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소원의 주인은 나야 - 위시 [영화]

글 입력 2024.01.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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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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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봐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를 보러 갔다. 언제나 그랬듯 뭉클했고 환상적인 디즈니만의 매력이 있었다.


영화 ‘위시’의 이야기는 주인공 아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샤는 매그니피코 왕이 다스리는 마법의 왕국 로사스에 살고 있다. 로사스 왕국에서는 매년 소원 성취식이 열린다. 국민들이 왕에게 자신의 소원을 바치면 왕이 각자의 소원을 구슬에 보관하다가 소원 성취식 때 랜덤으로 몇 명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행사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소원을 바친 후에는 자신이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조차 잊게 된다.


아샤는 100세가 된 할아버지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왕의 견습생이 되기 위해서 왕을 찾아간다. 그러다가 왕이 자신의 기준대로 들어주고 싶은 소원만 이루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구슬에 갇혀 평생 이루어지지 못할 소원들을 주인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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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영화에서 악역으로 비춰지는 매그니피코 왕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방식이 초반에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가장 간절한 소원이 언젠가는 아무런 대가 없이 이뤄질 수도 있다.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왕이 랜덤으로 이루어주는 소원이니 내가 죽도록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보다, 그냥 운이 안 좋아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덜 슬플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무슨 소원이었는지조차 모르니 상실감도 덜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매그니피코 왕이 다스리는 로사스 왕국은 꽤나 살기 좋아 보인다. 아무런 대가 없이 소원을 들어주는 이벤트에, 안전한 섬에서 왕의 보호 아래 지낼 수 있고, 살 곳과 먹을 음식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소원을 이뤄가는 과정이 정말 아름답기만 하다면 좋겠지만 이제 마냥 어리지 않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현실에 부딪혀 좌절된 소원이 얼마나 아픈지. 절실하게 노력해도 이뤄지지 않는 소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그래서 매그니피코 왕이 소원을 이루어주는 방식이 좋아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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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매그니피코 왕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고, 소원을 되찾으려는 아샤를 응원한다. 아샤가 매그니피코 왕에게 맞서서 사람들의 소원을 돌려주려고 애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아샤가 되찾아 온 소원을 되돌려 받은 사람들은 잊고 있던 꿈과 목표를 기억해 내고 행복해하며 꿈을 이루는 일을 시작할 생각에 설렌다고 말한다. 소원의 주체는 ‘나’여야 한다. 소원은 이루어지는 순간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내가 그 소원을 간절히 원하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모든 순간들이 모여 아름다운 열매 맺는 것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좌절하고 넘어지더라도 그 경험조차 온전히 나의 것이여야 한다. 아픈 과정이라도 내가 꿈을 이루려고 했던 노력들이 스스로를 더 성장하게 해줄 것이다.


디즈니가 이 영화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조금은 뻔하지만 다정한 응원이 아닐까. 현실에 찌들어버린 우리가 온전히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은 메시지이지만 그래도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눈부신 일인지 알려주고, 꿈을 가진 우리가 모두 별이라고 말해주는 이 영화가 좋았다.


처음에는 소원 성취식에서 소원이 이루어진 사람들이 좋아 보였지만, 정말 눈부시고 아름다워 보였던 건 그 사람들이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중한 '나의 소원'을 품고 다같이 한마음으로 노래하는 사람들이었다.

 

매그니피코 왕이 다스리던 로사스 왕국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삶을 살 수는 있어도 꿈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가슴 뛰는 설렘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 설렘이 우리가 꿈을 간직한 채 삶을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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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후 쿠키영상에는 피노키오의 ost인 'when you wish upon a star'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오랜만에 들은 멜로디라서 찾아본 가사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When you wish upon a star

별에 소원을 빌 때

Makes no difference who you are

네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Anything your heart desires

너의 마음이 원하는 건 뭐든지

Will come to you

네게로 올 거야.

If your heart is in your dream

너의 마음이 꿈속에 있다면

 

 

꿈을 꾸는 사람은 아름답다. 나도 언제 잊은건지 모를 내 소원을 구슬에서 꺼내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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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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