당시에는 고대 그리스의 문화였겠지만 지금은 현대인의 축제가 된 만큼 모든 시대와 나라를 관통하는 가치로 화합은 아주 적절한 것인 거다. 따라서 화합을 통한 휴머니즘은 가장 아름답다. 휴머니즘이야말로, 사람이 빚어낼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이다.

 

올림픽의 모든 경기가, 올림픽의 폐회식 또한 끝났다. 메달을 딴 선수도 있고 따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인기 종목의 선수도 있고 비인기 종목의 선수도 있다. 메달을 땄지만 색에 따라 단의 위치가 달라진 선수도 있다. 확실한 건, 그들의 청춘은 그 모든 조건을 떠나 함께 빛나며 어우려졌다는 것이다. 그 빛이 주는 울림은 경기를 시청한 모든 공간에서 뜨거운 가치로 울려퍼졌을 것이다.

 

나는 비록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도 아니고, 운동을 심지어 잘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그들이 보여준 땀방울에 괜시리 운동을 시작해보았다. 한창 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놓아버린 운동의 도구도 찾았고, 새롭게 관심을 둔 운동도 생겼다. 나의 올림픽은 정신으로 계속 남아 새로운 땀방울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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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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