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함께 가는 길, 의지의 향연을 보며 [전시]

의지의 향연을 보며 위로를 얻는다
글 입력 2023.03.2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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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전 갤러리에서 양애숙 작가의 8번째 개인전 I, I+ YOU, WE/ 함께 가는 길이 진행되었다. <함께 가는 길>은 총 24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모두 2020년~ 2023년까지의 근작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크게 '걷는 사람들'과 '물결' 시리즈로 이루어진다. 전시장에 들어가 먼저 보게 되는것은 '걷는 사람들' 시리즈다. 작품의 감상을 시작하며 가장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입체감이다.

 

캔버스에 유체뿐 아니라 점토, 골판지 등을 사용하여 입체감을 부각시켰다. 거친 질감과 두꺼운 입체감은 평면 이미지를 '우리의 세계'로 드리운다. 공간이라는 우리 세계에 발을 걸친 이미지를 우리는 한층 직관적으로 감각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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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넘어가고, 나아가고, 올라간다. 강을 건너고 산을 오르고 좁은 길을 나아가는 일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스럽게 숨 쉬고 정처 없이 떠도는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다.

 

그런 일들에는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유와 그것들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작품들은 그저 걷는 사람들이 아닌 걷기로 결정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특히 <산을 넘어>는 보는 순간 시지프스가 연상되었다. 서 있기만 해도 땅에 손이 닿을 정도로 가파른 산을 오르는 한 남자의 모습은 상징적으로 시지프스를 연상시키지만 공통적으로 '의지'를 갖고 오른다는 점이 핵심적이다.

 

그가 어떠한 의지로 나아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지 의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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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머무르고 지체하며 후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을 이기고 개척하며 전진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바란다. 자신안에 깊이 내재된 강한 의지의 본질을 발견하여 종국에 현실과 삶을 이기고 평안에 이르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성의 본성에 따라 배진적 반추를 거듭해 나간다. 사고의 흐름은 의미, 가치, 본질, 근원적 존재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는 결코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묻게 된다. 나를 나로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나무와 무엇이 다른가, 하늘의 떠다니는 구름과 내가 다른 게 무엇인가.

 

얼핏 회의적이기 까지 한 이러한 물음에 나는 '의지'라는 답을 내놓는다. 나를 나로 있게 하고, 그들과 구분하는 것은 '의지'다. 그렇기 때문에 '걷는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의지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공감하고 안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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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함께 가는 길>의 작품들은 캔버스 자체로 완성되어 있지 않다.

 

특히 '물결' 시리즈는 밖에서 캔버스를 향하는 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캔버스 너머의 요소를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작품 밖의 감상자 또한 작품에 더 가까워지게 된다.

 

실제로 작품을 보게 되면 입체감과 질감으로 빛이 반짝거리며 진짜 윤슬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미지 자체는 추상적이지만 입체적인 표현을 통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역설적이게도 추상적이면서 현실적인 오묘한 감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절묘한 시기에 전시 <함께 가는 길>을 관람하게 됐다. 끊임없이 의지를 생각 고민하는 시기에 '걷는 사람들'을 통해 의지의 향연을 볼 수 있었다. <함께 가는 길>에서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위로를 얻어간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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