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망의 음악종합선물세트 - 문콘이 EP.10 + Outtro [문화 전반]

뮤지컬, 인디, K-POP, J-POP 골라가세요
글 입력 2024.01.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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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편하게 선정한 마지막 에피소드


 

자그마치 2년 만에 소개하는 문콘이 EP.10. 처음 작성한 장편 시리즈물이었기에 아쉽긴 하지만, 이번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문콘이를 보내주려고 한다. 전처럼 많은 콘텐츠와 닿아있기도 어려워졌고, 그동안 염려했던 소재 고갈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제는 문콘이가 아니더라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콘텐츠를 바라보려고 한다. 단지 호불호로 판단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견해를 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콘이는 무엇보다 편하게 선정한 콘텐츠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자주 들었거나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콘텐츠로 이루어졌다. 어찌 보면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콘텐츠라고도 볼 수 있겠다. 지금쯤 눈치챘으면 알겠지만, 마지막 문콘이는 음악으로 장식할 예정이다. 음악이란 뿌리로부터 콘텐츠에 대한 사랑이 자라난 만큼 이를 증명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럼, 지금부터 대망의 문콘이 EP.10을 시작하겠다.

 

 

 

#Musical

: 그게 나의 전부란 걸, You will be found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中 ‘그게 나의 전부란 걸’

 

 

난 널 위해 숨을 쉬고

널 위해서 사는 걸

그게 나의 전부란 걸

 

 

만약에 내게 다음 세상이 주어진 대도

난 그때도 너만 찾아 다닐 거야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낭만적이고 애절한 남녀 듀엣 넘버. 인우와 태희가 서로만을 위해 살겠다는 뜨거운 마음을 고백하는 넘버다. 인우가 태희와 이별한 후, 그녀를 닮은 현빈을 만나 다시 사랑할 미래를 암시하는 가사가 담겨있다. 실력이 보장되는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 간 작품인 만큼 어떤 페어로 들어도 좋다. 그들의 꿀 떨어지는 눈빛과 환상적인 화음에 집중하며 감상하길 바란다.

 

덧붙여 이러한 남녀 듀엣 넘버를 찾고 있다면, <드라큘라>의 ‘Loving you keeps me alive’, <웃는 남자>의 ‘나무 위의 천사’, <더 라스트 키스>의 ‘알 수 없는 그곳으로’를 추천한다. 각자 다른 매력의 사랑을 통해 귀를 황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中 ‘You will be found’


   

 

Even when the dark comes crashing through 어둠이 쏟아져 올 때

When you need a friend to carry you 의지할 친구 필요할 때

And when you're broken on the ground 버티지 못해 무너질 때

You will be found 널 찾을게요

 

So let the sun come streaming in 햇빛을 피하지 말아요

'Cause you'll reach up and you'll rise again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Lift your head and look around 주위를 둘러 보아요

You will be found (you will be found) 널 찾을게요 (널 찾을게요)

 

 

주인공 에반 핸슨은 사회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10대 소년이다. 항상 홀로 지내던 에반 핸슨의 곁에 모종의 이유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순간을 담은 ‘You will be found’는 에반 핸슨의 솔로로 시작해서, 그에 공감한 사람들이 “널 찾을게요”라며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외치는 합창으로 마무리된다.

 

영화 <위대한 쇼맨>의 ‘This is me’ 또는 ‘From now on’이 생각나는 넘버로, 희망과 위로를 주는 가사를 아름다운 화음으로 전달하니 그 감동이 배가 된다. 다가오는 3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한국 초연을 선보이니 관심이 생긴 사람은 놓치지 않고 예매하길 추천한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의 대표곡 ‘Waving through a window’를 부른 나현우의 영상 역시 놓치면 안 된다. 브로드웨이 버전을 직접 번안해서 본인만의 훌륭한 해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재연에는 나현우 배우를 꼭 캐스팅하면 좋겠다는 바람... )

 

 

 

#Indie

: 테두리, Hollywood


 

백아 – 테두리

 


 

 

빛에 테두리를 그리고

주위를 맴도는 난

그 달이 될게요

 

 

왜 나는 마음마저도 노력하고

깊어진 내 맘만 초라해지는걸

내 오늘도 그댈 담을 말이 없는걸

 

 

요즘 ‘첫사랑’으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백아의 또 다른 명곡, ‘테두리’. 짝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절하고 쓸쓸한 마음을 백아의 깨끗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노래한다. 무엇보다 시처럼 아름다운 표현과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관통하는 가슴 저린 가사가 포인트다. 백아의 노래는 반복 재생을 돌려놓고 가사를 곱씹으며 들어보길 추천한다.

