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방탄소년단에서 BTS까지, IDOL or ARTIST? [음악]

RM 솔로곡 Persona(페르소나)를 들으며
글 입력 2023.05.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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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리더 RM. 본명은 김남준이며, 데뷔 초에는 랩몬스터, 현재는 RM(알엠)이라는 예명으로 활동중이다. 케이팝과 음악계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보이그룹 BTS를 이끌고 있는 리더이자, 개인적으로 리더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RM의 가사엔 언제나 특유의 깊이와 무게가 담겨있다. 가사에 스스로에 대한, 자기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그리고 아이돌이자 아티스트라는 본인의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고뇌가 잘 묻어나오는 것 같다. 가끔은 한 편의 시 같다. 

RM을 볼 때마다 한 무리를 이끄는 리더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된다. RM은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음악의 중심이자 핵이다. 알엠이 한 명의 사람으로서, 또 아이돌로서 오랜 시간 고민했고 방황했고 답을 찾고자 했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여정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가 되고 싶은 나, 사람들이 원하는 나
니가 사랑하는 나, 또 내가 빚어내는 나
웃고 있는 나, 가끔은 울고 있는 나
지금도 매분 매순간 살아 숨쉬는

Persona
Who the hell am I?
 
- Persona, RM
 
 
방탄 Persona 앨범의 선공개곡인 RM의 솔로곡 '페르소나'는 결국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곡이다. 알엠이 데뷔 후 끊임없이 찾고자 했던 스스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결국 얻은 '나'라는 답이 이 노래 한 곡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글자 한 글자,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 밀도가 촘촘한 곡, 그래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많이 좋아하던 곡이다. 난 이렇게 깊이있는 노래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무언가 곱씹을 수 있는 가사와 상념이 담긴 아름다운 곡이 좋다.
 

 
방탄소년단에서 BTS까지
IDOL? OR ARTIST?


아이돌, 연예인은 소위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아주 강력한 사회적 페르소나, 가면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뜻이다.
 
때로 대중이나 팬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을 연예인에게 투영하기도 하고, 작은 파편만을 보고 전체를 봤다 착각하기도 한다. 인간은 희지도 검지도 않은 회색의 존재인데, 때로 우린 연예인의 작은 파편으로 그 사람 자체를 정의내리고 단죄하고자 한다.
 
섣부른 물타기와 인민재판식 테러가 여기서 기인한게 아닐까 싶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그 사람을 보는 것,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그 틀에 맞춰 그 사람의 모든 말이나 행동을 끼워맞추는 것. 진정 그 사람이 누구인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때론 그저 유희로, 자기만족을 위해 섣불리 타인을 단정짓고 단죄하려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그 납작한 이미지만으로.

하지만 인간은 입체적이고 복잡한 존재다. 우리의 안엔 선과 악 모두 공존한다.
 
애초에 그 기준도, 누가 정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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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초 힙합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던 방탄소년단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싸늘했다. 중소기획사 출신으로 여러 텃세들도 견뎌내야 했고 편견어린 시선들도 이겨내야 했다. 고생끝에 기회를 잡아 인기를 얻어가는 도중에도 말도 안되는 시기와 질투와 비웃음이 따라붙었다. 그 누구도 가본 적 없는 길이었기에, 앞서 간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이 그 길을 헤쳐나가야 했다. 
 
지금에야 명실상부 국내외 모두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세계 무대에 나가기 시작했을 때엔 안팎으로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아이돌 주제에 아티스트인척 한다' 라는 말도 따라붙었다. 외국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를 것이냐? 누가 알아듣기나 할까?라는 말도 나왔다.

IDOL 이라는 앨범으로 또 다시 세계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대상을 받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수상소감 마이크 앞에서 '사실 올해 해체를 고민했을만큼 힘들었다..'며 눈물을 흘릴때 사람들은 다들 놀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개척자의 가시밭길을 걸으며, 가장 중요한 질문,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가장 보편적인 질문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퀘스쳔마크를 던졌던 흔적은 방탄소년단의 음악 전체에 묻어있다. 사실 이 물음은 인류에게 있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매순간 던지는 질문이기도, 평생에 걸쳐 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일수도 있다.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가. 나 자신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가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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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진정 누구인가.
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온갖 풍파속에서 결국 방탄의 리더 알엠이 찾은 답은 '나는 나다' 였다.
나는 그냥 나라는 점.

온갖 사람들과 타인들이 아이돌이다, 한국인이다,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한마디씩 얹는 말속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 모두의 말에 맞게 날 바꿀수도, 애초에 그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다. 때론 누군가 앞에서 가식적인 가면을 쓴 내 모습까지도, 부족한 모습까지도, 울고 웃고 바보같은 내 모습까지도 모두 그냥 나 자신임을 인정하는 것. 그런 내 모습 그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RM이 방탄소년단의 리더로서, 아이돌로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찾은 답이란 결국 그것이었다. 어떤 모습이든 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렇게 스스로 중심을 잡고 한층 더 단단해진 내면으로 방탄이 쓰는 노래들은 우리에게 때론 위로를, 감동을 주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Love myself를 몸소 실천하며 수많은 팬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라는 직업 안에서, 스스로의 중심을 찾은 것 같은 방탄소년단은 참 멋있는 그룹인 것 같다. 
 
*
 
한 편의 시 같은, RM 특유의 깊이 있는 노래 가사를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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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절망의 또 다른 이름
나의 키는 지구의 또 다른 지름
나는 나의 모든 기쁨이자 시름
매일 반복돼 날 향한 좋고 싫음

저기 한강을 보는 친구야
우리 옷깃을 스치면 인연이 될까
아니 우리 전생에 스쳤을지 몰라
어쩜 수없이 부딪혔을지도 몰라

나는 자유롭고 싶다
자유에게서 자유롭고 싶다
지금은 행복한데 불행하니까
 
RM, Reflection

 
오늘도 난 적당히 살아가
발맞춰 적당히 닳아가
태양은 숨이 막히고 세상은 날 발가벗겨놔
난 어쩔 수 없이 별 수 없이
달빛 아래 흩어진 나를 줍고 있어
 
I call you moonchild
우린 달의 아이 새벽의 찬 숨을 쉬네
Yes we're livin and dyin at the same time
But 지금은 눈 떠도 돼
그 어느 영화처럼 그 대사처럼
달빛 속에선 온 세상이 푸르니까
 
V & RM, 네 시
 
 
정답은 없을지도 몰라
어쩜 이것도 답은 아닌 거야
그저 날 사랑하는 일조차
누구의 허락이 필요했던 거야
 
BTS, Answer : Love myself
 
 
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
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
 
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
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
 
니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
Let me fly
 
BTS,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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