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책에 관한 생각의 전환 - 라키비움 J

어른과 아이를 위한 그림책 잡지
글 입력 2023.05.0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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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대한 정의 



‘그림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졌을 때, 주로 어린아이들이 많이 읽는 책, 또는 그 연령층을 겨냥하여 만든 것이라는 답변을 많이 듣는다. 이는 어른이 읽기에는 부적합한 책이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거보다 그림책 소비 연령층이 확장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림책이 특정 나이대 위주로만 출간한다는 인식은 지금까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라키비움 J」는 이러한 생각의 경계를 허물고, 그림책 향유층을 넓히기 위해 만들어진 그림책 매거진이다. 어린이와 어른 독자를 모두 고려하여, 나이에 따라 어느 그림책을 읽는 게 가장 적절한지, 동시에 어떻게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지를 수록한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책을 즐기도록 한다는 취지에 맞게, 이를 가볍게 보는 방법과 깊게 보는 방법을 함께 알려준다.


딱히 주변에 어린 친구가 없는 데다가, 평소 그림책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로서는 꽤 유익한 잡지였다. 그림책의 트렌드와 이를 비롯한 추천 외에도, 그림책 판화에 대한 역사와 간행하기까지 신경 써야 할 수많은 내외적 요소, 문해력에 관한 칼럼 등 아이와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잡지라는 특성답게, 독자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정보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짧은 책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그림책을 바탕으로 한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특히나 눈길이 갔던 부분은 바로 작가 인터뷰였다. 라키비움 J는 항상 그림책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잡지 곳곳에 배치한다.


당연히 작가마다 질문과 내용 구성이 상이한데,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출판된 그림책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하는 칼데콧 상을 2022년에 수상한 「간다아아!」의 코리 R.테이버 작가의 인터뷰에서는 해당 작품에 대한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 도서를 소재 삼아, 그림책 번역을 비롯한 타이포그래피, 칼데콧 수상작의 경향과 흐름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칼럼도 존재한다. 그림책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기에, 해당 도서를 보지 않았어도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간다아아!」의 인터뷰 외에도, 칼데콧 상을 4번이나 수상한 거장 폴 O.젤린스키 작가를 젊은 작가인 아람 킴이 직접 만나 이야기하며 작업 방식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는 기사와, 일본 그림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故 마쓰이 다다시 작가를 추모하는 특집, 논픽션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인 피오트르 소하 등 그림책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비롯하여 다양한 글이 실려있다.


같은 그림책 작가지만 각자의 작업 스타일이 존재하며, 그를 바탕으로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수많은 그림책이 탄생한다는 사실이 꽤 재미있게 느껴졌다.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그림책을 읽으라는 말이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위 인터뷰를 통하여 그림책 작가, 번역가, 편집자 등 수많은 사람이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심을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책이니만큼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책을 편찬해야 한다. 비록 얇고 짧은 내용의 책 한 권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노력은 전혀 가벼이 볼 게 아니다.


라키비움 J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실하게 그림책에 관한 시선을 확실하게 변화시킨다. 잡지를 읽음과 동시에 편견을 하나씩 깨부순다. 예를 들어 그림책은 픽션만을 바탕으로 한다던가, 장르가 국한되어 있다던가 등등. 그림책이란 전반적으로 시시하고 선택의 폭이 좁다는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이 효과는 매우 광범위해서, 미처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을 달리하게끔 만든다.


언급한 것 외에도 너무나도 방대한 양의 정보가 들어있기에, 이런 짧은 글 안에 다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만약 관심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직접 찾아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의 폭이 넓어질 거라 감히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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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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