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초콜릿보다 달콤한 것 [영화]

탐욕, 중독, 집착으로 미처 보지 못한 소중한 것들
글 입력 2023.12.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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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 및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는 이맘때쯤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어렸을 적 처음 본 후 인생 영화가 되어 매년 감상하는 작품이다. 그저 화려한 비주얼에 감동했던 이전과 달리, 해가 갈수록 신기한 초콜릿 공장 속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가 읽히기 시작했다.


절대 녹지 않는 초코아이스크림, 커다란 풍선을 불 수 있는 껌 등 달콤하고 신기한 초콜릿 등 특별한 초콜릿들로 사랑받는 윌리 웡카의 초콜릿공장. 그러나 산업스파이 문제로 공장은 긴 시간 문을 닫는다.

 

그러던 중 윌리 웡카는 전 세계에 오직 5개뿐인 초콜릿 속 ‘황금 티켓’을 얻은 어린이에게 그의 공장을 견학할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한다. 모든 아이들이 황금 티켓을 찾는 데 혈안이 되고, 티켓을 손에 쥔 5명의 아이가 신비한 초콜릿 공장을 견학할 기회를 얻는다. <찰리와 초콜릿공장>은 5명의 아이와 그들의 보호자들이 윌리 웡카의 초콜릿공장을 견학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소설 원작 영화이다.

 

영화에 등장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은 동화 속 세상 같다. 온통 초콜릿으로 이루어진 숲을 비롯해 초콜릿 호수, 다양한 초콜릿과 껌, 사탕을 개발하는 신기한 공간까지 상상만 했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진 듯하다. 거기에 요정 같은 크기의 움파룸파족의 공연은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렸을 땐 그저 동화와 뮤지컬을 합친 아름다운 영화에 그쳤다면, 이젠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에 시선이 간다. 특히, 티켓을 손에 쥔 5명의 아이를 통해 그려내는 자신의 욕구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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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티켓을 손에 쥔 아우구스투스는 엄청난 식욕을 지녔다. 좋아하는 초콜릿에 눈이 멀어 웡카의 경고를 듣지 않는다. 결국 초콜릿 호수에 빠져 파이프에 끼게 되고, 딸기 초콜릿과 함께 녹여질 위기에 처한다.

 

두 번째로 바이올렛은 승부욕과 명예욕이 가득한 아이이다. 티켓을 얻은 후부턴 최후의 1인 타이틀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껌을 개발하는 방에서 최초로 식사 대용 껌을 씹은 사람 타이틀에 눈이 멀어 윌리의 만류를 무시하고, 개발 중인 껌의 부작용으로 몸이 블루베리가 된다.

 

세 번째 베루카는 억만장자 아빠를 둔 물질만능주의 유아독존이다.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무조건 가져야 하는 그녀는 호두 분류실에서 호두 껍데기를 까는 다람쥐를 사달라고 아빠에게 조르기 시작한다. 윌리가 훈련된 다람쥐는 절대 팔지 않는다고 하자, 베루카는 직접 다람쥐에게 접근한다. 결국 다람쥐에게 품질 불허가 판정이 난 베루카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만다.

 

네 번째 마이크는 해킹으로 티켓을 얻은 디지털 중독이다. 공장 견학 중에도 초콜릿을 쓸모없다고 비난하며, 어른인 윌리에게도 바보 같다는 막말을 스스럼 없이 뱉는다. 그러다 TV 초콜릿 발명실 속 기술에 흥분하고, TV스크린으로 들어가버린다. 결국 엄청나게 작아진 마이크는 물엿 기계로 아주 길고 얇게 늘어난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티켓을 얻은 찰리는?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는 찰리는 가족이 가장 소중한 아이이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운이 좋게 티켓을 구했을 때도,  가난한 형편을 걱정하며 그토록 가고 싶던 초콜릿 공장을 포기하려는 배려심도 지니고 있다.

 

영화의 중간엔 윌리 웡카의 어렸을 적 서사가 나눠서 등장한다. 영화에서 추가된 요소인 이 부분에선 윌리 웡카가 사랑하는 초콜릿에 대한 치과의사 아버지의 지나친 통제를 알 수 있다. 이에 상처받은 윌리 웡카는 가족을 등지고 초콜릿 공장이라는 꿈만을 좇기 시작한다.

 

혼자 초콜릿이라는 꿈만 좇아왔던 윌리에게 외로움이 닥치고, 마음이 병든 그는 후계자로 점찍은 찰리에게 묻는다.

 

“넌 우울할 때 어디서 행복을 얻니?”

“가족이요.”

 

가족의 사랑을 부정하는 윌리에게 찰리는 아버지를 되찾아준다. 가족과 함께의 소중함을 알게 된 윌리는 찰리의 가족과 함께하며 마음의 외로움을 채운다. 후계자의 조건에 ‘가족과 함께’를 붙인 찰리가 윌리의 후계자가 되며 영화는 행복하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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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초콜릿’이 주인공인 것 같은 이 영화의 본질은 ‘가족의 소중함’이다. 그리고 영화는 아름다운 초콜릿 공장을 내세워 특정 욕구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꼬집는다. 다양한 탐욕들과 물질만능주의 그리고 중독, 그리고 이들이 화를 불러오는 모습들, 가족의 소중함을 잊으며 돌아오는 외로움까지.. 영화는 욕구에 집착하여 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부모의 태도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일명 ‘금쪽이’들의 부모는 모두 ‘방관’한다.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임에도 오냐오냐하거나,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주입교육을 하기만 한다. 아무도 사랑을 가지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는다. 이런 부모 밑에서 아이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 윌리 웡카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모습은 아무리 가난해도 서로 소중히 여기며 행복한 찰리의 가족과는 대조적이다. 행복으로 지나친 가난을 미화할 순 없겠지만, 찰리가 가진 ‘사랑’, ‘가족’과 다른 아이들이 가진  물질적인 것들의 가치는 감히 비교할 수 없다. 지나치게 탐욕만 쫓던 풍족한 아이들을 제치고, 가족의 사랑 속 감사함과 소중함을 아는 찰리가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가 되지 않았는가?!

 

추운 겨울, 우리의 삶과 소중한 가족을 되돌아보며 아름답고 신비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 견학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운 비주얼과 즐거운 무대 속 진짜 ‘교훈’을 담고 있는 모두를 위한 동화라며 감히 추천한다!

 

“그들은 자식을 멋대로 조종하려고만 들어.”

“다 사랑해서 그런 거겠죠.”

 

 

[김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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