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용을 통해 행복감을 탐색하다 - 서울세계무용축제

무용이 내재하고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다.
글 입력 2023.09.1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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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cne2023 포스터.jpg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23)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5년간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포함한 외국 417개, 국내 538개 단체 및 무용가들의 공연을 선보여왔다.

 

국제 무용계의 조류를 접하기 어려웠던 1990년대 후반, 국내 무용가와 관객들에게 '선진 현대무용'을 집중 소개했으며, 무용가들에게는 창작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적인 자극을, 현대무용을 재미없고 난해한 장르로만 여기던 일반 관객에게는 무용에 대한 색다른 체험과 해석의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


작년 겨울 본격적으로 무용 공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서울 세계 무용 축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미 축제가 마무리된 뒤 공연정보를 얻게 되어 다음 해에는 한 공연이라도 찾아보겠다고 다짐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서강대학교로 향했다.


최근 ‘실험적인 무용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정답 없는 질문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던 중 아르무브의 ‘제임스 B를 기다리며’의 작품 정보를 읽게 되었다.

 

먼저 해외초청작으로 서울 세계 무용 축제에 참여한 아르무브는 1999년 현대무용 및 어반 댄스, 사운드 디자인, 음성 및 비디오를 통해 종합적인 분야를 개발한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엘렌 타데이 로슨(Hélène Taddei Lawson)이 설립한 무용단체로,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체성, 환경, 차별, 구획화와 같은 강력한 주제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새로운 표현 형식을 찾는 단체이다.

 

 

2. Waiting for James B credit Pierre Battetsi..jpg


 

공연 시작되기 전 무용수들은 관객석에 하나 둘 자리를 잡고, 무용수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폰 알람이 연신 울리며 휴대폰 종료를 강조하는 재치 있는 연출과 동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이후 관객석과 통로를 그들의 무대로 활용하면서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무대 위로 관객을 불러 함께 춤을 추는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관객과 무용수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지나가고 나면, 2막처럼 느껴질 만큼 반전된 극장 분위기를 조성한다.

 

일정한 박자만이 흘러나오는 음악에 걷고, 뛰는 움직임과 연결, 변주되는 음악 안에서 각 무용수의 개성을 담은 안무를 보여준다.


아르무브의 <제임스 B를 기다리며>는 재즈, 록, 힙합, 아프리카 레퍼토리 비트를 통해 블랙박스 극장을 다 같이 ‘스윙’을 즐기는 클럽으로 탈바꿈시키며, 전통적인 안무의 형태를 벗어난다. 일반 극장에서 빈번히 느낄 수 있는 관객과 행위자 사이의 벽을 넘어 적극적인 교류를 보여줌과 동시에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관객과 호흡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이룬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거듭하던 질문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공연예술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요소는 ‘즐거움’과 ‘관계성’이다. 무대 위 행위자와 관객이 교감하며 관계를 맺고, 만족감 내지는 행복감을 느낀다.

 

이로써 공연과 예술은 두 관계의 즐거움에서 비롯되어 구성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3. Waiting for JamesB_ credit Cie Art Mouv.jpg


 

관객들은 무용수와 함께 박자를 맞추고 몸을 흔들며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내재된 자유로움과 마주한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무용 공연을 관람하며 나타났던 장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태도를 제쳐두고 움직임 자체로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서울 세계 무용 축제는 9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다양한 무용과 예술가들을 조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며 잊고 있던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무용이라는 예술 안에서 발견해 보길 바란다.


 

[윤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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