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을 사랑하는 어느 한 하객의 축사 – 다우렌의 결혼 [영화]

등장인물들의 진심 어린 꿈을 향한 열정만은 “진짜”다.
글 입력 2024.06.18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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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상상을 많이 하곤 한다. 나의 결혼식은 어떤 모양일까?

 

특히 친한 지인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웨딩홀을 걸어 나올 때면 내 심장도 같이 천장 위에 달려 흔들리는 샹들리에처럼 요동치곤 한다. 나도 저런 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맞이해야 하지.

 

결혼식은 정말 많은 사람의 축하와 격려를 받는 자리다. 앞으로 오순도순 잘 살기 바라는 마음과 이 길까지 걸어온 두 사람을 축복하는 날이다. 그래서 결혼식은 주인공뿐만 아니라 초대받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글은 ‘다우렌의 결혼식’에 초대된 ‘임주은’이란 하객이 쓰는 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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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렌은 아니 승주는 서울에 살고 있는 평범한 청년이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그렇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승주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갈치의 꿈”, 포기하지 않고 헤엄치는 갈치의 삶은 승주는 카메라를 통해 담고 싶었다.

 

생생한 갈치의 눈을 보면서 생명력을 느끼고, 그들의 의지를 보면서 다시 한번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의 꿈을 깨닫는 승주다.

 

이렇게 찬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승주지만, 이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그는 온갖 모서리에 부딪힌다. 다큐멘터리는 팩트가 생명이라고 믿어왔던 그가 가짜 결혼식을 거행하기까지 그는 참 많은 신념을 포기하면서 일에 매진했다.

 

이러한 승주와 주변 인물들을 보며 놀랍게도 나는 이 결혼식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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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혼식은 특별하다. 다큐멘터리를 위해 가짜로 제작된 ‘설정’이지만, 등장인물들의 진심 어린 꿈을 향한 열정만은 “진짜”였기 때문이다.


유라 감독의 삼촌인 게오르기는 오래전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살아온 고려인이다. 승주를 도우며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심어줄 따뜻한 배려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승주와 촬영 감독 영태를 친근하게 보살펴주는 장면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이 느껴졌다.

 

회사를 다니고, 학교를 다니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지만 다우렌의 결혼식에 초대된 이후 다시 한번 더 사람을 믿고 싶을 정도로 게오르기의 이타심은 진짜였다.

 

다우렌과 아디나가 서로를 오해해 말싸움을 하는 장면에서도 게오르기는 그들의 말을 번역하며, 그들이 대화할 수 있게 돕는다. 타인의 갈등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정을 나눌 줄 아는 사람, 이 결혼식을 있게 해 준 삼촌 게오르기에게 감사를 표하며 많이 배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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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혼식에 특별함을 부여해 준 그리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주인공인 신랑 다우렌, 승주와 아디나이다.

 

둘은 첫 만남부터 우호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엄마를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는 아디나를 승주는 못마땅하게 여겼으니까, 하지만 승주는 자신이 아디나와 얼마나 닮아있는지 깨닫지 못했었다. 양궁을 포기하고 현실을 택한 아디나와 다큐 감독을 꿈꾸지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지 못했던 승주, 이 둘은 매우 닮았다.

 

확실한 비전과 뜨거운 열정을 가졌지만 현실이란 바구니 속에 꿈을 억지로 끼워 맞췄던 둘은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서로의 진가를 알아봤다. 정확히 말하자면 둘의 꿈을 알아본 것 같다.

 

갈치의 눈처럼 다큐를 찍을 때 반짝이는 승주의 눈과 사랑하는 사람을 쓰다듬고 보살피는 따뜻한 아디나의 손이 합쳐서 “가짜”를 빙자한 “진짜 청춘의 삶”을 보여준 결혼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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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많은 사람들을 고대한다.

 

영화를 보면서 가벼이 웃어넘길 수 있는 부분도 많았지만 GV를 함께하며 임찬익 감독이 청년들의 열정을 얼마나 대단하고 거대하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따뜻한 영화였다. 영화를 본 후의 당신의 삶은 “가짜”가 아닌 “진짜 열정”에 맞춰 부지런히 굴러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를 사랑하는 그리고 살아가는 수많은 다우렌과 아디나들에게 이 영화, 결혼식을 바친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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