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핀 조명 아래 선 이들 - 전시 히든 스테이지 Hidden Stage

글 입력 2023.12.10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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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자동차 그리고 한국메세나협회가 2012년부터 운영하는 미술 영재 장학사업인 ‘드림그림’의 일환으로써 배준성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 다녀왔다. 그곳에는 학생들의 작품, 작가의 기존 작업 외에도 함께 협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증한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이다. 즉, ‘메세나’란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에 한성자동차는 메세나 차원에서 중, 고등학생 40명에게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저명한 작가와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히든스테이지 웹포스터.jpg

 


배준성 작가의 영향 탓인지, 장학생들이 그린 원화의 배경은 한밤중 혹은 어슴푸레한 새벽인 반면 그림의 중심 요소(인물, 여우, 자동차 등) 만은 빛을 받은 듯 색감이 분명하다.


같은 공간에 전시된 작가의 작업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핀 조명을 떨어뜨린 듯 무대 배경 같은 효과에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휴식을 즐기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둥그렇게 빛을 받은 영역부터 감상하다 보면 서서히 어두운 부분까지 시선이 이동하게 된다.


어둠의 단계를 표현한 디테일이 놀라웠고 공간의 요소를 집요하게 표현한 데에 가만 서서 감상했다. 가령 드림그림 장학생들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재해석한 작품 〈Hidden Stage_Play in Some Town〉(2023)에서 어두운 부분은 짙은 녹색으로, 스포트라이트 부분은 노란색으로 밝힌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과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여성, 만담을 즐기는 사람들, 속력을 내는 자동차는 앞서 장학생들의 그림에서 보았던 소재들이다.


비현실적으로 연출해서인지, 이들의 조합이 어색하다기보다는 극적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이 광경이 연출된 곳은 어느 시골 같아 보이는 곳이다.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고, 밭과 산이 있다. 캡션 설명을 확인하니, 해당 작품은 전시 종료 후 병원에 기증될 예정이다.


이 작품 외에도 드림그림은 2020년에 ‘드림그림 재능기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배준성 작가와 용인세브란스 병원에 대형 렌티큘러 작품을 기증한 바 있다. 렌티큘러는 쉽게 말하자면 마치 홀로그램처럼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관객의 시선에 따라 입체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역동적이다.


작가의 〈작업실에서〉 시리즈로도 알려진 이 작업은 비슷한 형식의 그림이 여러 점 있고, 2019년에는 동명의 전시를 선보였다. 대부분 거대한 작업실 안에 어린 아이가 벽이나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구성이다. 그리고 시선이 닿은 부분은 렌티큘러 이미지를 사용해 관객의 시선을 이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역시 거대한 작업실에 어린이가 바닥에 앉아있다. 그 바닥에는 천에 다양한 색감의 나무가 얼기설기 채색되어 있고, 다시 그 위에는 동물들을 그리고 오려 붙인 듯한 큰 종이가 군데군데 널려있다. 그리고 아이의 시선이 닿은 벽에는 아마 학생들이 그렸을 형태가 엉성하고 자유로운 동물 드로잉이 벽에 그려져있다. 렌티큘러 이미지가 적용된 사자는 그림에 재미를 준다.

 

그 옆의 벽면에는 2020년 드림그림에 참여한 학생의 인터뷰가 재생되고 있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이라 대면 활동이 부족해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작가와 직접적인 소통에 기반한 협업에는 만족한 듯 보였다.


짤막한 전시 소개만 확인하고 관람한 전시였지만 결과물을 보니 작가의 재능기부, 기업의 사업 지원, 학생들과 함께 한 작업 등에 관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지속적인 기업의 사회 공헌 사업과 더불어 일반 시민의 꾸준한 관심, 재능기부 프로젝트가 드림그림처럼 활성화되고 더 다채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그 과정을 공유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아카이브도 되고 참여자들의 집중도나 만족도가 더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드림그림x배준성 콜라보레이션]on the stage-hiddn stage_playing in some town, 2023, Oil on canvas, 162.2 x 130.3cm.jpg


[크기변환]히든 스테이지1.jpg


[크기변환]히든 스테이지3.jpg


 

[지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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