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사하고 계산 없이 사랑해라 - 이프온리 [영화]

글 입력 2023.11.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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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온리 표지.jpg

 

 

이프 온리(If Only)는 2004년에 개봉한 로맨스 영화로, 눈앞에서 사랑하는 애인 사만다를 잃은 이안이 연인이 죽기 전으로 돌아오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운명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작 국가인 미국과 영국에서는 영화로 개봉하지 못하고 나중에 TV에 방영되는 등 다사다난한 일을 겪은 영화이지만, 국내에서는 재개봉을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이 나온 지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클래식 로맨스가 전해주는 감동


 

영화 <이프 온리>는 스토리 측면에서 놀랄만한 참신한 소재가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때 당시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회귀’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이 소재가 정말 흔하게 쓰이고 있는 현재에 와서도 영화의 이야기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클래식의 정수를 담고 있기에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흔히, ‘클리셰’라고도 불리는 스토리 기법은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사용되어 오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누구는 이러한 ‘클리셰’가 흔하게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진부한 기법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사용됐다는 것은 그만큼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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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사랑에 온 힘을 다하는 사만다와 그녀가 옆에 있는 것에 익숙해져 소중함을 잊어버린 이안이 그녀를 잃고 후회하며,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어찌 보면 로맨스 영화에서 흔하게 사용될 수 있는 소재들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흔하고 익숙하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는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프 온리>는 단순하게 스토리적 측면에서만 완성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이야기를 더욱 빛내주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등에도 집중해 보아야 한다. 영화라는 것은 단순하게 이야기 하나만으로 완성될 수 없는 작품이다. 주어진 스토리를 시청자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연출, 연기, 음악, 배경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하는데, 이러한 단서들을 통해 영화라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풀어나가는 게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운명’이라는 이름 아래의 선택


 

앞서서 영화가 스토리 측면에서 클리셰 법칙을 적용한 영화라고 소개했는데, 사실 클리셰가 익숙함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진부함을 줄 수 있다는 단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용을 잘 알고 있기에 다음에 나올 내용을 알게 되고, 새로움이 부족하다면 사람들은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프 온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익숙함 속에서 하나를 비틀었다. 바로 ‘운명을 바꿀 수 없다’라는 것이다. 보통 이야기에서 ‘회귀’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후회하는 과거를 바꾸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는 내용을 전개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안은 운명을 바꿀 수 없다. 자잘한 대화나 행동은 바꿀 수 있지만, 사만다가 손을 데이거나 자신의 시계가 깨지는 등 사만다가 죽었던 날 일어난 사건이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 이안은 어떻게든 사만다가 죽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의 사랑을 사만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노력은 후에, 사만다의 대사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한가지 비틂으로 진부함에서 벗어나 결국에 바꾸지 못한 둘의 운명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며, 사랑을 향한 이안의 노력과 이별 후 둘의 모습에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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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는 것에 감사함


 

“그녀를 가진 것에 감사하라. 그리고 계산 없이 사랑하라.”

 

이안의 회귀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고,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택시기사의 대사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일 수 있고, 함께하는 가족일 수 있으며, 내 곁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인연이 나와 함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가지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곁에 있는 게 익숙해지다 보면 소중함을 잊고 소홀히 대하기도 한다. 영화는 그 소중함을 잊고 있는 당신에게 하는 일종의 충고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이안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행운이 있지 않기에, 그 감사함을 잊지 말라고. 그리고, 그 소중한 사람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을 모두 전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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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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