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앵무새 죽이기 [도서/문학]

차별받는 사람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사고를 말하다.
글 입력 2023.12.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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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핀치라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에는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주지 않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앵무새를 죽이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책의 배경인 메이콤 이라는 마을은 가난하고 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곳으로, 주인공의 아버지는 변호사로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윤리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 그의 아이들은 아직은 세계관이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평범한 아이들이죠.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한 흑인 청년이 백인 여성을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되게 됩니다.마을 사람들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비난하지만, 주인공과 그 가족은 꿋꿋이 잘 이겨냅니다.

 

재판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피해자와 그녀 아버지의 주장이 근거 없음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증명해 내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남아 있던 배심원들은 유죄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결국 흑인 청년은 탈주를 시도하다 총에 맞아 사망하죠.

 

한편 자기 딸이 강간당했다고 주장했던 밥 유얼 은 재판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껴 주인공과 그녀의 오빠에게 복수를 감행하려고 합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사람, 사회의 잘못된 인식으로 차별받는 사람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사고를 꾸짖어 주는 책입니다.

 

차이라는 다름을 틀린 것을 만드는 과정이 차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네트는 차별과 배제는 인정 투쟁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합니다. 인정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사회적 조건이자 긍정적인 자기의식을 갖게 해주는 심리적인 조건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차이를 다르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인정하지 않는 자와 다름을 인정받지 못한 자 간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무고하지만, 누명을 쓰고 차별과 편견 때문에 희생된 사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무조건 수용하고 흑인과 그를 변호하는 자를 무조건 공격합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는 소재는 인종차별이지만 단순한 흑백 갈등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우월적 다수자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차별 그리고 무비판적인 증오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재판장에서 배심원들을 향해 변호사인 아버지는 이러한 말을 한다. “물론 우리 법원은 인간의 다른 제도가 그러하듯 나름의 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우리의 법원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들어 버리는 위대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결국 톰은 사법제도 앞에서도 평등할 수 없었습니다.

 

아티커스 핀치는 또 다른 혐오를 생산합니다. 즉, 여성 강간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나 계급에 대한 선입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핀치는 톰을 변호하기 위해 강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대편 여성을 깎아내립니다.

 

핀치는 상대편 여성인 메이엘라가 백인의 가장 하류 계층임을 알고, 이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남부 사회에서의 톰이 자신의 위치를 잘 아는 ‘공손한 흑인’임에 비해 메이엘라는 더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백인의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백인 하류층에 대한 편견을 떠올리게 하고 이를 자신의 변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의도합니다.

 

책 앵무새 죽이기는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에게 있어 진정한 정의란 무엇일까요?

 

 

[배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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