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영화]

영화 <피아니스트>
글 입력 2023.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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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아니스트>는 2차 대전 당시 폴란드에서 독일군의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살아남은 피아니스트인 슈필만의 전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1939년 바르샤바, 폴란드에서 유명한 피아니스트 슈필만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Noturne in C sharp minor. Op. Posth를 연주하던 중 나치 독일의 폭격을 당한다. 바르샤바는 나치가 통제하는 일반 정부의 일부가 되고, 이후 유대인 차별 정책 시행되면서 유대인은 강제로 이주당한다.

 

유대인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볼 수 없는 독일군의 잔인한 박해와 조롱을 당하며 여러 수용소로 끌려다닌다.

 

독일군의 잔인한 유대인 학살 계획에 슈필만은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는다. 배고픔과 추위로 시달리며 그는 도망자 신세로 힘겹게 생존한다. 폐허에서 숨어지내던 그는 그곳을 순찰 중이던 독일 장교 호젠펠트에게 발각된다.

 

호젠펠트는 슈필만에게 과거 직업을 묻는다. 슈필만은 자신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대답하고, 호젠펠트는 그에게 피아노를 연주해 보라고 한다.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슈필만은 쇼팽의 Ballade No.1 in g minor. Op. 23 연주한다.

 

 

 

 

슈필만이 연주하는 음악에서 그가 겪고 있는 전쟁으로 인한 고통이 느껴진다. 이 곡은 원래 조성이 g minor지만, 강력한 저음 C로 시작된다. 왼손의 부드러운 왈츠 위로 어둡고 우울한 오른손의 선율이 내면의 울음을 나타내는듯 하다.

 

왈츠로 부드럽게 움직이다가 서서히 거친 화려한 선율로 변화하는 음악의 흐름에서 전쟁으로 인해 두려움과 혼돈의 극한을 경험한 슈필만의 감정이 드러나는 것 같다. 이 음악에서 나타나는 불안감과 공포의 표현은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보여주는 전쟁의 암울함과 참상을 잘 보여주어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슈필만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변하는 쇼팽의 음악과 그 연주를 침착하게 감상하는 장교의 복잡한 감정이 음악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호젠펠트는 슈필만의 연주에 감동하여 그를 살려준 후 계속해서 음식을 제공한다. 독일 장교의 도움 아래, 가까스로 생존하던 슈필만은 전쟁 종료와 함께 유대인 해방을 맞이한다.

 

그리고 슈필만은 다시 연주자로 활동을 이어 나간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연주되는 쇼팽의 녹턴 20번 C sharp minor. Op. Posth는 슈필만의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쇼팽이 녹턴을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 곡은 전쟁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슈필만이 겪은 슬픔, 불안, 고독, 혼란, 그리고 두려움과 등의 복잡한 감정들을 잘 대변한다.

 

특히 이 곡은 쇼팽이 20살 때 자신의 고국인 폴란드를 떠나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하여 작곡한 작품이다. 그는 이 곡을 통해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약혼녀 보젠스카를 볼 수 없다는 슬픔을 표현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슈필만도 고국인 폴란드를 그리워하며, 독일군에 의해 가족들을 영원히 잃어버린 슬픔을 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쇼팽의 음악과 슈필만의 상황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음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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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아니스트>는 음악이 단순한 배경음이 아닌 이야기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슈필만의 피아노 연주는 그의 생존과 희망을 상징하며,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생존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준다.

 

전쟁으로 인해 스스로를 잃어버릴 수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을 되찾아 나가는 슈필만의 모습은 인간의 본질적인 강인함과 의지를 보여준다.

 

음악과 이야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서 전개되는 <피아니스트>는 전쟁 영화를 넘어서 인간 정신과 예술의 대한 깊은 사색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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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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