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무수한 다중 우주를 향하여

우리의 이야기, 문화예술 그리고 향유하는 우리, 에디터
글 입력 2023.10.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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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에 에디터를 시작하여 가을의 한복판에서 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오랜만에 에디터 지원서를 꺼내 보았다. 여러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오피니언을 기고하면서 더욱 신념을 굳힌 부분이 있었고, 새로운 변화를 겪은 부분도 있었다. 초심을 되새기며 나와 에디터라는 활동, 문화예술이 함께 이룩한 그 지점들을 말해보고자 한다.




문화예술이란


 

문화예술은 “음악과 미술, 공연, 전시 같은 문화적 활동과 관계된 예술을 이르는 말”(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이다. 음악, 미술, 공연, 전시가 문화예술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엮인다는 것은 그것들에 어떤 교집합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술과 창작이라는 당연한 공통점이 아닌, 대중이 확연히 분야가 다른 그것들에 공감하고 매료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다중 우주’이다.

 

문화예술이란 곧 ‘다중 우주’이다. 다중 우주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외에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이론(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인데, 어째서 문화예술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일까.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감상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꼭 내 이야기 같다. 내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 같다.” 미술 작품에서 나와 유사한 누군가를 보고 음악 가사에는 나의 과거와 현재 어느 순간이 담겨있다. 이처럼 대중이 문화예술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웃고 울고 분노하며 공감하는 이유는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은 다른 지구, 다른 우리를 보여주는 영역이다. 다중 우주론처럼 먼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또 다른 지구 위의 나, 너, 우리와 같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내가 문학에 매료되고 소설을 창작하기로 결심한 이유 역시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계기이다. 소설은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 묘한 어긋남이 있고 내가 경험한 것, 또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작가 본인 이야기를 등장인물의 시각을 거쳐 새롭게 창작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고, 이후 그곳에서의 배움과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소설만이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시,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연극, 전시 등 현존하는 모든 문화예술은 그 형태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전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를 깨닫고 나니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화나 연극도 흥미를 가지고 관람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감상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문화예술 중 다가가기 두려운 분야가 있다면 그 역시 ‘이야기’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이 지구 너머 저 지구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이야기인 문화예술을 즐겁게 감상하기를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는 이유란


 

세 달 전의 나는 지원서에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고 싶은 이유로 소설 창작과 이를 위한 감상의 중요성을 꼽았다. 좋은 창작을 위해서는 다양한 감상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은 창작자로서 문화예술 감상은 반드시 필요한 소양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도 여전히 이에 동의하지만,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더 확장된 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소설과 시집을 읽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오피니언으로 작성하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한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과연 문학을 접하는 모든 사람이 그것을 문화예술 활동이라고 여기는가, 였다. 내 주변에는 하루 중 많은 부분을 문화예술과 함께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일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꽤 많았다. 문화예술을 감상하면서 그것이 문화예술인지 혹은 감상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를 깨달은 것이다.

 

본인이 하는 게 문화예술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지했을 때 더 확장된 문화예술로 발돋움할 수 있다. 감상의 공유에서 더 나아가 문화예술의 정의와 인지를 부여함으로써 향유의 범위를 넓혀주는 것 역시 에디터가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나 역시 에디터로서 이에 대한 작은 책임을 느꼈다. 좋은 소설 창작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문화예술을 알리고 공유하는 에디터가 되고 싶었다. 이것이 내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지니게 된 이후로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와 전시를 다룬 오피니언도 작성했다. 에디터라는 역할을 맡은 한 내가 먼저 더 넓은 문화예술의 세계로 발돋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문화예술이란 무엇이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관점과 시각에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문화예술 자체를 알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길임을 알기에 시작은 미약하나 남은 에디터 활동에 이러한 신념을 담으며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 속에서 풍부한 향유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무수한 다중 우주를 향하여



지원서에 작성했던 답을 지금 시점에서 한 번 더 정리하고 나니 나의 변화와 성장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 에디터는 특별한 사람이 아닌, 나처럼 평범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상을 보내는 이들이 맡고 있기에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과 더욱 맞닿아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터로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에디터로 활동할 이들이 향유할 무수한 다중 우주를 기대해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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