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의 정수 - 미구엘 슈발리에, 디지털 뷰티 시즌2

글 입력 2023.08.2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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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미구엘 슈발리에_디지털 뷰티 시즌2> 전시는 여러모로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의 전형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문제작들로 빼곡했다.

 

전시의 주인공이자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라 불리는 거장 미구엘 슈발리에는 쌍방향 미술이라는 ‘인터랙티브’의 정의를 넘어 다각도에서 관계의 해체와 재정립을 시도함으로써 그 영역을 확장했다.


먼저 주지할 만한 건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오래도록 자연과 기술은 공생할 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재단되어 왔다. 이에 대해 오랜 공을 들여 연구해 온 미구엘 슈발리에는 그러한 상극성을 전도해 상보성 혹은 양립성의 관계로 치환하고 예술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를 시각적 회화로 옮겼다.

 

공기 중 방전으로부터 혹은 절연 물질의 표면에서 생성되는 전류의 흐름을 나무뿌리와 줄기에 빗대어 가시화한 제너러티브 인터랙티브 VR 설치작품 <프랙탈 줄기>, 1,500개의 강철 막대와 UV 라이트로 구성된 발광 설치 미술로, 막대들의 접합과 분리를 통해 무한대로 확장하는 우주와 네트워크의 동질성을 묘사해 낸 <라이좀>이 대표적이다.


소재의 융합에서 나아가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 정신 역시 곳곳에 녹아 있었다. 기술적 진보로의 ‘인터랙티브’를 선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자와 수용자, 관찰자와 피사체의 관계적 ‘인터랙티브’를 도모한 것이다.

 

전시를 구성했던 대부분의 작품들은 창작자의 손에서 완성되기보다는 그의 손과 관객의 손을 거쳐 탄생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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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관람객의 실시간 동작을 페인트 붓 삼아 빛의 회화와 색의 흔적을 만들어내는 VR 설치 예술 <리퀴드 픽셀>, 관람객의 동선을 리듬 삼아 발생하는 패턴의 정렬과 변주를 선보이는 <매직 카페트>는 수용자에게 단순 감상 이상의 롤을 부여해 능동적인 체험을 가능케 했다.

 

더불어 얼굴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 센서를 통해 방문객의 초상화를 홀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기계의 눈>과 <머신 비전>은 관찰자와 피사체의 구분마저 느슨하게 했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구조는 개인 차원에서 나아가 다수 관객의 동시다발적 감상과 참여의 효과를 창출했다. 일부를 제외하곤 거대한 영사막에 색과 픽셀을 투영한 거대 설치 미술 작품이었는데, 다른 방문객들의 무빙이 감지되고 그것이 즉각 점, 선, 면으로 분리되고 교차되다 보니 정적이던 공간은 미학적 활력을 입어 생동적으로 변모했다.


“한계 없는 가능성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기술의 본질은 여전히 나를 끌어당긴다“

 

WWD KOREA 인터뷰에서 밝힌 이 전언처럼 그의 예술관은 어쩌면 그가 경도하던 신기술의 성질과 가장 닮아 있을지 모른다.

 

 

[김민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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