 

 

검정치마 – Hollywood

 

 

넌 영화속에 살고

그런 너를 지켜보네

조명을 내려줘요

 

 

어서 뛰어들래요

타버리면 어때요

다 바스러져 없어질텐데

 

 

‘영화 같은 순간’과 비슷한 제목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발견했는데, 인트로의 몽환적인 반주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방황하던 누군가 당장 어디론가 뛰어드는 장면이 떠올랐다. 검정치마야 ‘나랑 아니면’, ‘Everything’, ‘피와 갈증’ 등 워낙 유명한 곡도 많고, 호불호가 없는 매력적인 음색과 특유의 축축하고 아련한 분위기의 소유자이지 않은가.

 

잔나비-카더가든-혁오 감성을 좋아하면 무조건 마음에 들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Hollywood’를 듣는다면, 그날의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질 것이라 장담한다.

 

 

 

#J-POP

: Odoriko, Yesterday


 

바운디 – Odoriko(무희)

 


   

 

回り出した あの子と僕の未来が

맴돌기 시작한 그 애와 나의 미래가

止まりどっかで またやり直せたら

멈추고, 어딘가에서 다시 고칠 수 있다면

回り出した あの子と僕が

빙빙 돌기 시작한 그 애와 나는

被害者面でどっかを また練り歩けたらな

피해자의 얼굴로 어딘가를 누비고 다닐 수 있을까

 

 

時代に乗って僕たちは

시대가 바뀌어도 우리들은

変わらず愛に生きるだろう

변함없이 사랑에 살아가겠지

僕らが散って残るのは

우리가 흩어지고 남는 것은

変わらぬ愛の歌なんだろうな

변하지 않는 사랑 노래겠지

 

 

고마츠 나나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서 화제를 모은 노래로,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그녀가 차를 타고 밤거리를 질주함과 동시에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맴돌기 시작한”이란 가사에 맞춰 빙빙 돌아가는 LP와 놀이기구가 클로즈업되고, 노래하는 고마츠 나나를 찍는 회전 카메라까지 모두 반복되는 상황을 강조한다.

 

묵직하고 세련된 베이스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감성적인 가사가 포인트다. 처음에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나서 곡을 들으면 눈앞에 흔들리는 무희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만큼 곡과 뮤직비디오가 잘 어울리니 위 영상을 꼭 한번 감상하길 바란다.

 

 

오피셜 히게 단디즘 – Yesterday

 

 

遥か先へ進め 幼すぎる恋だと

아득히 앞으로 나아가 너무 어린 사랑이라고

世界が後ろから指差しても

세상이 뒤에서 손가락질해도

迷わずに進め 進め 2人だけの宇宙へと

망설이지 말고 나아가 나아가 둘만의 우주로

 

 

한창 일본 록밴드에 꽂혔을 때, 가장 취향인 오피셜 히게 단디즘 플레이리스트를 반복 재생해서 들었었다. 그 당시 유명했던 ‘Pretender’로 입문해서 영화 <헬로 월드>의 OST인 ‘Yesterday’를 최애 곡으로 품게 되었다.

 

일단 후지하라 사토시가 시원한 고음과 가창력을 자랑하는 록밴드에 최적화된 보컬인 게 한몫한다. 동시에 드라마틱한 멜로디 라인을 채우는 풍부한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다. 답답한 출근길에 귀가 뻥 뚫리는 체험을 하고 싶다면, 오피셜 히게 단디즘의 음악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K-POP

: Memories, About time



라이즈 – Memories

 


   

 

I Don't wanna waste

All these feelings

I gotta taste 이 바람을

난 놓치고 싶지 않아

반짝이는 우리인 거야

 

Don't wanna waste

All these meanings

힘껏 안고 꿈을 꾸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너와 나 우리 Memories

 

 

SM의 떠오르는 신인 남자아이돌 라이즈의 ‘Memories’. 위 가사처럼 반짝이는 청춘들의 풋풋하고 상큼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곡이다. 남자아이돌에서 귀한 청량 곡을 찾는 분들이라면 뮤직비디오 먼저 감상하길 추천한다.

