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힘든 날이면 날 찾게 될 거야 - 1c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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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적은 없지만 익숙한 것들이 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분명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언젠가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의 것들.
나에게 책 <1cm>가 딱 그런 것이었다.
너무도 익숙해서 혹시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 첫 만남이었다. 오히려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첫 만남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마음을 추슬렀다. 아무런 편견 없이, 고정관념과 기대 없이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까지, 12개국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는 책 <1cm>는 일련의 시리즈 에세이라고 한다. 오늘 소개할 책 <1cm+me>는 기존에 출간되었던 책 <1cm+>의 풀 확장판으로 기존 구성에 37가지 새로운 이야기를 수록했다고 한다. 아니 근데, 이렇게 대단한 책이었어?
이 같은 대단한 배경을 뒤로하고 개인적인 소감을 전하자면, 책 <1cm+me>는 짧은 글귀와 귀여운 일러스트, 중간중간 무심코 찾아오는 인생의 통찰이 매력적인 따스한 에세이였다. 그중에서 인상이었던 내용을 한두 개 소개해 보려고 한다.
관계의 길이
p.32
그 사람이 얼마나 감탄할 만한 장점을 갖고 있느냐가 아닌
그 사람의 단점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관계의 길이는 결정되곤 한다.
그렇지, 그렇지. 관계의 길이는 좋음이 아닌 싫음이 결정하는 것이다. 좋은 것은 한순간인 반면 싫은 것은 오래, 그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번 보인 단점도 기억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데 그 단점이 계속적으로 쌓여 간다면 어느 순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p.135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서운해했지만
정작 명왕성이 입은 타격감은 0이다.
때로는 나와 별 상관없는 사람들이
나에 관해 왈가왈부할 때
명왕성으로부터 어떤 태도를 갖추어야 할지를 배울 수 있다.
왜 나는 명왕성 퇴출 사건으로 명왕성이 속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명왕성 본인에게는 어쩌면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이 글을 읽고 나 혼자 추측하고 나 혼자 명왕성을 안쓰러워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에게는 모든 상황을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일까?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때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왕성과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뿐만 아니라 책 <1cm+me>에는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향해 가는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 번에 후루룩 읽어 내려갈 수도 있지만, 저자는 삶의 매 순간 책 속에서 필요한 글들을 꺼내 먹기를 바라며 책의 구성을 고민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비록 이 글을 위해, 한숨에 책을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글은 현재 내 마음과 같은 글, 나와 연결되어 있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으며 손이 잘 닿을 수 있는 곳에 책 <1cm+me>를 꽂아두길 바란다. 어쩌면 이 책이 필요한 순간은 지금이 아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혹은 지금보다 더 힘든 어떤 날, 우리는 책 <1cm+me>를 찾게 될 것이다.
[김규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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