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편안한 전파로 흐르는 예술을 책으로 맛보다 - 예썰의 전당

글 입력 2023.06.13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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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예썰의 전당>은 어린 시절에 듣던 클래식 방송 채널 같다. 어떤 예고도 없고 큰 심리적 장벽 없이 흘러나온 라디오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고 유도한다.

 

내가 책의 감상을 전하기 위해 라디오를 떠올란 맥락을 잘 이해해주길 바란다. <예썰의 전당>은 처음부터 책으로 기획된 책이 아니다. kbs의 <예썰의 전당>이 이 책의 기원이다.

 

최소한 내가 읽은 이 책은 방송을 배경으로 둔 방송 텍스트의 맥락이 살아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완결성, 두 번째, 일상적인 구어 표현으로 두드러지는 일상성.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선 <예썰의 전당>은 큰 주제 아래에 모인 다큐멘터리처럼 독립적이고 완결적인 내용으로 묶인 책이다. 가볍게 지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대중교양서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하나의 섹션이 굉장히 잘 짜여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구성에서 제일 먼저 드러난다. <예썰의 전당>은 기본적으로 작가를 중심으로 책을 전개하고 있다. 작가의 구성은 예술의 흐름 중에서 아이코닉한 인물들을 포함한다.

 

다빈치, 뒤러, 미켈란젤로와 같은 좀 더 고전적인 향취를 가진 예술가부터 마티스, 피카소와 같은 좀 더 현대적인 향취의 예술가, 상대적으로 장식에 초점을 둔 클림트와 무하와 같은 장식적인 예술가나, 뭉크와 고흐같이 좀 더 개인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드러난 예술가까지, 독자는 예술사 전체를 산책하듯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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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썰의 전당>은 이런 대표적인 예술가의 전체적인 삶, 중요한 작품과 화풍의 전환, 당시 몰두했던 발상과 주요 주제를 30페이지에 걸쳐 재미있게 설명한다. 교양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각 주제를 깊게 파고들지 않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구성은 교육적 목적으로 기획된 대중교양서와 비슷하게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예썰의 전당>은 교양서와 비교해서 더 ‘방송’의 느낌이 난다. 일례로 책은 일상적인 구어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다빈치를 다룰 때 부제목은 “위대한 도전”이고, 다빈치 파트의 마지막 즈음에는 “당신에게 도전이란 무엇인가요?”라고 정리한다.

 

이 책이 ”예썰“임은 바로 이 부분에서 드러난다. 책의 목표는 여러 예술가의 작품들을 산책하듯 읽어내고, 그 질문을 개인에게 돌린다. 가볍지만 완결성 있는 에피소드는 이러한 과정을 돕기에 적절하다.

 

종합하면, <예썰의 전당>의 가장 적절한 읽기 방법은 편하게 라디오 듣듯 예술을 접하고, 편안하게 그들의 삶을 자신에게 대입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범람하는 정보를 선호하는 나같은 독자에게 이런 방식으로 질문을 돌리는 방식은 아쉽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전반적으로 작품과 예술가들이 질문들과 잘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앞서 내가 예시로 든 다빈치로 예를 들자면, 그가 정말 도전하는 인물로서 사색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싶다), 삶의 무게를 가지기엔 빠르게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아쉬움이지만, 과거를 현재로 끌고 싶었던 이 책이 방송 대신 텍스트를 선택했다면 거침없이 독자들에게 좀 더 부담을 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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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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