 

드넓은 들판이 펼쳐진 푸른 초여름 배경 속, 작열하는 태양과 살랑이는 바람이 그들의 눈을 간지럽힌다. 그들은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음식을 먹거나, 길거리를 달리면서 그야말로 청춘의 시작을 알린다. 중간에 SMP(강렬한 비트에 힙한 랩이 녹아드는 퍼포먼스)가 아주 살짝만 들어가기 때문에 대중적인 곡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도 만족스러울 듯하다.

 


호피폴라 – About time

 

 

Oh everywhere you go

remember us

널 놓친 그 순간

멈춰 버린 시간

 

Oh everywhere I go

I look around

심장이 터질 듯

달려가고 있죠

 

Oh everywhere you go

remember us

저 문이 열리면

날 꼭 안아주세요

 

 

과거 ‘슈퍼밴드 2’을 시청하면서 ‘슈퍼밴드 1’의 클립까지 몰아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때 반했던 밴드가 호피폴라다. 아일과 하현상의 맑고 청아한 음색에 김영소의 신들린 기타 연주와 홍진호의 우아한 첼로 연주가 더해져서 경연 무대마다 진한 감동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들의 첫 싱글이자 호피폴라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About time’은 푸른 자연 속에서 하모니를 이루듯 산뜻하고 감미로운 곡이다.

 

심지어 호피폴라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트랙 ‘Opfern’에는 이 곡의 역재생 부분이 담겨있다. 그래서 두 곡을 이어서 공연하는 경우가 많다. 경연 당시 첼로 하나로 다양한 음을 연주한 ‘Wake me up’이나 루프 스테이션으로 승부한 ‘Viva la vida’처럼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현재 솔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을 이른 시일 내 공연장에서 만날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박애주의자의 음악종합선물세트



2023년 말, 자주 쓰는 음악 앱으로부터 모든 음악을 사랑한다며 ‘박애주의자’라는 배지를 받았다. 이러한 칭호를 받은 만큼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음악을 문콘이에 꽉꽉 눌러 담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번 에피소드는 어느 때보다 재밌게 작업했다.

 

좋아하는 곡을 추리고, 멜로디와 가사를 곱씹고, 처음 들었을 때의 감정과 상황을 되새기고, 이와 비슷한 곡을 덧붙이는 과정을 거치며 음악에 관한 애정을 느꼈다. 그 밖에도 소개하고 싶은 곡은 많았지만, ‘지금도 듣고 있나?’라는 질문에서 아니라고 판단되어 담지 않았다. 앞으로도 좋아할 음악을 추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한 곡 중 하나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박애주의자.jpg

 

 

 

Outtro: 3년, 10개의 에피소드, 30개의 콘텐츠


 

인트로에 작성했던 콘텐츠 선택 기준이 있다.

   

 

첫째, 흔한 소재가 아닐 것.

같은 소재를 전개했을 때 남들과 비슷한 감상과 분석이 나오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다.

 

둘째, 주변에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고 흥미로운 콘텐츠일 것.

내가 느끼기에 좋은 콘텐츠라면, 남이 느끼기에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셋째, 글을 쓰기 전에 이미 그 콘텐츠의 마니아가 되어있을 것.

자신이 쓰고 싶은 콘텐츠에 애정을 얼마나 품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그동안 첫 번째 기준을 지키기가 다소 어려웠는데, 지나고 보니 흔한 소재라도 다른 감상과 분석이 나온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최대한 흔하지 않은 소재를 고른다고 노력했지만,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에게는 흔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모두를 만족시킬 콘텐츠는 아니라도 누군가는 만족할 콘텐츠를 추천했다면 되었다.

 

이제 문콘이를 보내줄 시간이다. 거진 3년 넘게 함께한 10개의 에피소드 속, 약 30개의 문화콘텐츠가 여러분에게도 만족스러웠길 바라면서 마친다. 다들 콘텐츠 안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 보내길!

 

 

「문화콘텐츠를 모아놓은 이야기, 문콘이」, 2021.3-2024.1.

 


[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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