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포토그래퍼 팀 워커: 몽환적인 패션 사진의 거장 [패션]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이며 괴상하며 로맨틱한
글 입력 2023.11.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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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이미지를 담은 작품들은 특유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으로 보는 이를 매혹하며 일상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듯한 분위기와 색감으로 점철된 몽환적인 작품들이 선사하는 시각적인 경험들은 잔잔하면서도 극적이고 폭발적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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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몽환적인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패션 업계에 적용하여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패션 포토그래퍼가 있다. 바로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이면서 사뭇 괴상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며 지난 20년간 패션 사진업계를 지배한 패션 포토그래퍼 팀 워커(Tim Walker)다.

 

 

 

렌즈로 담은 마법 같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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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팀 워커(Tim Walker)

 

 

포토그래퍼 팀 워커의 렌즈 뒤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화려하면서도 뒤틀린 판타지다. 그가 작품을 통해 풀어내는 마법 같은 판타지는 패션 업계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며 결과적으로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단순히 순간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만의 예술적 시각과 상상력을 통해 패션을 해석했고 결과적으로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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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팀 버튼 영화가 떠오른다. 팀 버튼 영화 특유의 기이한 세트, 독특한 의상, 분장으로 이루어진 동화와 현실 사이를 유영하는 듯한 독보적인 영상미는 팀 워커의 작품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팀 버튼이 관객들에게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는 경험을 제공하여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듯이 팀 워커 또한 판타지 세계를 그대로 담은 듯한 독보적인 미학을 바탕으로 패션 사진 업계를 정복했다.

 

동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캐릭터, 마법에 걸린 뒤틀린 숲, 만화경 같은 배경과 시노그래피로 가득한 그의 작품 세계를 보면 차원이 다른 상상력과 창의성에 감탄하게 된다.

 

 

 

예술에 진심이었던 학창 시절


 

이와 같은 팀 워커의 독보적인 이미지와 상상력의 근원은 어린 시절부터 극단에 있는 예술적 취향과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했던 욕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공책에 수천 장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그의 어린 시절 그림들은 키가 매우 크고 머리가 매우 긴 사람, 매우 동그란 사람, 분홍색이나 초록색으로 뒤덮인 사람 등 일종의 극적인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대학 입학 전 런던의 콘데 나스트 도서관(Condé Nast library)에서 세실 비튼 아카이브(the Cecil Beaton archive)에서 1년 동안 일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엑서터 예술 디자인 대학(Exeter College of Art and Design)에 입학해 사진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94년 학업을 중단하고 런던에서 프리랜서 사진작가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은 후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에서 리처드 아베돈(Richard Avedon)의 풀타임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본격적인 패션 포토그래퍼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커리어의 전환점, 알렉산더 맥퀸 초상화


 

그의 초반 커리어는 녹록지 않았다. 꾸준히 패션 포토그래퍼로서 경력을 쌓을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드리우며 한 때는 패션 포토그래퍼로서의 업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25살에 되던 해, 커리어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그는 보그(Vogue)로부터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맥퀸은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고, 최근 뉴욕의 국제 사진 센터(the International Centre of Photography)에서 인피니티 상(an Infinity Award)을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 디자이너 중 하나였다.

 

그는 맥퀸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해골 모형을 구했고 세트 디자이너 앤디 힐먼(Andy Hillman)에게 맥퀸이 착용할 나비넥타이를 뼈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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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워커의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 알렉산더 맥퀸의 사진

 

 

문제는 맥퀸이 워커가 구상한 대로 나비넥타이를 매고 싶지 않았고 해골을 머리에 쓰고 싶지 않았다는 점이다. 촬영 컨셉에 대해 맥퀸과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분위기마저 어색해지던 와중에 맥퀸은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 놓인 해골의 입에 담배를 물렸다. 그리고 다른 담배에 불을 붙여 피우기 시작했고 이 장면을 워커는 놓치지 않고 렌즈를 통해 담았다. 이 초상화는 워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되었고, 이듬해 자살한 맥퀸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이때 촬영한 사진 중 한 장이 보그에 게재되었고 이를 계기로 워커는 이름을 알리고 본격적인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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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전환점을 맞은 워커는 그 후 2000년대 중반 전설적인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의 공백을 메우며 동시대 가장 성공적인 패션 포토그래퍼 중 한 명이 되었다. 동화와 꿈, 현실을 연결하고 유영하며 로맨틱하게 풀어내는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멈추지 않았던 동화 같은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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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는 25년이 넘는 커리어 동안 어릴 적부터 멈추지 않았던 창의성을 거침없이 폭발시키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여 패션 업계에 강렬한 충격을 주었다. 세계적인 패션 잡지들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루이뷔통(Louis Vuitton), 디올(Dior),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 요지야마모토(Yohji Yamamoto) 등 유수의 패션 하우스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독보적인 커리어를 이룩했다.

 

특히 2018년에는 피렐리 캘린더(Pirelli Calendar)의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며 워커의 미학과 철학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선택하며 다시 한번 상징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이며 괴상하고 극적이며 로맨틱한 작품들. 뜻밖에도 영감의 원천은 ‘매우 일상적인 것’들이라고 한다. 남들과 똑같은 경험들을 하지만 그는 이와 같은 일상적인 것들을 혼합하고 편집하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본인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다고 한다.


동화, 꿈, 악몽, 희미한 기억 등 다양한 키워드가 떠오르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팀 워커. 이 영국 포토그래퍼의 압도적이게 내뿜어지는 무한한 상상력이 보여주는 폭발적인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며 조심스럽게 버킷리스트 목록에 그의 최신 사진집 'Shoot For The Moon 구매'를 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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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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