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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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화 제작사 워너브라더스(WB)의 작품을 사람들은 좋아한다.
<해리포터>, <배트맨 시리즈>, <루니 툰>,
<프렌즈> 등 WB의 연대기를 보면서 각자 반가움에 젖는다. 또한 해리포터 모자, 프렌즈 쇼파, 톰과 제리 방처럼 구석구석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덕에 작품 속 인물이 되어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나에게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은 아픈 기억이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물탱크탑을 둘러싼 WB의 연대기를 보니 과거 기억이 떠오른다.
10대 시절 영상을 참 많이도 봤다. 몇 년간 빠짐없이 하루에 한두 편씩 봤다면 믿을까. 한숨에 보기 힘들어 하나를 여러 번 끊어서 봐야 했다면 믿을까. 당시에 누워서 쉬어야만 했던 나는 무엇을 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유 없는 반항>, <에덴의 동쪽>, <컬러 퍼플>, <미스 에이전트>, <버킷리스트>, <왓 어 걸 원츠>, <셜록 홈즈>, <찰리와 초콜릿 공장>, <캣츠 앤 독스>, <유령신부>, <해피피트>, <프렌즈> 등. 알고 보니 전부 WB의 작품이었더라.
남들은 나더러 영어를 어떻게 배웠냐며 묻곤 한다. 할 말이 없다. 누워서 보기만 했을 뿐인데. 처음 볼 때는 한국어 자막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는 영어 자막으로만, 세 번째는 영어로 듣기만 했을 뿐인데. 그러다 보니 말이 트였을 뿐인데. 알고 보니 WB의 스토리들이 지금의 영어 실력을 만들었구나.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전시관 내부로 들어갈수록 뭔가 다양하다. 작가의 방, 피규어, 소품, 차고,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등. 포토존도 다양하다.
직접 하는 것은 부끄러워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간접 체험한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니 미소 짓게 된다. 전시 자체도 밝지만 방문객들의 표정과 웃음에서 활기를 얻는다.
사람들이 웃으니까 나도 좋다.
누군가에게 영화와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은 아픈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기쁨을 주는 추억과 경험이 된다. 어떤 이유로든 스토리를 보고 듣고 말하는 이 세상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영어 말문이 트이는 것처럼 시야가 트이는 스토리들로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주길.
향후 100년간 WB가 탄생시킬 새로운 작품들은 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김윤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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