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확장하는 시선 체험기 - 제23회 서울 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

대안영상은 영화랑 다른건가?
글 입력 2023.08.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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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챗 GPT, AR/VR/MR,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무한히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과학기술 문명은 과연 우리에게 긍정적인 미래만을 약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네마프2023은 '안전한, 신체의 확장'에서 단순히 확장이 아닌 '안전한' 확장에 대한 이야기를 대안영상예술을 통해 하고자 한다. 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 융복합 예술 축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안 영화제인 서울 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대안영상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앞서, 영화제는 처음이었기에 대안영상이 무엇인지, 어떤 목적이 있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비디오를 매체로 하는 예술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해왔지만 대안영상과 비디오 아트는 새로운 것으로 다가왔다.

 

기술의 예술적 가능성의 추구에서 생겨난 것과 형식에 얽매인 예술에 대한 반발로 부터 생겨난 비디오아트, 영상 퍼포먼스, 포스트 다큐멘터리 등을 대안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영화제에서는 매년 특정 주제 아래 작품을 선별하여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융복합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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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부문 2: 확장하는 시선>을 관람하면서 이제까지 본 상업영화와 다른 실험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기대와 반대로 몇몇 작품은 이미지를 따라가느라 바빴고, 그 매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을 곱씹어 보니 '탈 장르'의 영상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더 궁금해졌다는 것이 오늘의 승리이자면 승리다. 특히 게스트 토크에 참여한 임채린 작가의 <나는 말이다>라는 작품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다.

 

글로컬 부문 2는 총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다. 조르주 시피아노스의 <눈먼 작가>를 시작으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이미지들의 향연을 볼 수 있었다. 눈을 감은 채 그린 그림을 통해 물체의 본질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눈먼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관념들과 기대하는 보편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이미지 또한 그 관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

 

칸타라마 가히기리의 <테라마터-모국>은 거대한 대지를 표상하는 상징을 통해 사람이 밟고 있는 땅의 치유를 모색하는 작품으로 이해했다. 쓰레기 더미 사이에 우뚝 선 인물과 반복된 노랫말, 기술을 뜻하는 고철 덩어리들 사이로 방황하는 시선은 어느새 하나의 외침으로 모인다. 대지를 이대로 둘 것인가,라고 하는 듯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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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는 말이다>로 돌아와서, 게스트 토크에서 임채린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쌍둥이 자매인 작가의 태몽인 말의 이미지를 재현한 것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말의 힘찬 느낌을 담아 근육질인 여자들을 튕기는 선으로 그리게 되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작업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일례였다.

 

이중섭의 '소'나 '아이들'이 등장하게 된 비하인드도 재밌었다. 대표적인 한국의 작가의 작품에 사내 아이들 뿐이라는 점에서 시작해 여성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작품관을 엿볼 수 있었다. 날뛰는 야생마 태몽과 한국적인 '소'의 이미지를 같이 떠올리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의 작품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복합적인 의미를 만들어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그의 계획도 들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들이 추상적이거나 이미지 위주 면 대사나 나레이션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런 주류의 방법은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한다. 차기작은 또 한 번 화났던 경험에 대한 것으로, 처녀 귀신에 대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과 더불어 자유로운 형태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확장하는 시선'까지 읽어내기엔 부족함이 많은 관객이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분야의 예술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시작의 계기가 되었다고 믿는다.

 

영화와 대화가 함께하는 서울 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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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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