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술관을 좋아하세요? :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도서]

큐레이터이자 전시 덕후가 알려주는, 예술과 친해지는 법
글 입력 2023.03.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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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반차를 내고 보고 싶었던 전시를 보러 갈 정도로 전시를 자주 즐기는 편이다. 작품 앞에 가만히 서서 예술가의 의도를 상상하고 자유롭게 해석하는 일이 즐겁다. 이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걸까? 작가는 왜 이 표현 방식을 선택했을까? 머릿속에 이어지는 물음표를 따라가다 보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잔뜩 생긴다.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아갈수록 예술을 이해하는 시야도 넓어질 테니까.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현업 문화 예술 기획자 김진혁 큐레이터가 쓴 책으로, 전시와 미술을 비롯한 사람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전시 공간 소개부터 예술가와 전시를 만드는 사람들, 작품을 감상하는 법 등 예술과 친해지는 방법을 소개한다. 전시가 좋아 박물관 학예팀에 입사했다는 저자는 예술 덕후답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평소 사람들이 궁금했던 지점을 콕 집어 쉽고 친근하게 풀어낸다.

 

 

 

미술관과 갤러리의 차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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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미술관부터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대안공간, 복합문화공간부터 명품 브랜드 미술관 등 각각의 공간은 특색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미술관은 공공성을 띤 미술품 전시 및 교육 기관으로, 시각 예술 작품을 다루는 기관 중 비교적 권위가 높다. 즉 작품의 특징을 보여주는 일 외에도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앞장서서 전하는 곳이다.

 

반면 갤러리는 상업성을 지닌 전시 공간이다. 미술관과 달리 작품을 사고팔며 이익을 추구하고, 아티스트와 컬렉터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전시 기획과 실행부터 작품 배송, 네트워킹, 평론 등 많은 과정을 대신하기에 예술가가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 외에도 아트페어는 여러 갤러리가 한데 모여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거래하는 장이며, 비엔날레는 2년마다 개최되는 예술 축제로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큐레이터는 어떤 일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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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하얗고 네모난 공간에서 가장 먼저 인식되는 건 예술가의 존재이지만, 그 이면에는 큐레이터부터 갤러리스트, 도슨트, 공간 디자이너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전시를 만들고 있다. 그중 큐레이터는 미술관의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 및 자료 수집과 연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큐레이터의 역할은 크게 3가지다. 먼저 큐레이터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전시 서문부터 보도자료, 전시 도록, 평론 등을 작성하기에 누구보다 예술가와 작품 세계를 깊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큐레이터는 매개자다. 창작자와 향유자, 작품과 관람객, 언론과 예술 등 둘 사이를 연결하며 작품의 이해를 도우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간다.

 

마지막으로 큐레이터는 창작자다. 큐레이터의 기획은 하나의 창작물로서 저작권을 갖는다. 관람객은 큐레이터가 의도한 방식으로 전시를 향유하기에, 큐레이터의 아이디어는 작품만큼이나 강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34kg의 사탕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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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가운데 놓여있는 남성 소변기. 마르셀 뒤샹의 <샘 (Fountatin)>은 개념미술의 기반을 닦은 대표작이다. 개념미술은 작품의 재료나 표현 방식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의미와 해석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 미술 사조로, 작가의 아이디어가 곧 창작물이 된 것이다.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설치 미술 작품 <무제 (Untitled)>도 마찬가지다. 전시장 바닥에 잔뜩 깔린 약 34kg의 사탕은 그의 연인이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의 체중을 뜻한다. 관람객은 사탕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 사탕으로 표현된 작가의 애인은 점점 소멸되어 가지만, 다음날이면 사탕은 원래 개수만큼 다시 채워진다.

 

존재의 소멸과 재생을 사탕으로 은유했다는 점에서 설치 미술은 문학의 특성과 닮아있기도 하다.

 

이 외에도 책에는 미술 작품 컬렉팅부터 NFT, 아트 굿즈,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예술을 200% 즐기는 비법이 아낌없이 소개되어 있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면, 또는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과 친해지고 싶었다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장을 덮은 뒤엔 미술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뿐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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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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