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열한 번째 들꽃영화상을 기다리며 [영화]

글 입력 2024.05.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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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매년 다양한 규모와 종류의 영화 시상식들이 개최되고 있다. 흔히 ‘대한민국 3대 영화상’으로 일컬어지는 대종상 영화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을 비롯하여, 부일영화상, 황금촬영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같은 유서 깊은 시상식들까지. 한 해 동안 공개된 영화들이 이루어낸 성취를 갈무리하고, 그 기쁨과 의미를 모두와 함께 나누는 다수의 행사들이 매년 대한민국 영화계를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있으니, 이보다 근사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다만 이처럼 화려한 시상식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영화계의 뿌리와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독립·저예산 영화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 시상식이 매년 개최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모양새다.

 

2014년부터 시작되어, 주류 영화 산업 바깥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영화인들을 꾸준히 조명하고 있는 ‘들꽃영화상’의 이야기다.

 


 

들꽃영화상?


 

[크기변환]들꽃.jpg

 

 

들꽃영화상은 평론, 번역, 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인물인 '달시 파켓'에 의해 탄생한 시상식이다. 2012년, 이정현 배우가 영화 <범죄소년>을 통해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영화 시상식으로부터 별다른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달시 파켓이 독립·저예산 영화들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기리기 위한 시상식을 직접 기획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는 독립영화는 들꽃처럼 그 종류가 다양한 것은 물론, 장미 같은 화려한 꽃들과 달리 어렵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혼자 싹을 틔우고 잘 자란다는 의미에서 상의 이름을 ‘들꽃영화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들꽃영화상은 그 이름에 걸맞게 들꽃과 같이 풍요롭고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수많은 영화와 영화인들을 매년 조명하며, 대한민국 독립영화계에 꾸준히 커다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11회 들꽃영화상


 

제11회 들꽃영화상 포스터.jpg


 

들꽃영화상과 함께 한국 독립영화계가 피워낸 들꽃의 흥취에 흠뻑 취해보고 싶다면, 요즈음보다 적절한 시기도 없을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다가오는 5월 29일 오후 6시, ‘제11회 들꽃영화상’ 시상식 진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시상식에는 <괴인>, <나의 피투성이 연인>, <너와 나>, <드림팰리스>, <비밀의 언덕>, <사랑의 고고학>, <절해고도> 등을 연출한 7명의 감독(이정홍, 유지영, 조현철, 가성문, 이지은, 이완민, 김미영)이 ‘극영화 감독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206: 사라지지 않는>, <물꽃의 전설>, <수라>, <어른 김장하>, <장기자랑> 등을 연출한 5명의 감독(허철녕, 고희영, 황윤, 김현지, 이소현)이 ‘다큐멘터리 감독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들꽃영화상 내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편, 들꽃영화상 후보작 및 수상작 상영회에 해당하는 ‘들꽃영화제’ 또한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들꽃영화상은 영화인들과 함께 한 해의 성과를 갈무리하는 시상식 행사뿐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 당해의 화제작들을 집중 조명하는 상영회 행사인 들꽃영화제 역시 주기적으로 함께 개최해 오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 들꽃영화제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7월 2일부터 6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역시 기회가 된다면 필히 방문해 보기를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

 

 

 

들꽃의 아름다움을 모두가 알게 되는 그 날까지


 

[크기변환]극장.jpg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훌륭한 영화들이 별다른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스크린의 뒤편으로 조용히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에 심히 안타까움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에 들꽃영화상과 같은 시상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창작가와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격려와 위로를 선사해 온 들꽃영화상이 부디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뚝심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2022년 들꽃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던 김태훈 배우의 수상 소감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해 보고자 한다. 들꽃영화상의 존재 의의를 가장 담백하면서도 근사하게 표현해 주었던 소감이 아닐까 싶다.

 

["꽤 많은 작품을 해오면서 아직도 불안하고 두렵고, 정말 들꽃처럼 외롭게 서 있다고 느낀다. 앞으로 들꽃처럼 더 진심으로 연기하고, 연기하는 나를 더 따듯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오늘 이 상을 통해 그런 격려를 해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 배우 김태훈(제9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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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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