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기자기한 환상과 낭만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글 입력 2024.01.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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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달튼 시작.jpg

 

 

포스터만 여러 차례 보아온 전시,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을 다녀왔다.

 

63아트에서 전시가 진행된다는 것도 사실 이번 전시의 큰 이점 아닐까 싶다. 63아트를 처음 다녀온 자로서, 전망대에서 보이는 경치에 잠시간 멍을 놓았으니. 낮보다는 밤이 나을 것도 같다.

 

다양한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한데 모여 있는 첫 섹션은, 편하게 구경하기 좋다. 내가 아는 영화 속 연인은 몇 쌍인지, 어떤 장면 어떤 소재까지 기억하는지 되짚어 보기 좋다.

 

누군가와 함께 전시를 보러 간다면, 같이 간 사람은 어느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는지 흘겨보는 것도 이 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다. <반지의 제왕>을 보지 않은 나는 빠르게 보드게임 같은 그림 앞을 지나갔지만 내 짝꿍은 한참을 지켜보았으니까.


개인적으로 SF 작품을 주로 나열해 놓은 공간에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세계 여행> 작품이 반가웠다. 학부 시절 영상의 역사를 공부하다 접했던 작품이었는데, 이상하게 초기 영화 작품들은 기억에 남는다.

 

무성이든 유성이든, 제목이 기억나든 나지 않든 토막 난 장면들이 맴도는 특성이 있다. 고전 명작은 아무래도 남다른 걸까. 그와 같은 결에서 <달세계 여행>이 이번 맥스 달튼의 전시에서 인상 깊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기생충>을 모티프로 삼은 공간에는 유독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중년층이 꽤 오래 머무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익숙한 감독과 잘 아는 작품들이라 그런 걸까. 그려진 수많은 아이템을 보며 기억하는 장면을 같이 온 가족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계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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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를 지나 전망대에서 잠시 바깥 구경을 하고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면 맥스 달튼의 유명한 작품들을 연이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프렌치 디스패치>를 재밌게 보았던 탓에 그 앞에서 잠시간을 보냈다.

 

건물을 앞뒤로 그려놓은 작품을 고개를 돌려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은 재치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크기변환]야경.jpg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워낙에 유명해서 더 말할 것이 있던가 싶지만, 아무래도 그림이 이쁜 만큼 사람도 정말 많았다. 박물관에서나 보던 액자에 그림을 걸어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전시 기획 측에서 힘을 많이 주었다는 점이 직감적으로도 느껴지던 섹션이었다.


SF 다음으로는 맥스 달튼의 그림책 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데, 만약 굿즈에 영문판 그림책이 있었더라면 당장에 사 와 조카에게 선물했을지도 모르겠다. 짝꿍은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마음에 드는 시리즈 2개를 골랐다. 오랜만에 읽은 동화적 이야기라 나 역시도 그림책 앞에서 꽤 시간을 보냈다.


전시는 유명한 화가의 작업실들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정말 모든 곳에서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어지는 굿즈 코너에서는 <프렌치 디스패치> 엽서 3장을 사 왔다. 

 

어여쁜 색감 덕분에 눈 즐겁게 가벼이 즐길 수 있는 전시다. 상당한 지식이나 호기심이 다소 없어도, 본인이 본 영화를 찾는 재미만으로도 적당히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맥스 달튼의 작품은 주로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화려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아서 그런지 누군가와 함께 즐기기에도 꽤 낭만적인 듯도 하다. 겨울과 어울리는 전시랄까.

 

추운 날 아기자기한 환상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기꺼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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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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