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짧은 콘텐츠 열풍 속, 내가 50분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유 [문화 전반]

글 입력 2023.07.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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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츠, 틱톡, 릴스를 접한 적이 있는가?


최근 사회에는 짧은 콘텐츠를 한 번도 시청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숏폼에서 더 나아가 2-3시간짜리 영화를 10분으로 요약하거나, 16-20편 되는 드라마를 1-2시간으로 요약해 주는 '패스트 무비'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도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가 주목받으며 작년 11월 엠넷에서는 숏폼 서바이벌 프로그램 '매드 지니어스'를 방영하기도 했으며, 지상파 채널들은 유튜브 채널에 프로그램 방송본을 10분짜리로 요약해서 업로드하기도 한다.


짧은 콘텐츠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이것만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그렇다면 왜 짧은 콘텐츠가 인기 있는 것일까?

 

 

 

짧은 길이의 영상에 중독된 사람들


 

첫 번째 이유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문화 향유를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지금 사회는 하루에도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이 많다. 이러한 콘텐츠 세상 속에서 대중들은 가성비를 추구한다. 이때  짧은 콘텐츠는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두 번째이유는  MZ 세대의 특징이 정확히 반영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MZ 세대는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이 있던 시대에 성장했기 때문에 영상 콘텐츠에 익숙하고 모바일 기기에 친숙한 세대이다. 따라서 MZ 세대에게 숏폼 콘텐츠란 자신도 참여할 수 있고, 남의 영상도 시청할 수 있는 하나의 놀이터 같은 존재다.

 

이렇게 한동안 짧은 콘텐츠가 장악하고 있던 콘텐츠 생태계에 던져진 하나의 의문이 있다.


짧은 콘텐츠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긴 영상이 최근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대중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분 영상을 보는 이유


 

 

 

핑계고라는 웹예능은 유재석이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다. 2022년 11월에 첫 영상이 업로드되었고 그 이후 업로드된 모든 영상이 1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영상의 내용은 유재석과 친한 동료 연예인들이 출연해 유재석과 수다를 떠는 내용이다.

 

많은 정보가 압축되어 만들어진 몇 분짜리 짧은 콘텐츠와는 달리 핑계고는 대부분 50분 정도의 긴 영상이지만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유재석이 나오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시청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내용이지만 최근 주목받는 콘텐츠가 있다.


나영석 PD가 나오는 나영석의 나불나불이다. 이 콘텐츠 또한 나영석PD와 친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텐츠이다. 핑계고와 같이 엄청난 내용을 담은 영상은 아니지만 나영석의 나불나불 콘텐츠 또한 첫 게스트인 이서진 배우가 나온 영상은 400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단순한 토크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너무 많은 정보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도 때문이다. 침착맨은 나영석에게 이러한 조언을 했다. 영상에서 몇 분 놓치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아야 사람들이 본다.  요즘 사람들은 영상을 볼 때도 정보 수용을 하기 위해 애쓴다. 이는 단 1분 만에 정보를 알려주는 1분만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지며 영상 시청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도가 이전에 비해 빠르다. 콘텐츠를 시청하기 시작하면 높은 집중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숏폼 콘텐츠의 장점이었던 빠른 시간 내 정보 수용할 수 있었던 점이 단점으로 바뀌어 영상을 놓치더라도 아깝지 않은 긴 영상의 토크 콘텐츠를 찾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심리 때문이다. 사람들은 제3자의 일상을 보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다른 사람의 일상이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도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며, 나와 다른 일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브이로그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 있고, 나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긴 영상의 토크 콘텐츠에서 수다를 떨며 나오는 그 사람의 이야기가 대중들에겐 흥미롭게 느껴진다.


세 번째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이다. 이번 연도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어 있을 때 가족, 친구와 만나지도 못하고 통화로만 대화할 수 있었던 나에게 마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가족들과 다 같이 사는 형태가 적어지고 1인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집에  토크 콘텐츠를 틀어 놓게 되면 집이 북적북적한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크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다. 만약 어떠한 콘텐츠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콘텐츠 권태기를 겪고 있다면 이러한 토크 콘텐츠를 시청해 보는 건 어떨까.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하는듯한 기분이 들며 당신에게 그동안 느꼈던 재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줄지도 모른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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